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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won archive Jun 11. 2024

가볍게 알아보는, 반도체 종류와 기업들의 정체

선무당식은 아니다! 그저 매우 쉽게 알아보자는 것!


    반도체는 일하는 사람의 모습을 매우 닮았다. 아무래도 반도체의 탄생 자체가 인간이 일하는 방식을 아주 미세한 크기의 회로(Transistor)에서 구현하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는데, 복잡한 얘기는 차치하고 상상을 한 번 해보자.

호랑이는 어떻게 연구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을까?

    멧돼지를 사냥하는 방법을 연구해서 보고서로 작성해야 하는 호랑이는 오늘도 야근 중이다. 멧돼지 사냥에 관련된 자료들을 책장에서 찾아와서 책상 한편에 펼쳐놓는다. 자료들을 종합해서 깔끔하게 보고서를 열심히 작성하는 호랑이. 힘들게 작성한 보고서를 책장에 올려놓고 퇴근하면서 마디를 내뱉는다. "내일 보고해야겠군, 어흥"

    호랑이가 업무를 하는 모습을 여러 종류의 반도체에 대응할 수 있는데, 1) 첫 번째로 호랑이는 CPU와 GPU에 대응한다. CPU랑 GPU는 다른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은 여기서 중요하지 않다. CPU와 GPU는 일을 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고 받아들이자. 2) 두 번째로 책상은 DRAM에 대응한다. 아무리 똑똑한 호랑이라도 책상이 없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책상이 크면 클수록 올려놓을 수 있는 자료들은 많아져서 업무를 하기 훨씬 수월하고 빠를 것이다. DRAM은 일을 진행하는 속도라고 생각하자. 3) 마지막으로 책장은 NAND에 대응한다. 호랑이가 참고하는 서적과 작성한 보고서 등등 수많은 자료를 저장하는 공간이다. 책장이 크면 클수록 많은 기록을 보관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NAND는 저장 장소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CPU와 GPU는 일을 하는 두뇌

DRAM은 일을 진행하는 속도

NAND는 저장 장소의 역할을 한다고 대충 받아들이자.


    여기서 첨언하자면 CPU와 GPU의 가격이 제일 비싸고 DRAM이 그다음이며 제일 저렴한 제품이 NAND이다. 생산에 필요한 기술력도 같은 순서라고 보면 되겠다. 그렇다면 각 반도체는 어떤 기업들이 제조하고 있을까? 이제 CPU/GPU와 DRAM 및 NAND, 그리고 Foundry를 하는 업체들을 알아보자. 잠깐만, Foundry(파운드리)에 대한 설명은 없었는데? Foundry는 설계도를 받아서 반도체 생산만 하는 외주 생산 업체라고 이해를 하자. 언뜻 들으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산업군인 것 같으나, 현재는 반도체 업종 중 제일 주목받는 곳인데 이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다음번으로 미루겠다.

    우선 미국과 한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부터 알아보자.

    1) 인텔: 역시 반도체 업계의 황제. 모든 것을 다 한다. 물론 최근에 메모리 반도체(DRAM, NAND)에는 소홀하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든 반도체를 설계/제조할 수 있는 기업이다.

    2) 마이크론: 메모리 반도체 전문 제조 회사로서, 우리나라의 삼성/하이닉스와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이다. 경쟁기업이지만 마이크론이 있다는 것 만으로 한국 기업에게는 축복이 되었는데, 이는 다음 기회에 자세하게 얘기해 보겠다.

    3) NVIDIA / AMD: CPU와 GPU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팹리스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AI 산업혁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기업으로 기술력 하나만큼은 그야말로 독보적인 기업이라 할 수 있겠다.

    4) 삼성 / 하이닉스: 한국의 자랑스러운 메모리 기업이다. 물론 삼성은 파운드리까지 하는 회사라서 메모리 기업으로 국한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두 기업의 메모리 반도체(DRAM, NAND) 기술력과 생산력은 세계 선두권으로서, 메모리 업계 한정해서는 두 기업이 아주 강력한 주도권을 쥐고 있다. 이 책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주인공으로서, 21세기 한국의 새로운 도약의 시작점이 될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일본과 중국, 그리고 대만의 반도체 기업을 알아보자.

    5) 키옥시아: 일본의 마지막 남은 칩메이커로서, 현재는 NAND 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이다. NAND만 만드는 기업인데도 삼성, 하이닉스 그리고 마이크론에 NAND마저 밀리는 비운의 기업이다. 게다가 자본잠식에 빠져서 일본 정부의 지원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좀비기업으로 추락한 신세랄까.

    6) 라피더스: 반도체 강대국으로의 재도약을 꿈꾸는 일본의 비장의 무기. 조만간 파운드리 3nm 기술을 양산화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히며, 한국 언론에도 매우 자주 등장하는 기업이다. 물론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말이다.

    7) CXMT / YMTC / SMIC: 중국의 반도체 굴기 선봉대장 세 기업인데, 최근에는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현재는 기술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엄청난 보조금과 막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최선단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기업들로서, 한국과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에게 매우 위협적인 존재인 것은 틀림없다.

    8) TSMC: 미국의 엔비디아와 함께 반도체 업계의 주인공이자, 전 세계 IT 업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파운드리 기업이다. 기술력과 생산력 모두 압도적인 세계 1위이며, 2위인 삼성과는 그 격차를 매년 벌리면서 과거 인텔이 누렸던 반도체 황제의 자리를, 지금은 TSMC가 누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이다. TSMC의 중요성은 기업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현재는 양안분쟁의 핵심이자 미중갈등의 원인이 될 정도가 돼버린 상태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의 기업들 못지않은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될 기업이다.


    이렇게 반도체 종류와 기업들의 정체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 책에서 앞으로 계속 전개할 이야기들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개념들이기 때문에 조금은 딱딱하지만, 최대한 쉽고 한눈에 들어오게 풀어보았다. 그래도 어려운가? 그렇다면 우선 이번에는 넘어가고, 앞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반도체 종류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면, 혹은 반도체 기업들의 정체가 헷갈린다면, 이 장으로 다시 넘어와서 복기해 보자. 계속해서 반복해서 이 장을 읽고 또 읽다 보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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