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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읽는 라푼젤 Jan 15. 2023

우리 삶의 모든 것은 지리에서 시작되었다?!

팀 마샬 <지리의 힘> 서평


세상을 바라보는 데는 여러 가지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그중 나는 '숫자'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편하고 익숙하다. 그 사람이 몇 살인지, 키가 몇 인지 등 숫자가 주는 정보만큼 객관적이고 확실한 것은 없다. 어떤 나라를 바라볼 때도 그 나라의 인구가 얼마나 되고, 크기는 얼마나 되는지, 또 GDP 규모는 어떻고 전 세계에서 몇 위 정도하는지 따위의 것들로 그 나라를 평가하고 판단한다.


반면 '지리'는 내가 가장 약한 분야다. 여태껏 지리를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지리적 관점에서 어떤 나라나 사건을 바라본다는 것이 내겐 매우 낯선 일이었다. 게다가 이 책은 세계사에 대한 배경지식도 필요하고, 의외로 지도를 적절하게 곁들이지 않아 역사와 지리에 무지한 나로서는 이가 여간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협하고 평면적인 시각에만 갇혀있었던 내가 이 책을 통해 평소와는 다른 관점에서 드넓은 세계를 들여다보게 된 것은 (물론 어렵고 낯설긴 했지만) 꽤나 색다르고 유의미한 경험이었다.


국경선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긴 중국은 자국의 안보 역량을 가늠해 보면서 세계 속으로 큰 발걸음을 옮기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현재 경제규모 1위와 2위 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GDP 수치는 3위인 일본과 약 5배 차이가 난다. 말 그대로 두 나라는 적수가 없다. 그리고 이 책은 모두가 알고 있는 그 사실을 '지리적' 관점에서 새로이 풀어낸다. 이 '지리적' 관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정학(geopolitics) 뿐 아니라 지경학(geoeconomics)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지리적 특성이 정치를 넘어 경제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중국과 미국은 모두 지리적 이점을 통해 강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천연 장벽에 둘러싸인 중국은 안정적으로 국토를 지켜낼 수 있었고, 철도 건설을 통해 전자제품뿐 아니라 문화까지 실어 날랐다. 미국은 방대하고 비옥한 토지, 유용한 항구들을 가진 데다 전략적이고 영리한 영토 구입으로 세계 최강국이 되었다. 그리고 가장 무서운 것은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이 두 나라들이 더 큰 성장을 위해 지금도 치열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 방위대를 자처하고 있는 미국은 전쟁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는 대신 세계 곳곳에 미군의 기지를 세웠고,  온갖 나라의 문제들에 끼어들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가장 뛰어난 경제대국이면서도 엄청난 액수를 국방력 증강에 투입하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투자들의 결실로 에너지의 자급자족마저 이뤄내려 하고 있다.


중국은 티베트와 대만을 가지기 위해 목숨 걸고 덤빌 뿐 아니라 일본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여러 나라와의 영유권 분쟁에도 적극적이다. 또 미얀마,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지의 심해 항구에 투자하며 해양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책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도 '이어도'를 놓고 중국과 분쟁을 벌이고 있기에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이 단순한 흥밋거리로만 읽히지 않았다. 중국이 이렇게 무서우리만치 성장할 동안 우리나라는 어떤 대비를 해왔을까. 더욱 강력해진 중국 앞에 우리나라도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지 않을까.


근대 세계는 좋든 나쁘든 유럽으로부터 나왔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유럽은 내가 10번도 넘게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한 지역인지라 중국과 미국 파트에 비해 훨씬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여행을 하면서 품었던 의문들 - 예컨대 이탈리아 남부가 북부와 왜 그렇게 느낌이 다른지, 조지아는 왜 그렇게 와인이 싼 지, 그리스는 왜 저지경이 되었는지,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 사람들은 왜 독립을 원하는지 등 - 이 비로소 해소되기도 했다.


