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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지 Apr 26. 2020

나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한다

자료에서 사실을 찾아내는 눈

실제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접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기사와 뉴스를 통해 접하거나 조금은 더 친숙한 유튜브/SNS를 통해 사건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생각의 윤곽을 다듬기도 한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개인이 정확하고 좋은 정보를 얻는 방법은 바로 '언론'을 이용해서 일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모여 취재하고 검증한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이 정치 경제와 유착하면서 언론에도 색깔이 있고, 편향이 존재한다. 이 불편함으로 인해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언론이 대중의 외면을 받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객관적이지 않은 뉴스들과 애초에 주관적인 유튜브와 SNS의 수많은 정보들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진실을 찾아내고 나만의 날카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을까.


<나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한다>의 저자는 정보가 넘치는 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데이터의 진정한 의미를 판단하고, 진실의 파편을 수집할 수 있는지 25가지를 통해 서서히 보여준다.


"어떤 현상이 효과적이었는지 수치적으로 보여주는 그래프에서 반드시 대조군(어떤 현상이 일어나지 않은 일반 상태)의 데이터를 확인하세요. "라던지 "증가하는 그래프라도, 차트의 눈금을 작게 잡아 과장했을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라는 데이터를 읽는 방식에 대한 조언은 없다. (이런 점을 기대했으나 없어서 아쉽다)


책은 사례를 중심으로 관련 데이터(차트)들을 보여주고, 여기서 진실들을 발견하는지 독자를 따라오게 한다. 


인상 깊었던 사례는 '담뱃세 효과'이다. '전 세계 국가들의 담배 가격과 세금' 자료를 보고 인상 전 우리나라의 담배 가격이 OECD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낮은 편이었다는 것이 놀랐다. 2015년 인상 후에도 선진국 평균에 비해 크게 낮고 세계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형평성 논란과 더불어 담배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요 하락에도 불구하고, 거둬들이는 세금을 증가시키려는 것 때문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한국의 담배 가격별 추가 세수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책정한 담배 가격이 세수의 최댓값이어서 논란이 더 들끓었다고 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한 논문에서 "담배 가격 인상 후 최하위 계층 흡연율은 전년 대비 12퍼센트 하락하였지만, 최상위 계층은 3퍼센트 떨어졌다"라고 밝힌다. 추가적인 조세부담은 오히려 고소득층이 더 많이 부담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소득층과 최상위 계층 말고 그 사이의 계층에 대한 수치도 궁금하다.. 보통 서민이라고 하면 저소득층과 최상위 계층의 중간일 텐데 말이다.

그럼에도 다른 나라에서 담배 가격을 올렸을 때 흡연율이 감소한 것을 보면 단순히 세수를 올리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책정한 담배 가격이 세수의 최댓값인 것은 여전히 오묘하지만 말이다. 


이렇게 조금씩 여러 사례를 접하다 보면 데이터를 보는 시각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 같다. 다만, 세상의 많은 현상들은 진실을 판가름할 만큼의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 책에서 제시되는 예시들의 경우 많은 연구소에서 풍부한 자료들을 만들었기 때문에 사실을 추출하려는 시도를 해볼 수가 있다.

그러나 현실 속에는 데이터 자체에 편향성이 존재하거나 외부에 공개되지 않거나 아예 수집되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한편으론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해 앞으론 데이터들이 많아지리라 기대한다. 대부분 기업에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겠지만, 공적인 목적으로도 데이터가 활발하게 수집해주길 기대한다. 공적인 목적으로 데이터가 수집된다면 미국이 빈민촌 이주 정책이 효과 있었는지 10년 동안 추적한 기록을 활용한 것처럼 좋은 정책을 찾고 효과를 판별하는데 쓰일 것이다.



사례 중심이기에 술술 읽을 수 있고, 사회/정치/경제에 대한 기대하지 않았던 지식들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책 전반적으로 교수님이 뉴스 읽어주시고 마지막에 한 마디 해주시는 느낌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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