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글을 위해서 떡국 사진을 찍었다. 2023년에 그리고 2024년. 잊었던 사진에 1년이 지나고 다시 비슷한 사진을 올리면서 기분이 좀 묘해진다.
삶은 비슷한 것들을 경험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금 그 비슷한 일을 반복하다가 끝나는 것 같다. 떡국을 먹는 행동은 매년 반복적이다.
집에서는 나이를 먹고, 얼른 커가라는 의미로 어머니가 해주신 떡국을 몇 그릇 먹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서 말이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는 여느 행사처럼 떡국을 먹게 된다. 이른바 신년 특식이랄까?
마흔이 넘어서는 시점에서 떡국은 나에게 한 끼 식사 이상의 의미는 없어졌다. 30대 중반까지는 만 나이까지 기억하면서 나의 떡국 먹은 횟수를 기억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가물가물했다. 반복적인 해를 넘기는 일상으로 치부하면서 떡국 맛을 품평했다.
그런 점에서 올해의 떡국은 작년보다 깊은 맛이 났다. 사골육수가 더 진했는지? 아니면 떡이 더 찰지던지. 소고기 맛이 더 담백했는지 모르겠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으나, 나이를 받아들이는 마음의 여유가 달라졌기 때문은 아닐지. 생각의 결론에 다다른다.
나의 삶에 여유가 없던 시절에는 사실 떡국이 없었다. 있었다고 하더라도 맛을 느낄 틈이 없었고, 기껏해야 라면에 떡을 넣어서 먹는 정도가 다였다. 인정하기 싫지만, 반복적인 삶의 일부분도 빈부의 격차가 존재했다. 그럼에도 반복적인 일상에 함께하는 떡국 한 그릇은 매년 새롭게 나에게 나이를 부여해 줬다.
마흔둘.
아마 만 나이로 해도 마흔이 넘었기에 어느 한동안은 50이 될 때까지는 숫자에 민감하지 않겠으나, 적어도 작년과 올해의 틈사이에 시간을 돌아본다. 감사하는 마음과 또 올해의 해야 할 일들이 떠올라서 한 끼의 식사는 일 년의 마음으로 먹었다.
다 먹었다.
한 해의 나이를 이제 다 흡수했으니, 열심히 살아보려고 움직여 본다. 나의 나이답게 최선을 다하는 이작가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