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fishmans를 알려준 건 친척동생이었다.
10년도 더 전이다.
가끔 듣고 싶어질 때가 있다.
몇 달 간격으로 fishmans 노래를 멜론 재생리스트에 넣어 두곤 했다.
이케부쿠로에서 fishmans의 cd를 발견했다.
2000엔, 중고 cd 치고 싸지 않았지만, 고민 않고 구입했다.
02. 만화책 전용 책장을 구입했다.
만화책을 드문드문 사다 보니, 가지고 있던 책장으로는 부족해졌다.
자연스레 슬램덩크 전권을 책장에 진열해보고 싶다는 사소한 목표가 달성됐다.
03. 토트넘이 7월에 도쿄로 투어를 온다.
여자친구가 지난 시즌부터 축구 보는 맛에 푹 빠졌다.
자연스레 손흥민(반더벤)이 있는 토트넘을 응원하게 됐다.
투어 티켓도 당연히 구입했다.
티켓 하나에 2만 5천엔 정도로 싸지 않은데, 언제 손흥민(반더벤)이 뛰는 걸 보겠나 싶어 과감하게 질렀다.
04. 특급을 타면 신주쿠까지 30분 안에 도착한다.
넋 넣고 있다가 각역 정차 전철을 타고 말았다.
한참 가다가 특급이 멈추는 역을 지나쳐서야 깨달았다.
이대로 각역을 타고 가면 신주쿠까지 한 시간 넘게 걸릴 것이다.
특급이 멈추는 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일단 전철에서 내렸다.
하지만 돌아가는 전철은 10분 뒤에나 온다.
그 사이 양 방향으로 멈추지 않는 특급 전철 4대가 쑥쑥 지나쳐 갔다.
마침 고장 난 에어팟이 지지거리는데, 귓속에서 빼 던질 뻔했다.
05. 커플이 갑자기 도로 가운데로 걸어 들어왔다.
자전거 벨을 울렸고, 아슬하게 부딪치지 않고 지나쳤다.
그 커플과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졌을 때, ‘빠-가!’,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커플의 남자가 나에게 욕한 거였다.
자전거를 멈춰 세우고, 뒤 돌아보니, 여자가 남자의 팔을 잡아당기고 있고, 남자는 또 ‘빠-가!’를 외쳤다.
후, 저 상황에서 겨우 한다는 욕이 빠가 밖에 없다니.
06. 10년 전, 빅뱅 콘서트를 광고하는 편의점의 포스터를 보고 신기했다.
한국 가수가 일본에서 콘서트 하는 걸, 편의점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게 잘 이해되지 않았다.
이젠 신주쿠의 대형 스크린에 k-pop 순위 톱텐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는 걸 보며, 아무렇지 않은 게 또 신기하다.
1위는 에스파의 슈퍼노바다.
07. 8월에 한국에 다녀온다.
가족들 선물을 생각 중인데, 항상 고민이 일본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다.
한국에서도 파는 거 아닐까?
08. 엔 달러 환율이 160엔을 넘어섰다.
엔화 가치가 점점 더 떨어져 간다.
10년 전엔 1400원에 100엔을 샀는데, 이젠 100엔으로 800원 밖에 못 산다.
일본에서 돈 벌 때, 왜 이렇게 떨어져 버리는 건지.
09. 여름이 다가오면 꼭 한번 이상 집에서 바퀴벌레와 조우하게 된다.
밥 먹고 있는데 여자친구가 어! 하고 손가락으로 베란다 쪽 벽을 가리 켰고, 그곳엔 손가락 두 마디만 한 거무튀튀 바퀴벌레가 더듬이 휘저으며 붙어있었다.
아마도 밖에 널어놓은 빨래를 타고 들어왔나 보다.
10. 토트넘이 일본 투어를 온다고 했을 때, 의아했다.
한국이야 손흥민 효과가 있겠지만, 일본에서 티켓이 팔릴까?
걱정과 달리 54,000명이나 경기장에 모였다.
경기장은 토트넘 홈구장인 듯했다.
토트넘 응원 곡이 쉴 틈 없이 불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