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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도동 Feb 15. 2024

[일일일글] 유난과 새삼

유난스럽고 새삼스러운 인생이야말로 날 살아있게 만들어준다.

 유난스럽게 명상이란 걸 시작해 봤어요. 재미를 붙인다면, 매일 하게 될 것 같아요. 새삼스럽게 아침 운동을 시작했어요. 한동안 매일 새벽 공복으로 텅 빈 헬스장에 가서 웨이트 2시간에 유산소 1시간을 열정적으로 하던 때가 있는데요. 운동으로 쌓이는 피로 물질들이 지금의 제 건강에 적신호를 킨 원인 중 하나인 것 같다는 의사 선생님의 소견으로 인해, 아예 운동을 놓았다가 요즘 홈트레이닝부터 살살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제가 명상을 할 거란 것도, 운동으로 홈트레이닝을 한다는 것도 이전엔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인데. 그래서 요즘 제가 유난스럽고 새삼스러워요. 

 '유난'과 '새삼'이란 단어는 엄마에 의해 항상 막혀 있었던 행동이에요. 엄마에게 참 순진하게 속았던 것 같아요. 잘못된 행동이 아니면 뭐든 해보라는 멋진 말을 하며 진심으로 나를 지지하는 듯한 눈빛을 보내는 엄마의 마음을 믿었고, 진짜 범죄만 아니면 다 해봤어요. 그런데 돌아오는 건 지지가 아닌 '유별난 아이'라는 평가였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 잘못된 행동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아빠에게 돌맞고 그 돌을 주워 마치 제가 약해져서 복수하지 못하는 아빠인 듯 화풀이로 던지셨던 것 같습니다. (기분이 좋을 땐 칭찬하고, 기분이 좋지 않을 땐 차갑게 구셨으니까요.) 그 당시엔 기가 많이 죽어 한동안 모든 행동을 하기 전 자기 검열을 했어요. 유난스러운가? 새삼스러운가? 하고요. 물론 지금은 장성한 자식들에 아빠의 기가 죽어 엄마가 저에게 감정적으로 구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덕분에 제 유별난 행동은 다시 시작됐습니다.  

 사실, 딱 요즘만큼만. 이 만큼만 건강한 마음 상태라면 남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고 나에게만 집중했을 텐데, 그 당시엔 스스로 강하게 만드는 방법도 몰랐거니와 기회도 없었던 것 같아요. 아무튼, 지금은 다시 유별난 행동을 새삼스레 도전하는 중입니다. 이렇게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또 재밌는 일이 있으면 한동안 정착하겠죠? 그전까진 나의 새로운 취미와 생활 패턴을 찾으러 방랑하려 합니다.


- 표지 일러스트 출처 : 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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