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물건들은 목표가 있어 생겨나는 것들이다. 하지만 오직 사람만은 목표를 가지고 세상에 나지 않는다. 어린 시절이란 재미있는 것들을 쫓아서 하루 종일 놀면 되지만 학교에 들어가면서 우리는 점점 공부라는 목표를 가지게 된다. 그것은 단지 타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목표이지 스스로 가지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 것이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단지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을 잘 본다는 단기적인 목표를 벗어나 우리는 더 구체적이고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꿈을 가지기도 한다. 꿈을 가지는 일, 학창 시절 혹은 더 일찍 일어나기도 하지만 늦는 사람들은 30살을 넘기기도 하고 끝내 찾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꿈을 가지는 일 자신의 의미 있다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혹은 좋아하는 일 정도일 것이다. "인생무상" 인생의 덧없음을 뜻하는 말이다.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도 묘비에 "없을 무" 한자만 새기고 떠나셨다. 의미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부여하는 것이다. 파인만 아저씨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어떤 활동에 진심으로 열정을 갖고 그것을 하라! 아무도 인생이 정확히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내지 못한다. 그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은 다음과 같이 말을 한 적이 있다.
“의미는 물을 수록 무의미해진다.”
내면의 꿈이라는 것 개인적인 욕망이다. 우리는 스스로 의미 있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 우리 스스로 목표가 정해지지 않으면 보통의 타인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꼭두각시가 되거나 쓰여야 하는 수단인 돈 자체가 목표가 되어 버리거나 혹은 타인을 추종하기만 하며 살아갈 것이다. 우리의 꿈이란 자아실현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그것이 타인에게 의미가 있는 일일 필요는 없다. 우리는 직업을 가지게 되는데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기도 하고 우리가 하는 일을 좋아하게 되기도 한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해 보기 전에 진정 무엇이 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싫어지기도 하고 전혀 모르던 일을 하면서 좋아지기도 한다. 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좋아하지도 않은 일을 참고 인내해 가면서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좋아하는 일을 나중으로 미루는 것은 워렌버핏의 말처럼 "노년의 X스를 위해서 청년 때의 X스를 아끼는 것"과 같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면 무엇이든 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의미란 무의미 속에서 찾기도 하는 일이니 말이다. 머리로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무기력감과 우울감에 빠지기 쉽다. 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목표와 계획의 차이>
나에게 목표를 찾는 일은 꽤나 쉬운 일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영어 선생님 김씨가 있었다. 선생님은 영어 수업시간에 영화이야기를 자주 해서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지만 나는 선생님과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있어서 아주 좋아했다. 어느 날 나는 선생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선생님 저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우와 감독이 되겠다는 것이냐?"
"예?"
나는 영화를 만드는 일원이 되고 싶은 것이지 감독이 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다만 곧 감독도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잖아. 그럼 감독을 목표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영화감독이 어떤 능력을 요구하고 어떻게 될 수 있는지 전혀 알지 못 했다. 정신과 박사님의 말에 의하면 추상적인 꿈이라도 일단 가지는 것이 좋다고 말을 한다. 목표라고 하는 것, 산에 비유하자면 아주 높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정상에 오르는데 목표를 달성하는데 몇 년 혹은 몇십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것이다. 계획이라고 하는 것,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일에 쉽게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 "할거 없으면 장사라도 해야지" 쉽게 생각하고 뛰어들다가 몇 달을 채우지도 못하고 사업을 정리하는 것은 흔한 경우이다. "산? 오르면 되잖아" 막연히 동내 뒷산을 산책하던 방식으로 달려들지도 모르다. 혹 산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은 산을 오르는 세부적인 기간 작은 목표점을 짜고 필요한 등산화와 등산 장비를 챙길 것이다. 나는 높은 목표를 가지는 일은 잘했지만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는 일을 잘하지 못 했다. 때문에 목표에 다가가지 못하고 점점 마음은 조급해지고 계속 실책을 연발한다. 체게바라의 말처럼.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이 말은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큰 꿈을 꾸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현실적인 자세를 견지하되, 불가능해 보이는 이상을 포기하지 않고 추구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속도에 맞는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세부적인 계획을 짜는 일>