유럽은 지구상의 다른 지역들에 비해 지리의 축복을 따사롭게 받은 곳이다. 비옥한 토지와 길고 평탄한 하천, 온화한 기후 덕에 최초로 산업화된 민족 국가들이 세워졌고, 다양한 산맥과 강, 계곡 등이 천연 국경 역할을 하면서 지리적, 언어적으로 분리된 - 다양한 문화적 기반을 가진 - 도시들이 탄생하였다. 하지만 지리의 신은 온 유럽에 축복을 공평하게 나누지는 못했다. 차별대우를 받아 서유럽에 비해 더딘 성장을 해야 했던 동유럽의 균열과 긴장, 그리스의 재정적 파탄이 불러온 유럽연합의 이념적 분열, 프랑스와 독일의 관계와 독일의 호전성을 지리적 관점에서 풀어낸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이 나라(일본)가 본래 갖고 있는 호전성과 군국주의의 망령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단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돌무덤 아래, 기진맥진한 민심의 깊숙한 곳에 묻어두었을 뿐이었다.


민족성의 문제도 결국 지리적 환경에 기반하는가? 독일과 일본의 호전적인 성격, 스페인과 그리스 사람들의 태만함은 지리적 환경에서 비롯된 것일까? 어쩌면 이것은 인간의 성격이 유전적 요인에 기반하는지 환경적 요인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논의와 비슷할 것이다. 일본은 프랑스나 독일보다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국토의 4분의 3 가량은 사람이 거주하기 어려운 지역이라고 한다. 집약 농업에 적합한 산악지역은 13%에 불과하고, 공업 국가가 되기에는 천연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환경으로 인해 일본은 그토록 사악한 호전성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척박한 환경을 가진 것은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가 일본처럼 다른 나라로 뻗어나가지 못했던 것은 온순한 민족성 때문이었을까, 혹은 그냥저냥 이 땅에서 살만해서였을까, 아니면 단순히 능력부족이었을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민족성'이라는 것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만약 우크라이나에 친서방 정부가 들어서고, 나토와 유럽연합이라는 서방의 양대기구에 가입하려는 야심을 품고... (중략)...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군함을 받아들이는 날이 온다면?

이 책에서 가장 집중해서 읽은 파트는 당연히 '러시아' 파트이다. 현재 진행 중인 끔찍한 전쟁의 주인공이자 요지경과도 같은 국제 정세의 중심에 서 있는 나라가 바로 러시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약 5~6년 전에 쓰인 책이지만, 마치 미래를 내다본 듯 우크라이나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에 대해 자세하게 저술하고 있다.


러시아는 기차로 횡단하려면 족히 엿새는 잡아야 할 만큼 드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지만 기후적 특성으로 인해 부동항(얼지 않는 항구)을 가지지 못한 나라다. 그 지리적 아킬레스 건을 극복하기 위하여 - 그토록 원하던 부동항을 가지기 위하여 -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로 크림반도를 빼앗았지만, 우크라이나는 지속적인 반발과 함께 강력한 탈환 의지를 내보였다. 또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발트 3국은 이미 NATO와 유럽연합에 가입한 지 오래인데, 여기서 우크라이나마저 NATO에 가입하게 된다면 러시아는 별다른 완충 지역 없이 NATO에 국경을 완전히 노출하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영토를 지나는 수송관을 통해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러시아는, 해상을 통해 LNG(천연액화가스)를 유럽에 보급하려는 미국과 총성 없는 경제전쟁을 지속해 왔다. 현재 유럽은 천연가스 사용량의 4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고, 경제대국인 독일의 경우에도 천연가스 수요의 절반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이 엄청난 자원을 무기화하여 유럽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온 러시아는 새로운 수송관의 완공도 현재 어려운 상태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실질적 지배권을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는 것이다.


단순히 노망 난 푸틴의 불장난으로 시작되었다고 생각한 이 전쟁에 이토록 많은 정치, 경제적 목적이 얽혀있었다니. 국제 정세에 내가 얼마나 무지한 가를 다시 한번 느끼기도 했고, 이 전쟁이 수많은 나라의 이익과 맞닿아있어 그 누구도 쉽게 간섭할 수 없다는 것이 두렵기도 다. 달리 말하면 강대국의 욕심과 이권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든 포탄이 날아들 수 있다는 것인데, 우리나라야말로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가장 자유롭지 못한 나라가 아닌가.


한국은 그 위치와 지리적 천연 장벽이 없다는 이유로 강대국들의 <경유지 역할>을 해왔다.


