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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돌 Apr 26. 2023

과거

가끔 과거를 되돌아보게 되는 날이 있는데 어제가 그런 날이었다. 시작은 꿈이다. 자다가 깼는데, 학창 시절의 나로 돌아가있었다. 친구들과 교실에 앉아 MP3를 나눠 들으며 서로 자랑하듯 자신이 알고 있는 록밴드 이름을 열거하며 으스대고 있었다.

가끔 TV를 볼 때면 무명배우나 비인기멤버의 표정을 살피곤 한다. 내가 그들의 이름을 알고 모르는 것과 관계없이 그들의 삶은 치열하다. 냉정한 표정과 카메라 앞에서 개의치 않고 웃음을 짓는 일. 눈에 띄든 그렇지 않든 최선을 다해 자신을 드러내는 일. 그들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나는 그러지 못했다. 사랑받고 사는 일에 익숙한 편이라 그것이 당연한 줄 알고 내가 잘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미움받을 용기도, 사랑받기 위해 쏟을 열정도, 못난 모습을 감출 뻔뻔함이나 가장 먼저 나를 스스로 사랑할 수 있는 자신감도 없었다.

그럼에도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나는 유명배우나 다른 사람의 애인이 되었을까

어쩌면 다른 나라에서 혹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진 않을까

몇 번의 선택을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크게 달라진다. 과거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그립고 아쉬운 것인데 사실 대부분의 과거는 되돌릴 수 있다.

다만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 들인 수고와 시간을 포기하지 못해 되돌아가는 선택을 하지 않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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