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공개수업과 학부모 연수

엄마탄생(20)

by 청자몽

초등학교를 입학한 지 한 달 가까이 된 시점에 공개 수업과 학부모 총회가 있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학교에 갔다.

엄마탄생 스무 번째 이야기 :




공개수업, 5교시를 함께


입학식 때 찍은 교실 사진. 공개수업 때는 초상권 때문에 사진 찍지 말라고 하셔서, 스마트폰 자체를 꺼내지 않았다. ⓒ청자몽


입학식 때 구경했던 교실에 갔다.

5교시 수업시간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초상권이 걱정되신다고 수업 중에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하셔서 그냥 눈으로만 봤다. 뭔가가 딱 보이면, 무의식 중에 스마트폰 꺼내서 찍는 버릇이 생겨서 약간 어색했다. 대신 눈으로 잘 담아와야지 하며 집중했다.


거의 40 몇 년 만에 보는 초등학교 교실은 신기했다. 일단 분필이 없고, 풍금도 없었다. 태극기는 아직 있었다. 아.. 급훈이던가? 그건 없었고, 급식 식단표가 있는 게 굉장히 신선했다. 아이들이 정한 우리 학급의 목표와 그 밑에 적어놓은 사인이 재밌고 귀여워 보였다.


유치원처럼 큰 모니터가 칠판 옆에 있었다. 선생님은 보드마카로 칠판에 글씨를 쓰셨다. 선생님이 만들고 그리는 작업을 학생들에게 모니터를 통해 보여주셨다. 신기했다. 노래는 컴퓨터를 통해, 역시 모니터로 화면과 함께 나왔다. 마스크를 쓰고 있던 나는 조용히 따라 불렀다. 사실 아직도 마스크를 쓴 학부모는 나 혼자였다.


1학년 교실은 굉장히 아기자기했다.

어항에 작은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었고, 졸졸 물소리가 예쁘게 났다. 학급 문고에 책도 빼곡히 꽂혀 있었다. 블록 등 작은 장난감들도 많았다. 사물함과 큰 캐비닛, 작은 캐비닛 등이 예쁘게 놓여있었다. 바닥에 편하게 앉아 놀 수 있을 만큼 교실 바닥도 좋은 소재로 되어 있었고, 천장에는 에어컨이 달려있었다.


담임선생님은 아이들 모두에게 발표 기회를 주셨다. 1학년답게 저요! 저요! 를 외치며 서로 말하기 바쁜 이제 한 달 채 안 된 병아리 1학년들이 정겨웠다. 책 내용을 함께 나누고, 독후 활동으로 색칠하기와 오리기, 붙이기를 했다. 그리고 자리 바꿔가며 이야기도 했다. 뭔가 누군가 잘하면, 모둠(아마도 '조'인 거 같은데..)에게 스마일표를 붙여주셨다.


학생들이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고 했다. 독후 활동지는 '나누미'라 불리는 친구들이 일어나서 다른 친구들에게 나눠줬다. 딸아이 말이 '가을걷이'(모으는 친구)도 있다고 했다. 19명 남짓한 학생들이 척척 자기 역할을 하는 게 너무 신기했다.


수업 끝나는 종이 울리자, 그 아기 같은 아이들이 후다닥 자리를 정리하고 옷 입고 가방을 메고 하교 또는 방과 후 수업 교실로 갔다. 기특해라. 아이고.. 이제 진짜 초등학교 형님이 된 것 같아 정말 기특했다.




학부모 연수 및 총회


공개수업 시작하기 전에 누구의 엄마, 아빠, 할머니입니다 하고 간단 소개를 했다. 5분 늦게 엄마가 온 아이는 그만 자기 엄마가 오지 않았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에고.. 짠해라. 내년 공개수업 때도 늦지 말고 시간 맞춰 가야겠다 싶었다.


공개수업 끝나고 학부모 연수라는 걸 했다.

교실 모니터를 통해,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 말씀과 학교생활을 볼 수 있었다. 학부모 임원분들을 소개하고, 프린트로 나눠주신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셨다. 1년 동안 학생들이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는지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화요일에 교실 모니터를 통해 조회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예전에 나 초등학교 다닐 때,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 1시간씩 훈화 말씀 듣고 하던 게 이제는 달라졌구나 싶었다.


전체 학부모 연수 끝나고, 담임선생님과의 시간이 시작됐다. 다시 한번 자기소개를 했다. 나는 좀 무덤덤하게 소개를 했다. 소개 끝나고, 선생님이 1년 동안 어떻게 아이들을 지도하실지, 중점을 두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해 주셨다.


매일 아이를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이겠지만.. 아이의 방과 후 수업 마치는 시간이 겹쳐서, 끝까지 다 듣지 못하고 먼저 나와야 했다. 그래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막연히 생각하니 무서웠는데, 막상 가서 듣고 보니 좋았다. 역시 사람이 직접 해봐야 하는구나. 이제야 진짜 학부모가 된 느낌이다. 다음 주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나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 것 같다.


초등학교 입학한 지 이제 한 달이 되어가는 햇병아리 학부모는 한 발 한 발 떨면서 조심스럽게 아이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원글 링크 :






엄마탄생1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입학식 다음날 아침, 가방 메고 들어가던 아이의 뒷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