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사는 거지.
사는 게 지칠 때가 있지. 어제가 그랬는데 문득 쾌활하게 농담하시는 식당 이모님 웃음소리가 너무 좋더라고.
전쟁터 같았을 점심시간을 한 차례 치르고 저녁 시간을 준비하는 그 사이. 맛집이라 벌써부터 슬슬 들어오는 단골들을 맞으며 소소한 농담을 던지시는데 얼굴에 묻어날 수밖에 없는 피로감이 그 기세에 놀라 사라지더라. 감정이 태도가 되면 안 된다고 매번 생각해 왔는데 이분은 감정이 태도가 돼서 가게 안에 활력이 돌기까지 하는 거야.
운동부인 것 같은 학생들이 우르르 들어오니까 무심한데 참 살뜰히도 살펴주시던데 간혹 한꺼번에 터지는 그 높고 낮은 웃음소리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껴져서 예민하게 날이 섰던 긴장감이 조금씩 가라앉더라고.
스쳐 지나가는 사이라 그 안을 다 알지 못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크게 농담을 하고 힘을 내는, 씩씩한 기상의 사람들이 있어. 사는 게 사는 거지라고 웃으며 말하는 사람들의 기개가 좋아.
친밀한 관계가 주는 위로도 있지만 이렇게 일상의 어떤 풍경이 줄 수 있는 위로도 있어. 이른 퇴근을 하는 차들이 서성이고 하루를 바쁘게 살다 조금 일찍 저녁을 해결하려고 오래된 단골 가게로 들어서는 사람들의 왁자지껄 함, 보글보글 끓는 음식을 나오는 족족 해치우던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소란함같은 거. 그 북적이는 소음들 속에서 힘들어도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의 생동함에 작은 감동을 하게 돼. 힘차게 뛰고 있는 서로의 심장박동을 기대어 듣는 기분이야.
사는 게 사는 거지.
나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밥 한 공기를 꼭꼭 씹어 다 비웠지.
오늘도 잘 먹고 또 잘 보살펴보자.
다들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