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가는 중이다.
나의 의지 없이 시작된 삶 끝을 알턱이 없다.
살아온 만큼 경험치가 쌓이는 것 같지만 지극히 주관적이다.
함께 겪은 일조차 너의 기억과 나의 기억이 같을 수 없고
간신히 얻은 경험치가 미래를 보장하지도 않는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은 시작되었으나
가는 길만큼은 내 뜻대로
의미를 찾아 목적을 설정하고 한 걸음씩
때로는 빨리 때로는 천천히 보폭을 조정하며
아주 작은 성취들을 발판 삼아 잦은 실패를 거울삼아 그렇게
가고 싶었다.
나름의 지혜를 짜내어 계획하고 다짐하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감당 못할 변수
굽이굽이 흘러 흘러 이번엔 어떤 길로 이끄는지
잠시 멈춰 호흡을 가다듬고 길을 더듬는다.
고개를 들어 방향을 살피고 다시 또 계산한다.
길을 만들어야 하나
돌아가야 할까
나는 아직도 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