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 Sep 28. 2019

연애하고 싶은 그대에게 '몰입의 마법'을 소개합니다

나의 일, 나의 일상과 사람들에 집중하고 사랑하기_ 메리골드


사랑에 빠지게 되면, 그 사람의 행방을 몹시 궁금해하게 됩니다.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연락에 신경을 쓰기도 하죠. 여기 그런 여자 사람이 있어요. 지지(지니퍼 굿윈 분)는 그럭저럭 귀여운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일상에서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어요. 직장동료들을 만나면 오로지 '남자'이야기를 하느라 일에 집중을 못해요. 샤워를 하는 중에도 전화를 기다리는데, 어제 잠깐 바에서 만난 '그 남자', 혹은 며칠 전 소개팅을 했던 '그 남자'의 전화일까 봐 옆에 전화기를 가져다 두고 샤워를 하죠. 미국의 여느 청년들처럼 엄마와 따로 살고 있는 그녀에게 걸려온 엄마의 안부 전화, 그녀의 대답은 '나중에'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될 것 같지 않던 그녀의 연애가 마지막에 극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 옆에 다가 온 모두에게 충실했기 때문'일까요, 이건 영화니까 예외인 경우를 보여주려 하는 걸까요.


여자는 자라며 많은 것을 배운다
남자애의 괴롭힘은 애정표현이며
앞머리는 직접 잘라서는 안되며
언젠가 멋진 남자를 만나 행복한 결말을 맞을 거라고

모든 영화와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기대하라고 말한다
뜻밖의 반전과 예상 못한 사랑고백을
나는 예외일 테니까

(중략)

이것도 행복한 결말이다
연락 없는 남자 때문에 가슴 아프고
헛다리 짚어 실수하고 괴로움을 겪고 낭패해도
절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영화의 마지막 내레이션은 영화의 결말을 옹호하기 위해 연락 없는 남자 때문에 가슴 아프고 그 때문에 괴로워도 절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이 행복한 결말이라고 합니다. 과연 연락 없는 남자에 집중하며 괴로워하고, 그럼에도 절대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을 행복하다 볼 수 있을까요. 일상이 무척 소모적으로 느껴지잖아요. 영화 제작자는 알고 있어요. 알맹이가 있는 행복한 결말이 무엇인지 말이죠. 위 생략한 부분(중략 부분)에는 다음과 같은 내레이션이 포함되어 있거든요.


하지만 행복한 결말에만 치중하면
사랑의 신호를 알아보지 못한다

행복한 결말은 백마 탄 왕자님이 아니라
혼자 힘으로
상처를 딛고 일어서서 새로운 가능성에 나를 던지는 거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자유롭게 사는 것
결국 행복한 결말이란
전진하는 것이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마지막은 새겨둘 만합니다. 결국 혼자, 오롯이 잘 지내야 행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지는 말하자면, 연애에 목 맨 여자입니다. 어떻게든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만 집착하다 보니 잠깐의 만남을 한 번의 가벼운 만남으로 보내주지 못하고, 자신에게 마음을 쏟아야 할 시간, 혹은 부모님께 전화가 온 순간에도 그 시간을 온전히 보내지 못하고 있어요.


영화에서는 시종일관 같은 방식을 고수하던 지지가 뭐에 얻어걸리기라도 한 것처럼 알렉스와 커플이 되어 행복한 결말로 마지막을 장식합니다만, 영화에서처럼 '나는 예외일 테니까'라는 생각 대신 한 가지를 알고 가요.



몰입의 마법


연애를 하지 않더라도 당신의 삶을 '이만하면 행복한' 일상으로 가꿔나갈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의 일상이 몰입이 가능한 삶으로 변한다면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과 삶의 질, 창조성과 행복의 관계를 연구했어요. '몰입'에 대한 연구에 대해서 한 두 번은 들어봤을 거예요. 몰입에 대한 연구는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 자체가 좋아서 하게 되는 '자기 목적성'을 갖는 삶을 추구합니다.


네덜란드에 십 년이 넘도록 입원해 있는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여자가 있었어요. 심각한 정신질환이 있어서 그녀는 머리가 산만하고 감정도 무딘 사람이었어요. 두 주 동안 여자가 만족스러운 느낌을 받았던 경험을 찾아봤더니 딱 두 번이었어요. 모두 손톱을 다듬고 있을 동안이었죠. 의료진은 그녀가 손톱 다듬기를 화장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왔어요. 그녀는 강의를 열심히 듣더니 얼마 안 가서 환자들의 손톱을 도맡아서 다듬었어요. 그리고 곧 전문가의 관찰을 받으며 다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죠. 나중에는 개업도 했고, 일 년이 되기 전에 생활의 기반을 잡았어요. 여자는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 손톱 다듬는 일을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몰입을 경험하게 되었을 거예요.

