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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지 Feb 09. 2020

두려움 없는 조직만이 살아남는다

조직은 심리적 안정감을 통해 성장한다

존경해 마지않는 CTO님이 새해맞이 독서 토크 시간을 여셨고, 첫 책으로 <두려움 없는 조직>을 선정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후다닥 구매해 읽어보았다. (제가 얼마나 존경하는지 모르실 텐데. 비밀 존경.. 짝존경..)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심리적 안정'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심리적 안정감이란 상호 신뢰와 존중이 가능한 조직 문화의 핵심 동인으로, 동료들에게 본인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줘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심리적 안정감이 있는 상태는 서로 좋은 말만 하는 겉 번지르르한 호의적인 분위기가 아니다. 자신의 의견이나 의문을 두려움 없이 밝힐 수 있는 믿음이 갖추어진 상태이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좋은 게 좋은 거다'라고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 또는 최고의 결정보다 게으른 빠른 결정(속도가 중요한 상황이 아닐 때 그저 대충 결정하고 싶어서)을 내릴 때가 있다. 하지만 이는 조직의 성과를 갉아먹을 뿐 아니라 해야 할 논의에 침묵함으로써 조직을 위기에 빠트릴 수도 있다.


예전에 제조 또는 단순 업무가 주가 되었던 시대에는 직원들에게 두려움을 가지게 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게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수많은 경쟁으로 인해 창의적인 해결책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런 방식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리더가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는 방법

당연히 리더가 조직이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전제되어야만 이후에 작성한 '직원으로서 침묵하지 않는 방법'이 성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취약성을 드러내야 한다.

“회사의 리더는 자신의 약한 모습과 실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야 다른 직원들도 실수를 솔직하게 보고할 수 있으니까요.”

직원들이 실수 또는 모르는 것에 대해 솔직해지기 위해서는 리더가 솔선수범하여 취약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책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에서도 리더가 신뢰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다. 


‘실수 = 배움’이라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리더는 구성원이 문제를 제기했을 경우에 이를 포용해야 한다. 실수를 책망하기보다는 실수를 통해 학습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동료들은 실수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책망하기보다는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해줬다는 것에 대해 인정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IT의 개발 문화 중 ‘포스트 모텀’이라는 것이 있다. ‘해부’라는 뜻의 영어 단어를 사용하는데, 어떤 장애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과 대응 방식에 대해 샅샅이 파헤치는 것이다. 책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의 저자는 에어비앤비에서 장애를 일으켜 ‘포스트 모텀’을 한 적이 있다. 사내의 모든 개발자들에게 자신이 일으킨 장애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서 보내야 했다. 다른 개발자들이 이를 통해 배우고, 모든 개발자가 실수를 재발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몇몇 동료들은 답장을 보내, 덕분에 이러한 점들을 배웠다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리더는 실패에 대한 개념을 직원들에게 인지시켜야 한다. 픽사의 공동창업자 캣멀은 실수에 대해 이렇게 인지시켰다.

픽사 Pixar의 공동창업자 에드윈 캣멀 Edwin Catmull도 마찬가지다. 그는 늘 제작진을 향해 “제작 초기부터 완벽한 영화는 단 한 편도 없다”라고 강조하며 그들이 ‘두려움’과 ‘실패’를 분리해 생각하도록 지원했다. 즉, 엄청난 흥행을 보장하는 성공작으로 거듭나기 위해 ‘제작 초기 단계에서의 부족함은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프레임을 리더로서 분명히 인지시킨 셈이다.


진심 어린 질문을 한다.

리더는 직원에게 호기심과 진심 어린 질문을 해야 한다. 질문을 받은 이는 자신이 리더와 동료에게 중요한 존재라고 느끼게 된다. 그 대답을 주의 깊게 들어준다면 더욱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의료 사고율을 줄이기 위해 질문을 바꿔 던지기 시작한 리더의 사례이다.

