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구리다

나쁠 것 없을 삶 속에서 찾아오는 텁텁함

by 이춘노

행복한 삶은 먹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늦은 시간 퇴근을 하고 나니 딱히 밥을 먹기 귀찮다. 눈에 당장 보이는 컵라면 우동을 먹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서 과자도 한 조각 먹었다. 그렇게 먹었으니 방바닥에 눕는다. 좁은 원룸에 공간이 허전하니 유투브를 보다가 그러다 잠이 들었다.


현실은 행복하지 않았다. 솔직히 구렸다.


나이가 들어가니 아침은 더 부지런해졌다. 일어나는 시간은 더 규칙적이고, 기계적으로 일어나서 출근을 했다. 돈을 벌려면 일을 해야 했고, 일을 하려면 이불을 걷어내고 문 밖을 나서야 했다. 분명 나의 시작은 유투브를 보면서 잠들던 어느 밤이었는데, 그 시작은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이 떠오른다. 가장 행복한 시간과 가장 힘든 시간의 사이는 무엇을 했는지 꿈도 꾸지 않았다. 시간으로는 5~6시간이라는 긴 텀이다.


문 밖을 나가는 순간 제일 깔끔하고, 멋진 모습이지만 왜 마음은 우울할까?


출근하고, 퇴근하기 까지 그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직원들과 민원인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나와 친한 사람이 내 주변에 얼마나 될까? 이러한 일상 중에서 식사를 하는 직원과도 의미 없는 대화로 시간을 보낸다.

점심을 먹고 잠깐의 틈 속에서 책을 잡고 글을 읽는 순간만이 마음이 편안해졌다. 점심시간의 휴식 시간이 주는 여유 빼고는 모든 일상이 텁텁하다. 뭔가의 갈증을 느끼는 순간처럼 말이다.


지친 몸으로 돌아가 방문을 열고 난 방에 눕는다.
행복하다.
이게 행복이다.


시간은 저녁 8시를 넘긴 시간에 계절감 느끼는 보일러를 틀어서 따뜻한 방바닥에 날 밀착시킨다. 그리고 하루를 정리하는 다이어리를 몇 자 적고는 하루를 마무리 했다. 하루는 그렇게 갔고, 주말이 오면 좀 더 그렇게 있다가 한 주가 갔다. 한 달이 갔다. 그리고 1년이 갔다.


나도 행복을 느끼지만, 어쩐지 현실은 구리다

맛있게 저녁을 먹긴 했지만, 왜 텁텁할까?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이유를 아직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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