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소리여행's 나누고 싶은 이야기
결혼 전 20대 직장 생활 시절...
상큼한 바람이 부는 초저녁에는 퇴근후 동료들과 모여 5분 거리에 있는 삼성동 코엑스 뒤편 넓은 마당으로 갔어요. 신문지 깔고 옹기종기 앉아 맥주 한 캔씩 들고 수다 꽃을 피웠거든요.
조직이 좀 큰 회사라 부서도 많은 만큼 하는 일도 다양했고요.
학교 때 이야기
연애 이야기
조직의 변화를 위해 어떤 생각으로 일해야 하는지 등.
시간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이야기 주제들도 넘쳤지만, 직장 동료들은
회사가 어떻게 하면 잘 성장할 수 있는지, 조직 내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
정말 정말 회사를 위해 뭔가 하고 싶은 열정들이 많이 보였거든요.
지금은 많이 달라진듯해요.
딱 그만큼만 일하고...
나는 손해보고 싶지 않고...
그 당시 저는 회사 조직원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회사 내 회색빛 엘리베이터가 사실 너무 칙칙하니까요. 어디 가든.. 죄다 칙칙한 회색빛.
그 좁은 공간 안에서..
짧은 이동이지만..
뭔가 괜찮을 것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엘리베이터 안쪽 벽면에 좋은 글을 적어 놓은 회사들의 사례를 보고
관련 부서 팀장님께 제안을 드려보니..'꾸준히 해야 하는데, 괜찮겠나?' 하시길래..
1년 정도는 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주제는 우리말 속담, 격언으로 2주일 마다 해보겠습니다.
저희 팀장님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관련 부서 팀장님은 그럼 우리가 a4용지 반 정도 사이즈로 아크릴판을 만들어 걸어 줄 테니
해보자. 좋은 생각이야. 잘 부탁한다... 를 시작으로 좋은 말들을 찾아 채워 넣었지요.
1년 지나고, 2년 지나고.. 그 일을 대략 3년 좀 넘게 한 거 같아요~
그때 직원들에게 소개했던 글들은 제가 파일링 해서 아직까지 보관하고 있고요.
오래 하다 보니 주제가 바닥나기 일쑤인데 동료들이 이번 주 주제는 이게 좋겠다. 어때? 하면 냉큼 그것으로 채워 넣기도 했고요. 신문에서 봤다. 이 글 어때? 신문을 오려온 다른 팀 과장님도 계셨고요.
한 번은 1층 엘리베이터에서 회장님을 만났는데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자네가 수고한다는 말 들었네. 회사 동료들을 위한 그 마음이 나중에는 복으로 돌아갈 거야.
내가 권하고 싶은 격언이 있는데 추천해도 되나?
내가 비서실에 이야기해놓을 테니 오후에 들러 받아가게"
오후에 회장님 비서실에서 받아온 건..
회장님이 늘 손에 쥐고 암기하던 영어 격언집이었어요.
저희 회사에 외국인들 방문이 많아서, 영어 격언도 딱이다 싶더라구요.
가끔씩 영어 격언도 채워 넣었지요.
회장님 센스가 너무 좋으시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비서실에서 근무를 했었기에 .. 다른 직원분들보다 좀 덜 어렵게 생각한듯요)
별거 아닌 소소한 생각에 동료들의 따스한 정이 모여 제법 긴 시간 동안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제가 오히려 더 감사한 것이 그 작업을 하는 동안
고맙다
수고 많다
애쓴다
이 말들을 풍성하게 받아온 제가 더 행복했던 시간이었고요.
무언가 좋은 일에 함께 하고자 하는 연대의 마음을 알게 된 경험이었고, 그 뒤에도 자신감을 갖고 일을 끌어나가는 힘이 되었던 거 같아요~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나 인사 나누고 했던 그 동료들이 늘 행복하시면 좋겠습니다.
제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작가의 한 마디
어떻게 표현할지
어떻게 색으로 담아낼지
늘 고민합니다.
_타인의 창작물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세요~
_무단 도용방지를 위해 색상을 다운시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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