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후기 1

벌써 복직 후에 한 달이 되었다

by 이춘노

2022년은 너무 다사다단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춤추듯이 1월부터 9월까지 복잡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맞이하고 있다. 기왕이면 편안한 삶을 살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의 목표지만, 수단은 절대 편하지 않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2022년 9월의 생각이다.


생각해보니 1월에는 인사이동이 있었고, 2월에는 휴직했다. 그리고 긴 침묵 끝에 그사이에 마음을 다잡고, 8월에 복직했다. 그게 8월 19일이었다. 아마도 그건 또 다른 시작이었다. 새로운 근무지. 만났거나 처음 보는 직원들. 어차피 복직하면서 결심한 것은 대충 몇 가지 있었다. 그런데도 한 달간은 참 미친 듯이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익숙한 것들이 많았기에 이후에 있을 일들이 많다고 해도 그나마 견딜 수 있었다. 뭐든 좋은 상황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잠들기 전에 반성하고, 아침에는 감사한 마음으로 출근하고 있다.


그래도 과거의 고통보다는 나은 삶이라고 생각하면서 웃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많은 글이 말로 변해서 수다스럽고, 혼자 있다 새로운 주변을 접하니 목청이 커지는 것이 소리도 조정해야겠다. 나는 두 번의 휴직으로 좀 손을 놓았던 사회복지 업무 감각을 깨우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솔직히 내 코가 석 자였다. 복직하고, 추석이 다가왔고 면민의 날까지 그냥 일정 소화에 빠듯했다.

상상해본다면 이렇다. 마음이 아파서 사람이 무서웠던 직장인이 6개월 휴직을 하고, 다시 출근하는 기분. 그것도 감각을 잃은 업무를 하나하나 가다듬는 상태라면 주변이 보일까? 혼잣말로 ‘난 항상 연기를 하는 중’이다. 내 상태가 내 가족이 이렇다고 말하고 일이 밀리는 것은 돈 받고 일하는 직장인의 기본자세는 아니니까.

난 복직을 하면서 내 건강을 신경 쓰겠다는 마음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무책임했던 과거가 무척 신경이 쓰였다. 마음이 아프다고, 받는 눈치보다는 무책임한 자세를 비난하는 말이 더 뼈를 때렸다. 아마 휴직하면서 처리 못 한 일은 누군가의 업무가 되었을 것이다. 나의 고통이 덜어진다고, 그 상황이 없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추석 무렵에 미안한 마음에 그분에게 인사를 했는데, 오히려 내 건강을 염려해주는 마음을 담은 선물에 다시는 무책임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어제는 면민의 날이었다. 뜨거운 날씨에도 주민들은 흥겨운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나도 그런 마음이었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속은 좀 복잡했다. 그래서 주말에도 불안한 마음에 출근해서 올해 써야 할 예산을 대충 정리하고, 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때 이번에 들어온 다른 계 신규 직원이 들어와서 내 반대편에서 업무를 파악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저 직원도 나와 같이 발령을 받아 온 수습직원이었다. 총각이라는 점을 빼고는 나와 성격도 다르지만, 문뜩 한 달간 참 많은 것을 했을 신규 직원분을 보니 과거에 나도 떠오르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도 좋았다. 솔직히 나는 저렇게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불안한 마음에 지침을 여러분 정독하긴 했지만, 저렇게 정리할 생각은 못 했으니까. 저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음에 업무를 맡을 후임에게도 고마운 선한 영향을 주는 노력이니까.


오늘은 일요일 아침부터 일했으니, 점심 특식으로 해물 수제비를 먹고, 잠시 낮잠을 잤다. 피곤했지만, 꿈은 험하고 좀 난해했다. 딱히 기억은 나지 않으나, 좋은 꿈은 아니었다. 심경의 변화가 꿈으로 나타난다는데, 꽤 생각이 많았나 보다. 복직하고서는 절대로 내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으리라고 결심했다. 마음을 편안하게 먹는 것은 좋지만, 가족이나 직장이나 본인 자신에게 너무 집착하면 오히려 고통스럽다는 것을 느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 말이다. 부모님이 병간호에 힘들어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내 주변에 안 좋은 일들이 겹쳐서 힘들어하는 모습은 타인에게는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직장이 집이 아니고, 동료가 가족이 아니고, 민원인이 지인이 아니듯이. 결국은 연기를 해서라도 버티고, 이겨내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는 것이 내 마흔의 결론이었다.


세상 모든 힘든 일에는 어차피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나 같이 마흔이 되어도 까먹고 사는 사람도 있고, 모르고 사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잠시나마 오후에 낮잠을 잘 수 있음에 감사하고, 신규 직원의 노트를 보고 또 반성하며, 내일 출근도 웃는 모습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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