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로 13
나에게는 입사하면서 생긴 형제가 있다. 2014년 8월에 입사하고, 첫 월급을 받으면서 난 부모님에게 생활비를 드리기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자녀의 돈을 모으기 위한 것도 아니며, 진심으로 부모님의 한 달 생활비에 보탬이 되는 것이었다. 대략 30만 원이라는 돈은 사회 초년생에게는 큰돈이었지만, 그것이 아니면 우리 부모님의 수입원은 없었다. 그 흔한 국민연금 수급자도 아니시니까 말이다.
그런데 우연인지. 대통령 공약으로 생긴 기초연금이 내 아우가 되어 주었다. 기초노령연금이라는 이름에서 개명을 하면서 어머니 통장에 꼬박꼬박 20만 원을 넣어 주었다. 그 50만 원이 우리 부모님 생활비의 전부라고 봐도 무방했다.
아이러니하게 난 현장에서 기초연금 신청을 받는 담당자였다. 그래서 기초연금에 관한 내용은 제법 전문가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법과 지킴에 따라서 신청을 받고, 책정하는 부서에서도 일했으니까. 기초연금에 관해 이야기해도 된다고 자부한다. 또 내 글을 검색어도 대부분 ‘기초연금 40만 원’이다. 그래서 기초연금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신청 방법은 간단하다. 만 65세가 되는 달의 전달에 국민연금공단에서 우편물이 온다. 그걸 받으시면, 혼자 사시는 분은 본인. 부부는 두 분의 재산을 같이 본다는 개념으로 주소지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전화로 상담받고, 구비서류를 준비해서 신청하시면 된다. 손해 보지 않도록, 늦어도 만 65세가 되는 달에는 신청하셔야 소급을 받을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 구비서류가 좀 다르니, 나는 전화로 먼저 문의하시길 추천한다. 그러면 두 번 들르지 않으실 것이다. 실거주지와 다르다면 공단에서 신청해도 된다.
사실 어르신들이 제일 많이 질문은 본인이 얼마나 받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모의 계산기를 통해서 조회하시고, 소득인정액을 계산하시는 분도 계셨다. 그렇다면 난 보통 이렇게 말씀드린다.
“신청을 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무책임한 말 같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본인 재산을 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모르는 본인 재산이 드러나는 경우도 많이 봐왔다. 게다가 배우자의 재산도 함께 보는 과정에서 추측보다는 사후에 확인 후 소명하시라고 안내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부적합으로 다음을 기약하시는 분도 있고, 2만 원부터 최대로는 현재는 1인 가구는 30만 원가량. 부부 가구가 동시에 받으시면 두 분 합해서 50만 원 조금 못 되는 돈을 받으신다. 아마 이것도 처음에는 20만 원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아마 물가상승에 따른 반영이 꾸준히 될 것이기에 금액은 점점 오를 것이다.
나는 세세한 이야기 하지는 않겠다. 그건 검색만 해도 다 나오는 이야기다. 아마도 기초연금을 받는 어르신이 아닌, 이것을 검색하는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난 긴 시간 동안 부모님에게 30만 원을 드렸다. 그건 휴직을 해서 내 월급이 나오지 않는 시간에도 그러했다. 그런데 초반에는 나보다 적은 돈을 주던 기초연금이라는 아우가 아버지도 품어주고, 점점 돈을 올려줬다. 그리고 지금은 나보다 더 많은 돈을 부모님에게 드리고 있다. 참 효자다. 나 같이 시골에 부모님 용돈을 드리는 경우를 제외하고, 어르신들의 수입을 보면 거의 같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이 기초연금 30만 원가량과 혹시나 들어두었던 국민연금 10만 원가량. 거기에 몸이 좀 건강하신 분은 노인 일자리를 통해서 월 27만 원가량이다. 그 정도면 그분들에게는 우리가 받는 월급의 수준이다. 최소한의 삶을 위한 교통과 병원비와 공과금을 내면서 사는 최소한이라는 것이다.
물론 더 많은 돈을 버는 어르신은 못 받으신다. 공무원 연금을 받는 혹은 받았던 어르신은 신청해도 부적합이다. 그래도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얼굴 모르는 형제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의 삶은 많이 퍽퍽했을 것이다. 그래서 친구들에게도 세금 잘 내는 것도 효도라고 말하고 다녔다.
아무 조건 없이 부모님에게 생활비 드리는 자녀가 세상에 얼마나 되겠나? 한 달에 한 번 전화해주는 자녀도 이제는 드물다. 그런데 통장에 돈이라니. 오히려 부모님 재산을 증여받기 위해서 기초연금을 들먹이는 자녀들은 없었으면 한다. 이미 신청하셔서 떨어지고, 재신청을 하면서 자녀에게 주셨다는 말로 돈이 없다는 어르신에게는 어려운 말로 증여는 본인이 쓰신 것이 아니라고 말을 해도 이해 못 하신다. 자녀들이 알아서 기초연금을 못 받으시더라도, 건강하게 재산도 있으신 것이 좋다고 말씀해주는 것이 참된 효도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창구에서 어르신들의 말씀을 듣다 보면 마음이 씁쓸하다. 부모님은 자녀도 사랑하시지만, 왜 그토록 기초연금을 받고 싶어 하실까? 막연하게 나라에서 주는 공돈이라서? 그건 아무래도 우리가 그만큼 부모님을 챙겨드리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지. 나의 얼굴 모르는 형제에게 묘한 질투와 감사함을 동시에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