마르텐 데브리스의 사례 보고, 몰입의 즐거움


정신질환으로 황폐해진 그녀의 삶이 바뀌었어요. 그녀는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자신을 재발견했어요. 미하이는 그의 저서를 통해 몰입을 통해 정신을 체계적으로 집중할 것을 여러 사례와 조사를 통해 강조했어요. 몰입을 통해서 우리는 시인, 음악가, 발명가나 모험가, 아마추어 학자, 과학자, 예술가나 수집가가 될 수 있어요.


몰입하는 삶을 살아가려면, 먼저는 일상생활을 생각해 봐야 해요. 일상을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일 (경제적 활동), 여가, 사람 이렇게요. 인류는 오래전부터 삶을 지속하기 위한 노동을 해야 했어요. 가사노동은 물론이고 경제적 활동도 필요했죠. 그러나 역으로 고대 사상가들은 아무 할 일이 없을 때 비로소 자신의 잠재력을 깨달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해요. 그리스 철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학문, 예술, 정치 같은 자기 계발 활동에 시간을 투여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인간이 된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인간은 남은 자유시간을 곧 여가시간이라 부르며 여가라는 것에 전체 시간의 사 분의 일을 쏟는다고 하죠.


몰입의 마법이 내 삶에 영향을 끼치게 하려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수동적 여가를 멀리하는 삶의 패턴을 만들 것


앞 서 예시로 든 손톱 정리를 하면서 삶에 활기를 되찾게 된 그녀처럼 하루를 살면서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그 일이 경제 활동으로 이어져 삶이 유지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대부분이 그렇지는 못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만족을 못하고 할 수 있다면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몰입'하는 좋은 현상은 실제 일을 하고 있을 때 더 높은 빈도로 나타난다고 해요. 이건 일의 역설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일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한 부분들을 채우려 '여가'에 집중하기도 합니다.


몰입을 할 수 있는 여가를 찾아보는 건 중요해요. 그런 의미에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위해 노력하는 삶의 패턴, 일상에 여가시간을 꼭 챙겨두는 습관은 모두에게 필요하죠. 그러나 <몰입의 즐거움>에서는 수동적 여가는 멀리하라고 조언합니다. 수동적 여가는 대표적으로 TV 보기가 있어요. 실제로 독일의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TV를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몰입을 적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요. 요즘은 여가에 대해 고민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서비스들을 쉽게 접할 수 있어요. 체험 형식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강의가 많이 개설되기도 하죠. 암벽 타기, 꽃꽂이, 발레, 춤, 악기, 글쓰기, 드로잉 무엇이든 좋아요. 몰입할 수 있는 여가를 갖는 동시에 수동적 여가는 멀리하는 삶의 패턴으로 일상의 구조를 바꿔 보세요.


몰입의 마법이 내 삶에 영향을 끼치게 하려면

내 주변의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나의 시간과 정신을 내어 줄 것


자기 목적성, 그 일 자체가 좋아서 할 때 그 일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때 우리는 자기 목적적이라고 합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그 일이 중요하고 그 자체가 의미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갖고 있어요. 흥미롭게도 자기 목적성을 가진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확연히 많다고 합니다.


성과지향적, 성공신화를 좇는 분위기 때문에 '몰입'이라고 하면, '일'에 집중하여 성취하고, 성공하는 것만 떠올리기 쉬워요. 하지만 '몰입'하는 사람들은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의 시간과 정신을 내어 주는 일을 기꺼이 즐겁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가족에게 집중하고 친구를 곁에 두죠. 사람들은 자신이 고독을 견디는 능력이 있다고 과신하고 있지만, 우리는 인간관계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해요. 특히 친구는 일평생을 가도 끊임없이 자극을 줄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죠.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고독을 즐기건 즐기지 않건 외로움을 견디며 살아가는 시대이기도 하니, 내 곁에 소중한 몇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그것으로 만족한다면, 지금 당신은 인간관계에 있어 '몰입'의 마법을 잘 활용하고 있는 거예요.