인간의 힘으로 쉽사리 바꿔내기 어려운 '지리'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말은 슬프게도 나라들의 출발선이 결국 다르다는 뜻이다. 이러한 '지리결정론'은 마치 요즘 유행하는 금수저 흙수저론과도 닮아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열강에 둘러싸인 작은 반도 국가에다 천연자원 거의 없는 우리나라는 사실상 지리 흙수저나 동수저쯤 될 테니까 말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지리적 축복을 받지 못해 맨땅에 헤딩을 하듯 성장해야 하거나, 타고난 지리적 고난을 극복하는데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한 나라도 있는 반면, 비옥한 토지와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진 덕에 큰 노력 없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도 있다. 어떤 나라는 천연자원의 공급을 무기로 다른 나라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또 어떤 나라는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인해 끝없는 외부인의 침략을 견뎌내야 하기도 했다.


라틴 아메리카, 내륙이 텅 빈, 거대한 지리의 감옥에 갇히다.


남미와 아프리카, 중동, 인도 편을 읽으면서는 사실 조금 혼란스러웠다. 이 지역들은 일부 아시아와 유럽, 북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열악한 지리환경을 가졌고, 그로 인해 식민주의와 노예제, 각종 내전과 분쟁 등으로 고통받아온 지역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도리어 나는 과연 이 나라들의 더딘 발전이 모두 '지리'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만약 이것이 모두 '지리'때문이라면, 영원히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부딪치게 되었다.


브라질은 국토의 3분의 1이 정글지대로 사람이 살 만한 지역으로 개척하기에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고 한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3분의 2는 그럭저럭 사람이 살 만한 지역이라는 뜻이 아닌가? 국토의 4분의 3 가량이 사람이 거주하기 어려운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과는 무엇이 다른 걸까.


저자는 브라질이 내부 물류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서, 멕시코는 대서양으로 진출할만한 해군력이 부족해서 제대로 된 발전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르헨티나는 100년 전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0개 나라 가운데 하나였지만 산업 다각화의 실패와 연이은 쿠데타, 실패한 경제정책과 불공정한 사회 제도 등으로 그 위상이 급속하게 추락하였다. 아프리카나 중동의 많은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아프리카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졌음에도 이를 착취당해 왔고, 이란은 세계 3위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빈곤하다. 이란의 산악지형이 물류 수송의 연계를 저해한다고는 하지만, 그보다는 부패한 행정과 산업화를 가로막는 경제 제재가 이란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


비슷한 지리적 특성을 가졌음에도 다른 발전 양상을 보이는 나라들이 다. 사막이나 정글, 지형과 기후, 천연자원의 매장량 등 다양한 지리적 환경이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그 나라의 운명에 개입하려 하지만, 결국 지리적 환경도 어떤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는 데 있어 그저 아주 많은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다는 희망 - 을 품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부패한 정부나 발전하지 못한 물류  결국 모두 지리에서 시작된 것이라, 유럽이 그토록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유럽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에 생긴 당연한 운명의 결과였다고 말한다.


아프리카에서 자원은 저주이면서 축복이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것은 축복이지만 그로 인해 오랜 세월 외부인들의 약탈 대상이 되어 왔다는 점에서는 저주다.


사실 나는 풍부한 천연자원이 축복이자 저주라고 이야기하는 것 메르카토르(Mercator) 방식의 지도처럼 철저히 서구 중심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처럼 느껴진다. 서구 열강들은 아프리카 대륙의 크기 자체를 심각하게 왜곡했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의 삶 자체를 철저히 자신들의 잣대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앞당겼다는 이야기에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발대발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프리카에 대한 서구 열강의 식민 지배 현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투자와 간섭들은 어떠한가. 아프리카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들은 적절한 값을 치르지 않은 채 아프리카의 자원과 노동력을 착취하였고, 들이 아프리카 중동에서 성의 없 그려놓은 국경선은 지금도 많은 이들을 분쟁으로 몰아넣어 피 흘리게 만들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지난 수십 년 동안 괄목할만한 경제 성장을 이루어 냈다. 하지만 열악한 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아프리카 국민들에게는 그 발전의 열매가 돌아가지 못하여 아프리카의 빈곤율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에 머물러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발전된 나라 중 하나인 남아공을 여행했을 때 도심을 벗어나 내가 마주했던 풍경들은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아프게 남아있다. 우리가 가끔 TV로 접하는 아프리카의 어린 기아들은 또 어떠한가. 고통받는 그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아프리카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 수많은 나라로부터 착취당하지 않았다면, 지금과는 달라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리흙수저인 아프리카에게는 지금의 이 모습이 그저 최선이었던 것일까. 아프리카 편은 내게 많은 물음표를 남겼다.


