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이해가 안 갔지만, 이제는 이해가 되는
7년 반 동안 남의 나라에 살다가 2012년에 영구 귀국했다. 분명 태어나서 30년 넘도록 살았던 내 나라인데, 나가 있던 7년 반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그냥 말만 통하는 외국에 온 느낌이었다. 다들 당연히 하는 행동이나 상황이 이해가 안 되고, 어색했다.
처음에 제일 이상하고 낯설었던 것은 사람들이 머리 모양도 다 비슷하고, 옷 스타일도 비슷하며 심지어는 옷 색깔마저 똑같아 보였다는 사실이다. 서로 다른 인종들의 사람들이 각자의 말을 하며 다른 옷을 입고 있던 것에 익숙했던 탓일까? 모두 다 같아 보임이 참 이상했다.
나갔다 오면 이렇게 어색해지는 건가? 머리를 긁적이다가 그건 또 아닌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다들 화장법도 비슷(똑같아 보였다 - 눈이 이상한 거 맞았는지?) 해 보였다. 무채색 옷을, 특히 검은색 옷들을 많이 입은 게 눈에 들어왔다. 조금 더 다르게, 아니 화려하게 입어도 될 텐데..
계절이 바뀌어도 검은색은 늘 대세였다. 그러던 것이 차츰 한국생활에 적응해 가면서 '검은색 대세'인걸 이해하게 됐다. 일단 검은색 옷은 무난했다. 때도 덜 타고. 그렇다. 때가 덜 타는 게 중요했다. 겨울에는 특히 검은색 패딩을 많이들 입고 다닌다. 지하철 타고 이동할 때 무심히 올려다보거나 내려다보면 맞춰 입은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남의 나라에서 사서 입고 온 알록달록한 패딩이 낡아져 새로 패딩을 장만해야 했을 때, 나 역시 까만 패딩을 고민 없이 집어 들었다. 이제 남들처럼 무채색 계열의 옷에 손이 간다. 이제 더 이상 까만 옷이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원래 살고 있던 사람처럼 잘 적응해서 살고 있다.
귀국한 지 어느덧 13년이 되어간다.
꿈결 같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