“이번 주에도 각자의 담당 환자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만큼 안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습니까?” 모라스가 던진 이 질문은 예의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구체적이다. ‘이번 주’, ‘각자의 담당 환자들’ 등의 표현이 그렇다. 동시에 질문하는 사람의 호기심도 느껴진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의료진에게 “실수나 문제가 있었나요?”라고 묻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대신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안전’처럼 듣는 이의 의지를 북돋우면서도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표현을 썼다. 그러자 비로소 조직에 심리적 안정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직원으로서 침묵하지 않는 방법

사람은 본능적으로 개인의 안전이 보장되는 방향을 선택한다. 두려움이 만연한 분위기에서 중요한 실수 또는 결함을 발견했을 때 사람들은 본능적을 침묵을 선택한다. 침묵은 '행동하지 않음', '선택하지 않음'을 의미하지만, 그 또한 하나의 행동이고 선택이다. 


리더가 노력해서 심리적 안정을 만들어야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 직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을 바꾸는 일에 일조하라

개인의 안전보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 침묵하지 않는다. 사실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리더가 노력해서 심리적 안정을 만드는 것이 모든 직원들이 침묵하지 않는 길이다. 그저 침묵하지 말라고 하는 건 개인의 성향에 따라 불가능한 일일 수 있다. 그럼에도 보다 깨어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에게 더욱 뾰족해질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해보자. ‘과연 나는 승리를 위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가?’ 실패만 피하자는 각오로 업무와 마주한다면 실제로 실패만은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반면 성장하고 혁신하며 좀 더 깊이 있는 만족감을 얻기는 힘들다. 하지만 승리가 그 목적인 경우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공개적으로 창피를 당하는 일쯤이야 생길 수 있어도, 세상을 바꾸는 일에 조금이나마 일조한다는 보람과는 맞먹을 정도는 아니다.


스스로 리더가 되어라.

리더는 소수이고, 다수는 팔로워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리더십의 핵심은 '혼자서 성취할 수 없는 목표를 서로의 노력으로 함께 이뤄가는 것'이다. 팀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침묵을 지키는 대신 솔직하게 표현하고, 두려움을 갖는 대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것, 이 책이 전하는 바는 오늘날 모든 조직의 구성원에게 강력한 무기가 되어줄 것이다.

나의 리더는 나 자신이다. 조직의 리더는 아닐지라도 조직에 속한 자신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개인의 의견은 조직의 자산이다.

개인이 조직에 속해있다면, 개인의 의견은 사실 조직의 의견이기도 하다. 내가 월급을 받고, 고용된 상태라는 것은 나의 의견 또한 조직의 자산인 것이다. 그렇기에 조금은 부담은 덜돼 의견이 있다면 공개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구성원이라면 모두 동료들에게 일종의 ‘빚’을 지고 있다.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표현해야 할 ‘빚’ 말이다. 달리오는 이렇게 설명한다. “개인의 생각과 의견이 구성원 개인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한 사람의 의견은 기업 집단에 속한 것이다. 따라서 그것을 표현하지 않고 마음속에만 담아둘 권리는 없다.”

이 대목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내 의견은 나의 입을 통해서 나오지만 나는 집단에 속해 일하기 때문에 나의 의견은 집단의 의견이기도 하다. 이런 생각이라면 조금은 부담 없이 의견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전에 읽었던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에서는 심리적 안정감을 포함한 더 넓은 범위의 리더십과 팀워크에 대해 다룬다. 이미 '심리적 안정'에 대해 접한 적이 있기 때문에 <두려움 없는 조직>을 읽고 크게 얻은 인사이트는 없는 것 같다. 다만, 심리적 안정감이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왜 침묵할 수밖에 없는지 본성적인 근거와 위험성에 대한 사례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심리적 안정감을 기반으로 한 두려움 없는 조직은 성장할 수 있고, 그렇기에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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