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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춘노 Mar 14. 2023

오늘은 나의 그녀를 웃게 할 수 있을까?

김형중 <그녀가 웃잖아> 음악을 듣다가

'누군가에게 안부를 전하는 하루~'

브런치에 하루의 고단함을 토로한 글 댓글에 나에게 진지한 마음을 남기신 작가님 글 일부이다.


어제는 잠시 타인을 위한 안부를 생각하다가 배고픔에 빵을 사러 갔다. 그러다 주위를 둘러보니, 알록달록한 이쁜 병에 담긴 사탕이 보였다.


3월 14일은 이장회의면서, 화이트데이였다. 아무리 상술이라고 하지만, 나도 모르게 손이 갔다. 요 병 하나에 얼마나 하겠나 싶어서...

솔직히 비싸긴 했다. 평소 같으면 안 샀을 것인데, 마음도 그런 날이다.


돌아가는 길에 내 차의 음악은 2004년쯤 와있었다. 당시에도 뮤직비디오에 열풍이 이어가던 중에 김형중이라는 가수가 부른 <그녀가 웃잖아>라는 음악이 유행했다. 아마 그전에 발표된 <그랬나 봐>가 영화 <클래식>의 OST로 유명한 가수지만, 난 이 노래도 좋아했다.


걸걸한 목소리의 남자 가수가 대세였던 시기에 청아한 김형중의 노래는 뭔가 따라 부르기 쉬운 것 같은 마음처럼 공감 가는 가사가 좋았다.

그녀를 웃게 하고 싶다는 남자의 마음. '남자니까 우는 건 아픈 건 내가 할게 넌 웃어줘'라는 가사에서 나의 그녀들에게 나는 어떤 남자였는지? 좀 씁쓸하긴 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내 주변에는 나의 그녀들이 많았다.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도,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게다가 나를 미워하는 사람까지도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하기 쉬운 대로 남을 챙기는 하루를 시도하려고 한다. 주변에 사람들에게 이쁜 병에 담긴 사탕을 하나하나 주면서 감사를 전하려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런 기념일도 쓸모는 있는 것 같다. 나같이 마음 전달이 서툰 사람이 뭔가 시도하기가 말이다.


김형중의 노래처럼 그녀가 웃어야. 나도 웃을 수 있는 건 당연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것도 사실이니까. 사탕 나눔으로 나도 주변을 웃게 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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