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것들의 되새김
화창한 요즘, 걷기에 좋다.
모처럼 아이는 유치원에 함께 걸어가자고 제안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에 대답하며 꼬물꼬물 움직이는 손을 잡고 가는 길이 따사로웠다. 오늘은 숲 체험이 있는 날이기에 모기를 걱정하는 아이에게 말을 했다. (요즘 아이들은 모기에 물리면 어마어마하게 붓는다. 왜 그런 걸까??)
"모기가 있을 줄 모르니 풀 속으로 너무... 아니다. 걱정하지 말구 재밌게 놀구와~ 물리면 약 바르자. 날씨도 덜 더워서 모기도 없지 않을까?"라고 말을 흐렸다.
"엄마 괜찮아. 다 말해도 돼."
"엄마는 아는 거 여러 번 말하면 듣기 싫더라고.. 엄마가 그러는 거 같아서.."
"나 걱정해서 하는 거잖아. 안 싫으니까 많이 많이 이야기해도 돼."
"어... 너 참 멋지다. 엄마는 못 그랬는데... 고마워! 그렇게 이야기해줘서..."
"히히 뭐얼~"
음...
부모님께서 내게 아는 이야기를 습관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아 언제부턴가 듣기 싫었고, 못되게 받아치기도 했었다. 아이의 말을 듣고 있자니 부끄러워졌다. 이번 추석엔 "네~"라고 상냥하게 대답하는 것부터 시작해봐야겠다.
내가 아는 것들이 순수하고 심플하게 다가오면 그건 도리가 없다. 순간 ‘쿵!’하고 우주가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