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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춘노 Dec 19. 2023

국수가 먹고 싶다면 담양으로 가요

담양 국수거리 <진미국수>를 갔다

  거리가 국수 파는 곳으로 가득하다면 좋을까?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도 한 가지 걱정이 생긴다. 어딜 가야 할까? 이른바 '선택장애'에 빠진 사람들은 쉽게 가게를 선택하지 못한다. 이른바 맛집을 고르는 부담감 때문이다.


  나도 국수를 먹기 위해서  담양에 왔다. 유명한 국수 거리는 알고 있어도 쉽게 가기 힘든 이유가 나 또한 선택에 고민 때문이었다.

  비빔이냐? 잔치국수냐? 그 조차도 힘들 땐. 무작정 도전을 해보는 방법 밖에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간 <진미국수>에서는 고전적인 상에 전문적인 직원들의 안내가 기다렸다.

  일단은 부침개를 시켰다. 해물파전은 쉽지 않은 선택에 중립적인 음식이라서 2인 이상은 역시나 필요한 주문이다. 바싹한 파전의 겉면과 들한 야채와 해물들이 국수의 맛을 더 증가시켰다.

  고민이 생겼을 때는 역시나 쉬운 것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면 오히려 선택은 쉬워진다. 단순히 내 것이 중요하다면, 혼자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우리라는 개념으로 더 넓어진 틈에서는 책임도 나눌 수 있다.

  비빔을 시킨 것과 잔치국수를 시켰을 때는 사실 조금씩 덜어서 먹어볼 기회란 게 생긴다. 달콤한 붉은 비빔과 맑지만 깊은 맛이 느껴지는 잔치국수의 중립은 우리라는 개념이 아닐지.

  자고로 국수는 과거엔 참 먹기 힘든 음식이었다. 그렇기에 결혼 때나 먹던 귀한 음식이었으나, 지금은 흔한 메뉴로 알고 있다. 그건 혼자서나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내가 어릴 적에도 잔치국수는 마을에서 함께 먹던 그런 우리의 음식이었다. 이름처럼 잔치가 있을 때나 먹던 음식이 별미가 되어서 선택을 강요받다 보니 그렇지만, 만들기는 어려워도 먹기는 참 쉬운 친숙한 음식이다.

  확실한 것은 국수는 역시 함께 먹어야 맛이 난다는 것이다. 혼자 후루룩 먹어 버리면 3분이면 먹을 수 있지만, 함께라면은 맛도 음미하면서 즐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런 국수 거리에는 혼자보단 여럿이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게 맛도 좋지만, 추억도 더 쌓을 수 있는 우리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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