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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No Man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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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승원 Feb 18. 2022

저기요, 저의 새벽은 저만을 위한 것이거든요?

밤 10시 이후 연락 사절

친한 사람들의 안부 문자는 새벽 네시에도 좋다. 정말이다.

나도 문득 새벽 감성에 젖어 괜히 보고 싶고 궁금하고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하지만 일에 관련된 문의는 새벽 두 시에 하면 안 된다는 보편적인 사람들 간에 매너는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


내가 가끔 진지 빨고 제발 열 시 이후에는 업무나 그에 관련된 문의에 관련된 전화는 하지 말아 달라고 사정사정을 하고 빌어도 매일 같이 새벽마다 전화기는 울려댄다.

내가 그렇게 일이 많은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정말 그럴 때마다 막말로 미쳐버릴 것만 같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란 말을 꺼내고 싶지 않음에도 전부 확인해 보면 이십 대 초중반의 나이대의 사람들의 연락인 것은 그저 우연일까? 이쯤 되면 내가 세상의 흐름을 잘 못 따라가는 것인지 의심스러워질 지경이다.


제발 이 시간에는 연락하지 말아 달라고 발작을 하면 보통은 "아니, 내가 오늘 처음 이 시간에 연락을 했는데 왜 저 난리야?"라는 투의 반응이 돌아올 뿐이다.

"그래, 너는 오늘 내게 처음으로 새벽에 연락을 했겠지만 나는 매일 같이 너 같은 애들한테 연락이 오고 저녁과 새벽 시간조차 긴장을 풀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단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빌어먹을 친절한 인간 코스프레 병이 내 발목을 붙잡는다.


"저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그때그때 보내는 거예요. 그쪽도 읽을 수 있을 때 읽으면 되죠."라고 되려 당당하게 반응하는 태도에 나는 "아, 그런 건가? 요새 그게 트렌드인가?" 싶다가도 뒤돌아 생각하면 그 친구가 새벽에 내 핸드폰의 알람 설정을 일일이 꺼줄 것도 아니고 어떻게 그게 말이 되나 싶다가도 따지고 정색하기엔 늘 늦은 상황이 반복되어 가고 있다.


정말이지 그럴 때면은 내가 예민한 건가 싶어서 잠이 오질 않는다.

새벽만큼은 부디 온전히 나만의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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