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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Sep 25. 2020

우주를 건너 찾아온 손님과의 대화.

내가 아는 것들의 되새김

화창한 요즘, 걷기에 좋다.

모처럼 아이는 유치원에 함께 걸어가자고 제안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에 대답하며 꼬물꼬물 움직이는 손을 잡고 가는 길이 따사로웠다. 오늘은 숲 체험이 있는 날이기에 모기를 걱정하는 아이에게 말을 했다. (요즘 아이들은 모기에 물리면 어마어마하게 붓는다. 왜 그런 걸까??)


"모기가 있을 줄 모르니 풀 속으로 너무... 아니다. 걱정하지 말구 재밌게 놀구와~ 물리면 약 바르자. 날씨도 덜 더워서 모기도 없지 않을까?"라고 말을 흐렸다.

"엄마 괜찮아. 다 말해도 돼."

"엄마는 아는 거 여러 번 말하면 듣기 싫더라고.. 엄마가 그러는 거 같아서.."

"나 걱정해서 하는 거잖아. 안 싫으니까 많이 많이 이야기해도 돼."

"어... 너 참 멋지다. 엄마는 못 그랬는데... 고마워! 그렇게 이야기해줘서..."

"히히 뭐얼~"


음...

부모님께서 내게 아는 이야기를 습관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아 언제부턴가 듣기 싫었고, 못되게 받아치기도 했었다. 아이의 말을 듣고 있자니 부끄러워졌다. 이번 추석엔 "네~"라고 상냥하게 대답하는 것부터 시작해봐야겠다.


내가 아는 것들이 순수하고 심플하게 다가오면 그건 도리가 없다. 순간 ‘쿵!’하고 우주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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