지구상에서 중국인들이 안 가는 곳은 없다.


중국과 미국 편뿐 아니라 남미 편도, 아프리카와 중동, 그리고 인도 편도 결국은 돌고 돌아 결말은 미국과 중국이더라. 두 강대국은 자국의 상품과 해군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해상로를 개발하고 운하를 건설하며,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 곳곳에서의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개발도상국에 무기를 팔거나 기증을 하 군사 교류를 제안하고, 철도와 수송망을 건설하여 석유와 광물, 귀금속, 그리고 시장까지 집어삼키는 등 개발이익을 톡톡히 챙기고 있다.


지리금수저인 미국과 중국은 이제 지리흙수저들이 가진 자원을 바탕으로 더 큰 부를 이뤄가고 있다. 지리흙수저는 영원히 금수저에게 착취당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일까. 인간의 노력으로 히말라야 산을 다 깎을 수 없듯이, 방글라데시 벵골 반의 넘쳐흐르는 물을 무엇으로도 막아낼 수 없듯이, 어떤 노력으로도 결코 지리금수저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 조금 서글퍼진다. 수 세기가 지난다 할지라도, 우리가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나간다 할지라도 이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먹고사는 문제가 더 시급한 지리흙수저들에게 지금 우주는 어불성설이기에.


지리는 언제나 운명들을 가두었다. 그 운명은 한 국가를 규정하거나 한 국가가 될 수 있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또 어떤 것은 세계의 지도자들이 그토록 벗어나고자 몸부림쳤던 운명일 수도 있다.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우리는 지리의 힘에 절대적인 지배를 받고 있다. 크고 작은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위해 싸워온 것이 바로 이 세계의 역사일 것이다. 하지만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국경선은 점차 흐려지고, 기후는 변해가고 있으며, 지리의 힘도 과거에 비해 약해지고 있다. 해양의 거리를 좁히거나 사막을 경작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더 멀리 비행기를 띄울 수 있게 되었고, 교역을 가로막았던 강들은 훌륭한 수력발전소로 거듭났다. 히말라야는 깎을 수 없지만 필요하다면 더 쉽게 그것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고, 인간은 넘쳐흐르는 물로부터 결국 방글라데시와 몰디브 사람들을 구해낼 것이다.


지리적 약점을 극복해 낼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이 많아진다는 것이 우리에게 과연 마냥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과거의 우리나라는 때때로 지리적 약점에 굴복해야 했으나, 놀라운 발전을 이루어내기도 했다. 여전히 우리는 그 무엇도 낙관할 수 없지만, 우리가 맞이하는 새로운 시대는 이전보다는 더 나은 모습이길 기대해 본다.


2023년 1월 16일, 열한 번째 책당모의♥


[발제문] by LYK2

1. 이 책은 각 국가의 지정학적 환경이 정치적, 경제적 현황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전제로 주요 국가와 대륙의 정세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아래 이슈들을 지정학적 관점으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어떨까요?

- 메시의 월드컵 우승과 호날두의 사우디 이적
- 영화 「탑건: 매버릭」의 흥행
- 수리남? 나르코스? 남미의 마약왕
- 콩고왕자 조나단 


2.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많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지리의 힘은 절대적일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3. 국가의 지리적 환경이 국민성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반도국가인 이탈리아와 우리나라가 국민성이 비슷하다는 얘기, 진짜일까요? 섬나라인 일본과 영국은? 중국 대륙과 미국 대륙은? 의견을 나누어 보아요.


4. 여행, 유학, 출장, 외국인과의 교류 등 다른 국가의 문화를 접할 기회가 종종 있습니다. 국가의 지리적인 차이로 인한 문화의 차이를 느껴본 적이 있는지 경험을 공유해 보아요.


5. 국가가 지리적 환경에 좌우된다는 이 책의 전제를 사람에 대입해 보면, 사람의 인생은 타고난 선천적 요소에 좌우된다고도 해석할 수 있을 듯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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