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수술

일상

by 흰 점

하지 정맥류.

워낙 혈관이 약하기도 하거니와, 둘째를 임신하고 생겨버린 질병.

한 차례의 수술이 있었으나 10년의 세월이 두 다리를 더 무겁게 하였다.

간단한 레이저 시술로 고칠 수 있다 하여 덜컥 선택한 시술은 생각보다 무거운 수술.

양쪽 다리가 시퍼렇게 멍들어 종일 누워만 있었다.

작은 바늘에 찔리는 것도 무서워하는 내가

온 다리 혈관을 긴 레이저 관으로 관통하는 일을 당해야 했다.

하반신만 마취된 상태에서 내 다리가 이리저리 들리고 찔리고 꿰매지고 하는 것을 보자니

내 몸이 막 쓰인 물건처럼 너덜너덜 해진 느낌.

나 스스로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없고, 작은 질병에 무기력하며, 너무 쉽게 망가질 수 있는

약하디 약한 존재인 것을. 그것이 인간인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던 시간.

그럼에도 질긴 생명이 살고자 몸부림치며,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서로 간에 관계하는 것을 보니

거대한 세계, 작은 인간이 가진 신비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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