할까, 말까 할 때는 하고 후회하자.
회사에 입사한 지는 1년 6개월,
그중 인턴 기간은 3개월로
우리 회사에서 3개월 만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턴은 내가 유일했다.
내가 일한 회사는 대기업 관계사로,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지는 채 1년이 되지 않았던 곳이다.
이에 회사의 초창기 멤버이자,
유일한 인사팀 신입이었기에
내가 회사에서 잘 자리 잡길 바라면서 심지어는
차기 팀장 감이라는 모두의 기대 어린 시선을 받았다.
이러한 기대 어린 시선이 부담이 되어 돌아왔을까,
“네가 우리 회사의 핵심 인력인데, 그런데 퇴사를 한다고?!”
부장님을 포함한 인사팀의 어르신 분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나에게 말했다.
“네, 일이 더 이상 재미가 없어졌어요”
나의 대답이었다.
호기롭게 던진 대답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나의 내면 안에서는 일을 재미로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고 애써 생각하면서 이해와 공감을
바라지 않도록 스스로 단련시킨 상황이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들은 의외로 공감 어린 말과 함께 나름 긍정적인 답변이었다.
물론, 순도 100% 나를 위한 답변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래, 나이가 어릴수록 도전이 중요하지, 할 수 있으면 한 번 해봐”
“세상 밖은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될거야” 등
자신들의 회사 안에서 일구어낸 인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렇게 퇴사를 입 밖으로 말하기까지는
재직기간의 절반인 6개월 정도가 걸렸지만,
입 밖으로 내뱉은 이후에는 퇴사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1주일 남짓, 회사와의 이별 유예 기간을 거친 후
마침내 퇴사를 하게 되었다.
1년밖에 안된 신입이라 퇴사를 결정하는 데에 쉬웠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취업시장의 최전선을 느껴본 신입 직장인의 퇴사결심은 결코 쉽지 않았다.
나와 같은 고민들을 하고 있는 3년 차 미만의 신입 직장인,
또는 신입이 아니더라도 퇴사가 평생의 염원이었던 직장인들은 나의 고민과 번뇌의 시간을 함께 따라오며
자신의 길에 대해서도 치열하게 고민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다음 편) 인사팀 신입이 퇴사를 결심한 이유 : 3초의 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