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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코로나19, 투병기(1)

(7월 말부터 10월까지) 3개월 동안의 이야기

by 청자몽
7월 말에 코로나19에 간염 되어, 10일간 병원 생활을 했다. 나 때문에 자가격리 중이던 남편과 5살 아이도 뒤늦게 확진이 되어 생활보호센터에서 열흘간 생활해야 했다.

우리가 겪었던 뜨거운 늦여름부터 가을까지의 이야기를, 3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쓸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무섭지만, 실은 직후의 여러 가지 상황이 더 힘들었다.

시간이 흘러갔다. 가고 있다.


시작, 보건소에서 온 한통의 전화


3개월 7월 마지막 날 저녁,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02로 시작하는 번호라 무심결에 받았다.



"여기 ㅇㅇ보건소인데요. 이번 주 수요일에 ㅇㅇ미용실에서 염색하셨죠?"


"네? 어디시라고요?"


"ㅇㅇ보건소요. 미용실 원장님이 확진이 되셨어요. 그래서 전화드린 거예요."


"네? 확진이요?"



무척 더운 날이었다. 더워서 마침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서, 편의점 앞 계단에서 마시려고 아이와 털썩 주저앉은 참에 전화가 온 거였다.


확진이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났다. 무서웠다.


"전 염색한 게 아니라, 머리 잘랐는데요."


(KF94 마스크 쓰고, 딱 25분밖에 안 있었다고요.)라는 변명 따위가 통할리 없다. 난 순간 '능동감시대상자'가 되었다.



"지금은 늦었으니까(토요일 저녁 6시 넘은 시각),

내일 아침에 일찍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으세요. 가족들도 모두요."



이런 까무러칠 일이.. 나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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