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공무원 시험 필기시험 1편'에서 이어진 글입니다.
https://brunch.co.kr/@soulside/8
자 이제 시험을 등록했다. 시험 일주일 전까지 25일의 시간이 남았다. 동공은 커지고 손에 땀이 난다.
시험 25일 전 도대체 뭘 해야 할까?
시험 등록을 하게 될 경우 이제까지 대충 준비하던 공시생도(필자) 카페인의 10배에 달하는 강력한 각성 뽐뿌 버프를 받게 되는데 이때를 노려서 공부를 광렙 업을 해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공부의 한 단계에 돌입해야 한다.
‘Unus pro omnibus, omnes pro uno’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
이럴 때 쓰는 용어는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는 공무원 공부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방대한 양의 공부를 한 번에 그것도 여러 과목을 시험 봐야 하는 공시의 특성상 고득점을 위해서는 한 과목 한 과목이 완벽해야 함과 동시에 그 과목을 같이 시험 볼 때도 완벽해야 한다.
이 과정의 원리는 적어도 정독으로 1~2 회독이 된 상태에서 모든 과목들을 하루에 한 번에 보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 3과목을 각각 1/3씩 나눠서 돌아가면서 봤으며, 이 때는 정독보다는(정독으로 속독이 가능하면 더 유리하다) 페이지를 보고 그 안에 내용들을 빠르게 스캔하는 식으로 읽어야 한다. 중요한 건 한 가지 느낌을 느끼는 것인데, 첫 과목의 기억이 마지막 과목을 돌았을 때 남아있는 느낌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과목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사실 이때는 공부에 탄력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를 암기하다가 선언이라는 단어를 외웠을 때 -> 한국사로 생각이 넘어가 무오 독립선언서, 1919년 2월 1일, 만해 한용운 -> 국어로 넘어가 독립시인 한용운 이상화 등 이런 식으로 지식의 파장이 넓어지고 브레인스토밍처럼 가지 쳐 나가며 한 번에 어우러지는 지식이 향연이 펼쳐진다.(일반직 공무원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공통 과목을 예로 들었습니다.) 분리와 정리 그리고 연결까지 완성된 모든 내용들은 날아가지 않고 단단하게 같이 머릿속에 고정된다. 그렇게 모든 과목이 한 번에 머리에 들어오는 상태에 돌입하면 이미 평균 80점 이상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험 일주일 전 초 고득점을 위한 마지막 단계가 남았다.
시험 일주일 전에는 뭘 해야 할까?
시험 일주일 전 전체적인 이론이나 중요 암기사항이 되어 있지 않다면, 사실상 전과목 모두에서 고득점을 하는 것은 힘들다. 이제 남은 최후의 일주일 동안은 머리로는 모든 과목을 돌리면서, 눈은 전혀 중요하지 않고 기출문제를 봤을 때 딱 한 번씩 나왔던 단순 암기 사항들을 되짚는다. 앞글자를 따서 외우거나, 각자의 외우기 쉬운 방식으로 단순 암기하는 것이다. 실제 문제로 출제될 확률이 매우 낮은 문제들이기 때문에, 이때는 나왔을 때 틀리지 않을 정도로만 암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시험 전날이 다가왔다.
시험 전날에 중요한 것 딱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잠' 컨디션 조절이다. 잠을 잘 자고 개운한 아침으로 시작하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충분히 일리가 있다. 하지만 만약 잠이 오지 않는다면 억지로 잠을 잘 필요까진 없다. 차라리 잠을 자지 않고 각성상태로 시험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면 그도 좋다. 문제는 잠을 자지 못해서 절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도 이번 시험의 경우 전날 갑자기 소리에 너무 예민해져서 제대로 자지 못해 1-2시간 그냥 눈만 감는 짧은 잠을 자고 각성 상태로 시험을 봤다.
시험 당일 - 시험 난이도는 중간 정도로 느꼈다. 문제 자체는 2015년도에 한 문제로 낼 문제들을 각각 보기 하나씩에 넣어 2019년도 문제 하나가 2015년도 문제 4개 정도 하는 수준이었다. 쉽지는 않아도 깔끔하게 낸 편이었다. 시험을 끝나고 나오면서 '책 한번 봤는데 이 정도면 붙겠는데?'라고 말하는 수험생들 무리가 있었는데, 결국 그들을 면접에서 보지 못했다. 이번 같은 경우는 꼼꼼하게 이론의 숙지가 잘 되어있고 암기가 유기적으로 잘 되어있다면 고득점이 나올 시험이었다. 하지만 난 시험을 끝내고 나오면서 '불합격'을 떠올렸다.
시험 당일 하나만 더 체크하자
한 과목에서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문제를 마킹 과정에서 오답 그대로 마킹하는 실수를 했다. 그리고 수정펜을 들고 수정을 하려 했는데 시험 시작 전 잘 나오던 수정펜이.. 갑자기 수정펜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식은땀이 흐르고, 평소 내지도 않는 화도 났다. 그렇게 나는 한 문제를 더 틀렸다. 그리고 다시 한번 느꼈다. 시험장비를 잘 준비하고 체크하자.
발표 당일
커트라인이 99.33인 것을 사실 공고문에서 먼저 보고 떨어졌을 것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원래 생각했던 점수대로 나와서 결국 필기를 합격했다(물론 필기점수는 필합자의 경우 최종 합격 전까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커트라인 점수인지 그보다 높은지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공부와 엉덩이 힘으로 충분히 가능했다면 앞으로 있을 시험에서는 더 큰 시련이 있고 또 기술이 필요하다. 바로 면접!
사실 국가직의 경우 아직도 필기 순서대로 합격한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긴 하지만, 국가직을 제외한 경기 수도권과 지방까지 대부분 제로베이스 100% 면접을 실시하기 시작했다.(경력채용의 경우 100프로 면접으로 최종이 나뉜다) 나를 포함해 이후의 공시생들에게는 더욱 가혹할지 모르지만 이제 엉덩이 힘만으로 합격하기에는 면접의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 토론면접, 3:1 면접, 개인면접 등 풍부한 입직 경험이 사실 이번 면접에서는 빛을 발할 수 있었다. 다음 마지막 공무원 합격 수기 '면접'편을 통해 공무원 면접 하나씩 파 해쳐보려 한다.
공무원 공부 중점 요약
-공무원 공부의 완성 '하루에 전과목 돌리기'를 연습하자.
-시험 일주일 남았을 때까지 모든 이론, 중요 암기 내용들이 전부 머릿속에 있게 만들어두자.
-시험 전 일주일은 중요도가 떨어지는 단순 암기 부분을 정말 단순하게 암기해서 틀리지만 않도록 준비하자.
-시험 전날 잠이 안 온다면 자지 않아도 좋다. 잠을 못 자는데 스트레스받지 말고 오히려 각성 상태로 시험에 더 날카롭게 집중하자.
-마지막까지 시험 장비 사인펜, 수정테이프 체크하고 체크하자.
-이제 필기보다 더 중요한 면접의 시대가 도래했다.
NEXT-공무원 시험 합격의 최종 BOSS 면접. 이게 진짜 공무원 시험이다.
프로퇴직러 핑핑이의 그렇게 사직하면서도 9년 연애 한번도 싸우지 않은 비결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