목표가 정해졌으면 우리는 먼저 세부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삶의 목표는 단박에 가기에는 너무 멀리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은 목표를 가지고 작은 성취감을 얻으며 차근차근 전진하는 것이야 말로 건강하게 목표를 달성하는 것,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이른 성공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만큼 쉽게 무너지기도 한다. 우리는 대부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고는 한다. 돈으로 숫자로 되어있어서 모든 가치를 저울질하기가 쉽다. 하지만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도 얼마든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돈은 계획하지 않으면 쉽게 쓰인다. 시간도 가계부처럼 계획하지 않으면 그냥 보내어진다. 시간을 쓴다는 말과 흘려보낸다는 큰 차이가 있다. 나는 10대에는 원치 않는 공부를 하며 지냈다. 20대에 군대를 전역하고 사회로 나와서 무한하게 주어지는 자유로운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몰라서 많은 시간을 흘려보낸 기억이 있다. 몇 날 며칠 술을 마시거나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는 때도 있었다. 주어진 시간 즉흥적으로 살았다. 노력을 하며 애를 쓰지만 "그 노력이 한 데 모여 결과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이런 시간이 많이 많은 후회가 된다. 닥치는 대로 공부하다 성적에 맞추어 대학교를 가고 취업을 한다. 추상적인 계획은 좋은 계획이 아니다. 계획이라고 하는 것은 치밀하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
<너무 먼 미래는 계획하지 않기>
산을 오를 때 진정한 고수는 산을 오르기 전에 계획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정상의 목표를 잊어버릴 필요도 있다. 정상에 비추어 지금의 모습을 본다면 우리는 남아있는 산의 높이를 보고 기운이 쭉 빠질지도 모른다. "산을 오를 때도 정상은 보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가 계단을 오를 때도 디딤발과 다음 계단을 보며 걸어야 하는 것이지 계속해서 도착지점을 보면서 걸어가지는 않는다. 묵묵히 꾸준히 하는 사람 결국 그 목표에 도착하게 되어있다. 너무 먼 미래를 계획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단박에 몇 개단씩 오르고자 한다면 미끄러 넘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삶이 무한히 주어진 것처럼 사는 것도 위험하다. 얼마든지 내일이 있다면 딱히 계획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살다 보면 참담한 현실에 영광스러웠던 과거를 회상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지금에 집중하지 못하고 멋진 미래만 바라보고 있는 것 역시 미래로 도피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무리한 계획을 하지 않는 것>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쉴 때는 쉬워 줘야 된다. 심지어 기계도 계속해서 일을 하다 보면 망가지게 되어있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는 밤을 새우며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렇게 공부를 하는 친구들이 있고 그 방법이 맞는 친구들이 있다면 대단하고 그 방법을 응원해 주고 싶다. 다만 아무리 좋은 신발이 있어도 우리의 발에 크기에 맞지 않으면 신을 수가 없다. 나는 밤을 새우면서 공부를 하는 것이 오히려 다음날의 컨디션을 떨어뜨려서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보았을 때 우리는 밤을 새우거나 하지 않으면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처음 초심자의 경우일수록 내가 해낼 수 있는 만큼 조금씩 양을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도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무리한 운동의 강도를 가져가고 유지하려 하다 운동을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방법은 무리하지 않고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운동을 계속 나가지 못하는 사람 의지력이 대단히 약해서가 아니라 방법이 잘 못 되었을 뿐이다. 무리하지 않되 꾸준함이 중요한 것이다. 단 "하루도 쉬어서는 안 된다." 꾸준히 이어가지 못하고 흐름이 끊어진 것을 다시 이어 붙이는 것은 그만큼 더 힘이 드는 일이다.
<산을 오르는 속도>
우리는 각자의 속도, 리듬, 호흡이 있다. 오직 사기꾼들이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리기 위해 불안감을 부추기고 급하게, 조바심을 가지게 할 것이다. 급하게 무리한 호흡으로 달려서는 꾸준함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천천히 숙달이 되면서 조금씩 양을 늘려나가는 것이 현명하다. 노련한 등산가는 급하게 오르지 않는다. 한 번에 많은 계단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속도, 자신만의 속도로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정상을 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사람들의 성공이야기는 쉽게 부풀려진다. 단기간에 아주 좋은 몸을 만들었다거나 타인이 하루에 수십 장의 글을 쓰든 부풀려진 이야기가 대다수이다. 소설가 파묵은 "한 장의 종이 앞에서 하루가 지나간다"라고 말한다. 그 양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 대신 써주는 일도 아니다. 급하게 쫓기거나 절박 해지면 창의력이 줄어든다. 쫓기기 시작하면 오직 머릿속에 생각은 생존 그뿐이다. 좋은 작품들이 시간이 쫓기어서 뒤에 가서는 수습이 안 되는 괴작이 탄생하는 것이 이런 이유일 것이다. 내 속도와 생산력을 오판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자신만의 적당한 리듬으로 움직여야 한다. 우리 사회는 "더 빨리 더 조급하게 단기적인 이익"에 집중하며 살고 있다. 장기적인 성장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잘 없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제15대 육군참모총장으로서 보급계획 수립과 실행에 있어서 추종을 불허한 조지 마샬 장군이 있다. 당시에 탁월한 지휘관이었던 마샬은 7시 45분 출근을 하고 17시 30분에 퇴근을 하는 것을 생활로 했다. 당시가 2차 세계대전당시라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인데 왜 이런 무리하지 않는 일과를 생활화했느냐? 물어본다면 그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꼭 밤을 새우며 에너지드링크를 마셔가며 졸음과 싸우며 책 앞에 눈을 비비며 앉아 있는 사람이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단지 몇 시간이라도 집중과 몰입을 하면서 목표에 가까이 가는 사람 역시 열심히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