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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Aug 23. 2021

사업자의 기준(사업일지 3.)

- 내가 가진 최고의 것을 당신에게 줄 마음.

6개월이 지난 나의 머리 색은 그 전보다 급속하게 하얗게 변해가고 있다.

눈에 보이는 부분이기에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김승호 회장(돈의 속성)은 원형탈모와 흰머리는 내가 잘해나가고 있다는 반증으로 여기라는 말을 체감하고 있다.


코로나 4단계는 두 달이 넘어가려 한다.

애초 코로나가 장애가 되는 요소가 아녔기에 주위의 걱정과 염려에 비해 잘 지내고 있다.


경영학적 측면에선 6개월은 평가의 달이기도 하나, 나의 기준에선 13개월 차가 그러하므로 이제 6개월이 더 남아있다. 동료 사업자들은 이 상황 속에 매출이 발생하는 것이 잘해 나가고 있는 것이라 한다.

하지만 나의 기준은 팬(fan)이 느는 것이 매출 발생보다 더 중요하다.

최근 인스타를 보고, 예전에 거래를 했던 회사와 작가님들로부터 내 음식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다시 받고, 배달이 대세인 요즘 시대에 불편함을 감수하며 이 작은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이 늘어가고 있다. 심지어 어떤 보상 없이도 좋은 피드백과 감사의 글을 남겨주심이 어리둥절하다.


나를 고무시키는 부분은,

내가 왜 그 음식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알고 있고 그걸 발견했다 공감하며 기뻐해 주는 것이 놀라웠다.

임신을 하니 생각나 다시 찾아오는 고객,

아이에게 너무 주문한 음식만 먹여 미안하다며 찾아오는 고객,

아프다 보니 생각났다며  고객.

커리가 먹고 싶어 멀리서도 찾아와 준 고객.

신기하게도 이런 말씀을 먼저 꺼내시며 되려 나에게 고맙다니 황송하다.


내 기준에서 이 짧은 시간에 이런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평균을 넘은 것이다.  

바라는 고객층이 형성이 되어 가고 있고, 네이버 플레이스에서 알려주는 주간 통계에 따르면, 내 영업일에만 고객들이 검색을 한다는 건 요상한 나의 영업일과 시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함을 알 수 있었다. 인스타 팔로워들도 고객님들로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어려서부터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높은 편이었다. 그래서 경쟁구도의 상황을 좋아하진 않았다. 누군가를 이겨봤자 결국 또 나를 넘어서야 끝나는 게임이니 경쟁구도와 평가에 노출되는 것들에 가급적 피해 다녔던 것 같다. 너무 피곤하고 마음에 안 들지만 이겨야 그만두는 성격인 것 같다.


나에겐 엄격하고 너무 긴장을 하고 있다는 말을 종종 아니 요즘은 자주 듣는다.

릴랙스 하라고..

하지만 '누구나 다'몰입을 할수록 잘할 수밖에 없다.

간절하다면.


나의 휴식은 양질의 수면과 내 몸이 바라는 음식, 시 공간을 넘는 좋은 이들의 글, 말 그리고 종종 일출과 일몰을 구경하며 부리는 여유면 충분하다.


나의 애절한 간절함은 사업을 일으켜 세계 도처에 있는 취약한 어린이들을 위한 재단을 설립함에 있다.

나의 음식과 나의 탁월한 고객들이 이 간절함에 동참하길 바라며, 모든 사람들이 살기 더 괜찮은 세상을 그 아이들이 만들어 주면 좋겠다. 이미 나이가 많은 내 시간은 이런 간절함에 비해 너무 빠르게 흐리기만 한다.


사업에서의 내 기준은 이미 타인의 성공한 경험들을 모은 경영서나  최근 논문에도 나와 있지 않았다.


틀린 계획은 없다. 매일매일 계획을 세우고 수정하며 “지치지 않고 융통성 있는 정체성을 갖춰 나가는 것'이 지금 내가 매일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잘하고 있다. 나 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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