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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도동 Jul 18. 2021

내 선택이 옳았던걸까?

그때의 확신은 어디서나온 건가요?

살면서 선택의 기로에 서는 순간이 참 많습니다. 작게는 오늘 점심 메뉴 고르기부터 크게는 어떤 집을 살 것인가, 어떤 회사에 갈 것인가, 이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인생의 대사건들이 있죠. 선택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선택 장애도 뺴 놓을 수 없는 야이기 중 하나인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결정장애가 없는 편이에요. 사실 저만의 기준도 없고 그냥 고민하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에요. 미래의 일은 아무도 알 수 없는데 그걸 붙잡고 고민해봐야 머리만 아프잖아요. 더군다나 크리스천 어머니 밑에서 자란 영향인지 제 머릿속에 박힌 선택이라는 건, 노력은 나에게 달린 일, 그 뒤에 일어날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는 생각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더 거침없이 선택해왔는지도 몰라요. 


막말로,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고 애를 써봐도 안되면 다시 다른 길로 가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말해봅니다. 보통 자기 선택의 결과가 마음에 안 드는, 실패작일까 봐 걱정하는 게 큰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생각을 조금만 바꿔보면 실패에서도 얻는 것은 분명 있어요. 대표적인 게 '다음부턴 이런 걸 하면 안 되겠다'는, 다음 선택지에서 비슷한 걸 고민 없이 거를 수 있게 해주는 배움이 있죠. 물론 다른 배움들도 있습니다만. 아무튼 어떤 선택을 하든, 결과가 어떻든 전혀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제가 요즘 좋아하는 말이 침착 맨의 오히려 좋아!입니다. ㅋㅋ 실패를 했다면 실패하지 않았을 경우 경험할 기회도 없었던 다른 선택지도 체험해볼 수 있잖아요. 인생은 경험을 많이 할수록 재밌으니까요.

여기까지 글을 적고 보니 저는 꽤 낙천주의자 같네요. 오히려 비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뜯어고칠 건 없는지 찾아 해 메는 사람인데. 아무튼 시간을 돌릴 수도 없고 이왕 이렇게 된 거 다시 한번만 또 하지 뭐! 할 뿐입니다.


지나온 선택들을 돌아보면, 저 스스로에게 확신이 있었기에, 그러니까 저를 믿기 때문에 제 선택에 거리낌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제 얼마 안 되는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잘나진 않았지만 적어도 어머니의 큰 생각을 따르되, 제가 살아오며 깨달았던 세 가지 생각을 가지고 망설임 없는 선택을 합니다.


나는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보통 이상으로 해낼 것이다.

실패하더라도 이 선택으로 나는 적어도 하나의 배움을 건질 것이다.

다시 한번 원점으로 돌아가면 이전의 배움으로 조금 더 효율적인 노력을 할 것이다.


이것들은 몇 년간 쉼 없이 그림만 그렸던 시절 깨달은 것들이에요. 세상살이 대부분 그런 것 같아요.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장기간 임하면 그 안에서 무언가 깊이 있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생각해요. 제 경우에는 앞서 말한 것처럼 그림이었어요.


원래 성격이 잘 안되면 갈아엎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어요. 대신 이 행동을 할 때 깨달음은 없었어요. 그냥 지금 내 그림이 마음에 안 드니 노력도 하기 싫고, 다시 그리면 뭔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다른 아이디어 스케치도 많겠다, 시간이 부족해도 완성할 수 있고 평가시간에도 항상 상위권에 그림이 붙었으니까요. 그런데 밀도 있는 그림을 그리지는 못했어요. 항상 비슷한 수준에만 머물렀고요. 보다 못한 선생님에 저에게 그림 하나를 완성하기 전까지 갈아엎는 걸 금지했어요. 비록 타의지만 제 선택에 대해 진득하게 다양한 시도도 해보고 끝 간 데까지 밀어붙여보기까지 하는 힘을 길렀습니다. 그렇게 선택에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경험을 했고, 이걸 여러 번 반복하고 나니 저는 어떤 스케치를 선택하더라도 일단 붓을 잡으면 무조건 마음에 들게 완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그렇게 그림을 통해 저는 선택에 거리낌이 없을 뿐 아니라 어떤 선택이든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얻으면서 더 선택 앞에서 갈등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 자연히 선택 후에 남는 찌꺼기 같은 미련도 없었고요. 


제 주변을 둘러보면 선택에 대해 망설이고 스트레스를 받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선택을 하고도 이것이 맞는지 아닌지에 대해 많이 괴로워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냥 그 말을 건네고 싶었어요. 

확신은 내 안에서 나옵니다.


본인이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결국 좋은 결과를 끌어올 힘이 있다는 자기 믿음을 가지면 선택이 조금 더 쉬울 거라고요. 그렇게 되면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다시 시작점에 돌아와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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