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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도동 Jan 18. 2022

닮고 싶은 사람

가깝게 지냈던 친구와 관계가 틀어지면서 주변 관계까지 망가졌던 날 고집부리는 사람이 정말 싫어졌다. 나는 고집이 심했다. 서로가 맞다고 고집부리는 모습이 주변에서 보기에 얼마나 지치고 유치한 지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그 후 내 고집스러운 모습을 고치고 싶었다. 그러나 나랑 닮은 사람을 만나면 너무나 스트레스였다. 그의 고집과 나의 고집은 같은 극 자석처럼 서로를 튕겨내며 그동안 좋았던 기억과 추억도 튕겨냈다. 나는 싫은 모습 하나 고치지 못하는 사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이다. 그런 줄만 알았다.


어제는 내 이런 오랜 생각이 깨진 날이었다. 


보통 이야기가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망했다 이제 또 나는 고집을 부리고 있겠군. 이제 상대도 고집을 부리겠지.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성숙한 대답이었고 그 말은 시동 걸고 달릴 준비를 하던 내 고집에 제동을 걸었다. 우연일까 생각해 다른 이야기를 꺼냈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도 기분 상하지 않게 서로를 받아들였다. 이해하진 않았다. 그저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다른 점을 수용했던 것 같다. 나만의 생각일까 확신하지 못하던 때 우리는 앞으로 한 번도 안 싸울 것 같다고 하는 말에 같은 생각이 들었다는 걸 알았다.


그 덕에 처음으로 질주하던 내 고집이 처음 멈추었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나는 참 다른 사람이었다. 이 곁에서 나는 적어도 예민하고 고집 센 사람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지향하던 모습을 가진 사람 곁에서 나도 그 뒤를 따라가고 싶다고 생각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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