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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lblue Jan 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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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여러 이유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한 번 리플을 달았던 적이 있다.

호남이 다른 선택을 했을 때 고립을 말하며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했던 사람들의 글에.

광주에게 고립이란 단어가 갖는 함의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거라고 짐작한다. 당신들을 어떻게 할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고 잘못된 선택을 한 당신들은 고립으로 응징당할 것이다라는 말을 마주한 순간.


2. 미투가 이 사회에 미친 영향을 여성들만큼은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고 믿는다. 부르주아 여성들만을 위한 정치니 운동이니.

글쎄다.


작은 회사에 지역에 위치해 변화의 흐름에 둔감한 편이다. 여성 비율도 낮고 임원은 뭐.

성희롱과 추행이 꽤 자주 일어나는 곳.

나 역시 경험이 있다.


미투 운동 이후로 많은 것들이 변했다. 실제로 느낀다. 그렇게 많은 항의와 경고와 투쟁이 있었지만 꿈쩍도 안 하던 조직이 조심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려는 척은 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급속도의 변화다. 불가능할 거라고 믿었던 일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위치의 여성들일 수록 타깃이 되기 쉬웠던 희롱과 추행이라는 악행의 특성 때문에 미투로 인한 변화는 조직 하부일수록 크게 느낀다. 조직 내에서의 위치를 불문하고 많은 여성들의 직장 생활이 나아지고 있다. 그걸 피부로 느낀다. 피해자가 열악한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개 관련 문제의 결말은 오히려 피해자가 직장을 잃는 것으로 정리될 확률이 높았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것은 실질적인 생계의 문제이기도 했다. 적어도 더 나아졌다. 훨씬 더.


전에도 간혹 이야기했지만 그 성과를 너무 작게 여긴다. 수많은 단체와 사람들이, 정책과 교육이, 소위 위선과 외세라고 공격받는 서구의 압력이, 한국 여성들의 자생적 외침이, 남성들의 연대가, 반성이, 정치적 필요나 심지어 어떤 욕망까지도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수많은 요소들이 결합하고 맞아떨어지면서 분명 사회가 변했다. 그 안에 흐름을 만들어내기 위해 지난 모든 시간을 버티고 싸워온 운동가들이, 활동가들이 존재한다.


3. 정치가 모든 것일 수 있다.

선거판을 보면. 이하 생략.

다만 정치 외에, 한 번의 선거에서 퇴보하더라도 그다음을 준비할 토양을 만들어내는 일들,

그러니까 선거로 환원되지 않는 다른 여백에서 벌어질 일들, 누군가는 또 버티고 준비하고 기다리고 함께하고 대비할 것이 진행될 여백을 찾고 중요시하는 일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번도 끊긴 적 없이 누군가는 지속해온 일들. 정치인들 이름 아래 지워져 있는 일상의 공간에서 일상의 일들을 해나가는 존재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이상 비관에 빠지고 싶지는 않다. 한 번의 선거에 좌우되지 않는 토대를 만드는 것, 결국 정치의 목적도 그런 단단한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사회는 만드는 데 있다는 점에서 정치 이외의 것들을 더 잘 살펴야 하지 않을까. 개판이라서 하는 말은 아니고.


4. 아무튼 내 표. 한 표는 내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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