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이 정의한 사랑과 결혼에 대해 엿보기
이 책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사랑의 시작에 대한 달콤함이 아니라
그 후 계속해서 반복되는 일상에 대해 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뚜렷한 파국이나 큰 행복 없이 수십 년 동안 지속되는 관계가 사랑의 진척에 관한 이야기로서 마땅히 대접받지 못하고 여전히 러브스토리 밖에 머무는 것은 흥미롭고도 걱정스러운 일이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는 두 사람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갈등이 펼쳐지지만 결국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하지만 그것은 두 사람이 헤쳐나갈 수많은 과정 중 극히 초반일 뿐이다.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낭만적 연애'보다 그 후에 펼쳐지는 수많은 '일상'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은 처음 서로를 만났을 때 느꼈던 설렘이나 뜨거운 감정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인간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1부에서, 그러니까 책을 10장 정도 읽었을 때 나오는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그러나 당연히, 그는 아직 첫걸음도 떼지 못했다. 그와 커스틴은 결혼을 하고, 난관을 겪고, 돈 때문에 자주 걱정하고, 딸과 아들을 차례로 낳고, 한 사람이 바람을 피우고, 권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가끔은 서로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고, 몇 번은 자기 자신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진짜 러브스토리다.
낭만적이지 않다. 누구도 사랑을 시작하며 이러한 스토리를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누군가와 결혼을 하고 그 관계를 이어나간다는 것에 대한 현실이다.
당연하게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루고 싶지 않을 법하다..
작가는 자신이 지어낸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의 중간중간에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과 관계에 대한 깨달음을 끼워놓았다. 아직 결혼과 그 후의 일상에 대해서는 경험이 없기에 뒷부분으로 갈수록은 공감보다는 그저 텍스트로 읽어 내려갔다. 나중에 그때가 되면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단어들 - 그중 감정, 특히 사랑은 그 단어가 어떤 이의 마음속에 있는 가에 따라 의미가 매우 달라진다.
함께 있으면 편안한 것
다른 어떤 것도 두렵지 않게 용기를 주는 것
설레는 감정
자꾸 떠오르는 사람
주변에서 들었던 또는 읽었던 사랑에 대한 정의들을 적어봤지만, 개개인이 가진 연인과의 사랑에 대한 감정은 위에 적어낸 것보다 훨씬 다양할 것이다.
어떠한 단어보다 그 정의가 모호하다.
사랑에 대한 정의를 잃어버렸을 때
작가가 사랑에 대해 사고를 정리한 이 책을 읽고,
당신의 사전 속 사랑에 대한 정의를 검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후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