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고 멍청한 상상일 수도 있겠지만, 먼 미래의 인류가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 어떠한 커다란 사고로 인해 인스타그램 밖에 남아있지 않는다면 어떨까?
그들이 바라보는 현재의 인류는 모두가 행복하고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을까? 부족함 없이 누리고 행복에 겨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일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 미래까지 가지 않고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나만 하더라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을 염탐하고 있노라면 다들 너무나 멋지고, 예쁘고, 행복해 보이고, 특별해 보여서 비꼬는 게 아니라 참으로 부러워진다.
그렇지만 삶의 오묘한 부분을 예민하게 캐치하며 주변에 만연한 수많은 부조리들과 인간의 삶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끔찍하거나 암담하도록 슬픈 부분들에 대하여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친구, 혹은 사소함들 속에서 통찰력을 발휘하여 자신만의 진실을 찾아낼 수 있는 그런 친구가 내게 있다면 나는 인스타그램 속의 행복한 사람들이 조금은 덜 부러워질지도 모르겠다.
"그런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면 저랑 같이 술이나 한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