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을 건너뛰어서 화요일이 첫날이 되는 3월 3일. 어떤 사람은 삼겹살 데이고, 어느 장소에서는 삼각김밥 데이라고 할 수 있는 날이었다. 그래도 달력에 공식적으로 기록되기로는 오늘은 정월대보름이다. 보통 음력 정월 보름은 음력 새해의 첫 보름이라서 의미를 많이 부여했다. 그래서 어릴 적에는 약식과 오곡밥, 부럼 깨기나 지신밟기, 쥐불놀이를 하는 어쩌면 공식적인 불장난을 하는 화끈한 날이었다.
이작가도 어린 시절에 동네 하천 공터에 만든 달집을 태우는 밤을 기다리면서 깡통 돌리기 재료를 정성을 다해 만들어서 솔방울을 넣고, 휘휘 돌려서 하늘 위로 날려 버렸던 기억이 있다. 할머니는 나의 부정한 것을 다 태워서 새해에는 더 건강하고, 운수가 좋아질 것이라면서 불장난을 하는 것을 그날 하루는 용납해 주셨다. 아마도 공식적인 불장난이 가능했던 유일한 하루. 아이들의 일탈이 어른들의 밤 축제를 핑계로 허락된 정월대보름은 너무 즐거웠다.
하지만 이작가는 퇴근을 하고도 혹시나 불이 날까 싶어 비상 인원으로 달집 태우기를 감시하러 간 이주무관이었다. 결국 이작가와 이주무관의 중간을 잡으며 난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었다. 어쩌면 야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해질 무렵부터 마을 주민들과 음식을 나누며 밤이 오길 기다렸다.
아마 구름이 가득해서 대보름의 달은 보기 힘들겠다 싶으니 활활 타오르는 달집을 잠시라도 포착하기 위해서 핸드폰 시간만 보던 때. 불이 붙고는 어두운 하늘을 쏘오 올라가는 불기둥이 생겼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지고, 아마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이주무관은 소원을 빌지 않았다. 어쩌면 이 한 컷을 남기기 위해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고, 저 불이 언제 꺼질까 싶은 계산을 하고 있었다. 반대로 이작가는 불멍을 하느라 소원을 빌지 못했다. 흐린 하늘과 어둠과 붐비는 인파 속에서 그냥 이 순간을 목격하고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 환하게 만족하고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소원이 뭔가 많이 있겠는가?
나와 가족의 건강과 큰 사고 없이 무사 평안하게 올 한 해가 지나가길 기원하는 것이겠지...
그냥 바라는 것은 저 불타는 달집에 내 근심과 시름을 툭 던져서 태웠으면 하는 마음? 그런 소소한 심정으로 오늘 글을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