뒤뜰에 심긴 메리골드를 본 적이 있어요. 메리골드의 진한 향이 뱀을 쫒는다는 이야기 때문이었죠. 그 이야기가 과학적인 이야기 인지는 모르지만 메리골드 꽃은 무서운 것으로부터 저를 지켜주는 꽃이었어요. 노랑과 오렌지빛의 메리골드는 기분을 산뜻하게 가꿔줍니다. 마리아에 비유한 이 꽃을 '마리아의 황금'이라 부르게 됐고, 결국 메리골드라 부르게 되었다고 해요. 꽃이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가기 때문에 메리골드를 보고 시간을 알 수 있었고, 약초, 로션, 차로 사용되었죠. 게다가 치료, 소독 기능이 있어요. 여러 피부질환과 암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는 신기한 꽃입니다. 6월부터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피어있는 메리골드의 꽃말은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에요.



그런데 기다리면 와.
좋은 사람 만나려고
막 눈 돌리면 없고,
나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니 오더라.


방송 복귀작으로 <효리네 민박>을 선택해 돌아온 이효리 씨가 아이유 씨에게 건넨 말입니다. 연애를 못해도 너무 못한다고 생각하던 날들이 참 많았어요. 어떻게 하면 연애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도 해 봤어요. 내가 먼저 다가가 보려고도 해봤고, 단지 연애를 하고자 별로인 만남을 이어가 보려고도 했어요.


'나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니 오더라'는 말이 제게 해당되는 적절한 표현이거든요. 연애 못하는 여자, 그러나 연애를 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하던 여자는 생각을 바꿔봤어요. '연애는 언젠가 하게 된다', 그럼 지금 뭘 하며 지낼까. 그래서 꾸준히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오늘보다 내일 더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


글쓰기는 나에게 메리골드 같은 존재가 되었죠. 메리골드가 태양을 따라가는 것처럼 하루 하나라도 쓰는 습관이 삶을 이끌기 시작했어요.


직장생활에서 딱히 몰입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고 있던 중에 꾸준한 쓰기는 일상에서 '몰입할 기회'를 가져다 줬어요. 글을 쓰는 시간 외에는 친구들과 친밀하게 지내려했죠.


글들이 어느 정도 쌓일 때 쯤, 아주 오랜만에 연애다운 연애를 시작했어요. 남편은 고등학교를 다닐 즈음 부터 곱게 접어 뒀던 글을 쓰는 일에 다시 집중하게 되면서 만나게 된 그 때의 남자친구입니다. 나의 일과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며 내 삶을 즐겁게 가꾸게 될 때 누군가 찾아올 수 있어요. 연애를 하기 위해 집중하고 '연애'라는 걸 좇아 다닐 때 보다 외부에서 볼 때 매력이 있어보여요. 내 삶에 작은 밭을 하나 두고 진심으로 가꾸다 보면 함께 그 땅을 가꾸고 싶은 사람이 찾아 오는 거죠.



참고문헌

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이희재 역, 해냄
달리기 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크리스틴 웨인코프 듀란소, 필립래터, 제효영 역, 샘터





수요일 발행을 기준으로 두고 꾸준히 쓰고 있어요. 이번에는 발행이 좀 늦어졌어요.

이번 발행글에 올린 내용 외에 '몰입'과 관련해 덧불일 내용,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을 '몰입'의 관점에서 생각해 본 것 등등이 더 있는데 글이 많이 길어지는 것도 있고 정리에 시간이 걸리기도 해서 혹시나 제가 생각하는 방향대로 출간을 하게 된다면 출간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더 적어볼까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예정된 사랑니 발치를 진행했어요. 누워있는 매복치라 나름의 수술이었어요. 세상에 마취가 풀리지 않는 거죠. 이주일이나 지났는데 (... ) 수술 직후, 그리고 일주차에 비해 서서히 풀리고는 있어서 괜찮아지겠지 생각하며 견디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주제가 연애와 '몰입'인데,  마취와 통증, 사랑니 발치 부작용에 대한 걱정으로 글 쓰는 것에 몰입을 못하고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글을 쓰며 방황하다 발행하게 되었어요. 미리 계획해 둔 마감시간을 지키지는 못했지만 역시 '마감'은 최고의 영감이며, 열쇠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즐거운 주말을 응원합니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이 궁금하신분이라고 쓰고 '육아스타그램'이라 읽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sodam_cosmos/


꽃을 알려주는 꽃선생님, '꽃처럼'

https://www.instagram.com/flowerily_official/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를 보고 '착각방지' 예방주사 글을 발행했어요. 이전 글입니다 :)

https://brunch.co.kr/@soulfoodish/68


매거진의 이전글 상대방의 NO에 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 거절 잘 당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