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춘노 Jun 04. 2023

칼국수 먹방을 찍다

익산역 <태백칼국수>를 방문했다

익산 <태백칼국수>

  연휴가 길다 보니 막상 서울에 올라가는 것까진 좋았는데, 내려가는 기차 편이 의외로 매진 행렬이 많았다.

  그렇다면 우직하게 한 번에 가는 것보다는 환승으로 기차표를 예매하는 것도 추천한다. 이번 6월 첫째 주의 주말은 그렇게 친구도 만났고, 내려가는 길에 모처럼 익산역에 잠시 내려서 저녁을 먹고 귀가를 했다.


  내가 보기에 익산은 교통의 요지다. 그리고 중소 도시 역 주변치고는 상권도 발달해서 잠시 머무르면서 식사하고 움직이기도 좋은 곳이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맛집을 검색하니, 내가 좋아하는 40년 전통의 칼국수 전문점이 있어서 방문했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5시 좀 넘은 시간에도 1층 테이블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내가 면으로 미식가에 속하는 편이라서 칼국수나 수제비는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래서 겸사겸사 양 가득한 칼국수 한 그릇을 시켜 놓고는 맛을 보았다.


  딱 시골에 사골 육수를 기본으로 해서, 잘 익은 김치와 감칠맛을 내는 양념으로 맛을 조절할 수 있었다. 기대한 것 치고는 평범한 맛인데, 그것이 아마 이 가계의 매력인 것 같다.

  근처 역 주변에서 간단하게 사 먹을 수 있는 편안함을 버리고 발품을 팔아서 걸어서 먹을 가치는 있었다.  

  그리고 그 전날에 여의도에서 먹었던 <진주집>에 닭칼국수도 떠올랐다. 역시나 칼국수는 김치 맛이 크게 좌우하는 것 같다. 만두의 식감이나 올라간 대파나 김가루, 고기도 식감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으니, 취향에 따라서 방문해서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의도 <진주집> 닭칼국수

  그러다 문뜩 완행열차에 잠시 후루룩 먹었던 가락 국수가 떠올랐다. 잠시 멈춘 시간에 후다닥 먹고, 기차에 올라타야 했던 긴장감을 느끼는 것도 이제는 오랜 추억이 되어 버렸다.


  세상이 아무리 시간이 금이라고는 해도, 가끔은 역을 환승해서 그 남는 시간에 근처 맛집을 방문하는 것도 여행의 묘미는 아닐지?

  칼국수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고속버스의 휴게소가 아니라 환승역에서의 소소한 즐거움도 즐겨보길 추천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이 불편한 독거남의 축제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