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사랑해져요♡

by 아비앙또


어젯밤에도 아이와 한바탕 한 후에 잠이 들었다. 이전 같으면, 혼자 자기 무서워서라도 지고 들어오는 아이였는데, 자기가 마음이 불편해서 혼자 자야겠단다.. 으름장은 내가 놓아야 하는데 말이다. 사춘기가 머지않았구나. 아이들은 평생 할 예쁜 짓을 어렸을 때 다한다는데 우리 아이도 그랬겠지.






엄마는 이런 사람


엄마 : 엄마는 수아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 ?

수아 : 엄청 울었겠지


그.. 그랬겠지? ㅋㅋㅋ 무심하게 사실처럼 던지는 말에 또 웃어본다.




(집 세면대)

수아 : (수아 뒤에 손 닦으려고 서 있음) 엄마 줄 서 있는 거야?

엄마 : 응

수아 : 엄마 귀여워~~


별게 다 ㅋㅋ 나를 귀여워해줄 정도로 성장했구나. 엄마도 좀 귀엽게 봐주라 ~ 엄마가 쓸데없이 나이만 많아. 흑흑.






사랑한다는 표현


나 : 수아야, 사랑해 ~

수아 : 응 ~

나 : 수아는 엄마가 사랑하는 걸 어떻게 알아?

수아 : 왜냐면 내 마음속에 그게 들어가 있거든.



찡..♥ 해지는 순간. 아무리 시인이어도 이보다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 정말 내 마음이 너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수록 표현하는 게 이렇게 어렵구나.




엄마 : 수아야,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

수아 : 엄마, 나비만큼, 음.. 공주만큼 사랑해 ~


'하늘'에 어울리는 나비를 떠올리고, '땅'은 생각이 잘 안 나니, 너가 제일 좋아하는 공주를 얘기해 준 거지? 찡긋 :)





하트의 의미



(하트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여주면서)

수아 : 엄마 사랑해~

엄마 : 수아야, 엄마한테 왜 이렇게 잘해줘? (아빠만 좋아하던 아이라 이런 대접이 어색하다.ㅎ)

수아 : 응, 엄마가 갑자기 마음이 사랑해졌어


엄마가, 갑자기, 마음이, 문법에 관계없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너무 잘 알겠어. 고마워, 그 마음. 잘 받았어.



(친구랑 놀다가 헤어지면서)

수아 : 하은이는 헤어질 때 왜 울까?

엄마 : 수아가 좋은가 봐.

수아 : 내 옷에 하트 있어서?


ㅋㅋ 수아는 대문자 TTT라 이런 일로 울지 않는 건 알고 있었지만, 네 옷에 있는 하트랑은 연결 못 시켰네 ~ 그러고 보니, 지금 네가 입고 있는 잠옷도 하트 범벅이구나 ♥






'사랑해'라는 말을 아이가 내뱉지 못했을 때는, '수아야, 사랑해' 하면, '아나나~♪' 라는 말로 대답해 주곤 했었는데, 어느새 사랑한다는 표현을 풍부하게 하는 아이로 자라나 있었다.


수아야, 엄마는 너를 아나나 ~ ♪ 우리, 어젯밤 일은 화해하자 !





아이가 동생에게 작성했던 편지를 얼마 전에 발견했다.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구체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어서 놀랐다.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크게, '화해하자'로. 표현하는 법을 아이에게 배워야겠다. 엄마는 정말 나이만 많구나. 아직도 나비만큼 공주만큼 엄마를 사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수 가르쳐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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