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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명숙 Dec 29. 2023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이 나이에 뭘 하려고, 이 나이에 무슨, 나이를 생각해야지, 이젠 쉬어야 할 때지, 있는 거나 쓰다 가야 해, 이제 그만해 지금까지 일했는데, 그냥 실컷 놀아야지, 이 나이에 뭘 더 해 ……. 요즘 내가 자주 듣는 말이다. 현직에서 물러나면 삶도 멈춰야 하는 걸까. 하고 있는 일도 다 놓아야 하는 걸까. 정작 이 나이쯤 되니 가르칠 만하고, 알 만하고, 할 만한데. 실컷 논다는 게 무엇이며, 그게 과연 생산성 있는 걸까. 


한때 나도 그렇게 생각한 적 있다. 학교에서 물러나면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며, 여행하고, 내 시간을 오롯이 나를 위해 쓰며 살아야겠다고. 시간 때문에 못했던 것을 마음껏 하면서 살아봐야겠다고. 그날을 위해 열심히 산 게 아니겠느냐고.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 그 자유의 맛을 실컷 보다 보면 행복감에 취할 수 있으리라고. 내 인생 그 정도면 더 바랄 게 없다고. 살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는 날을 위해 지금까지 노력해 온 거라고. 마음이 부풀기도 했다. 


막상 현직에서 물러날 때가 되니, 그것은 내 마음과 현실을 잘 모를 때 했던 생각이라는 걸, 금세 깨달았다. 도전하지 않는 삶은 정체된 삶이고 고인 물과 같다는 것도. 다시 생각했다. 계획은 언제든 바람직한 방향으로 수정되거나 변하는 게 맞다. 한번 정해서 그대로 진행하거나 수정하는 게 장단점을 갖고 있다고 본다. 가장 이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옳다. 그래서 내가 생각했던 것을 바꾸기로 했다. 


평생, 도전하며 살기로 한 거다. 무엇에든. 옳지 않고, 사회에 악이 되고, 누군가에게 폐가 되고, 양심에 걸리는 일 외에, 모든 면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살기로 한 거다. 배우는 것, 열심히 쓰는 것,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 새로운 일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것, 잘 노는 것,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 이 모든 것에 적극성을 띠고 도전하기로 했다. 물론, 고수해야 할 것은 고수하고, 그 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기로 말이다.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므로. 


아기는 태어나 첫울음을 터트린다. 그 후 옹알이하고, 기고, 서고 걷는다. 그 과정에서 넘어지고 엎어지지만 좌절하지 않고 일어선다. 끝내 서고 걷다가 뛸 때까지. 우리 모두 그런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왔다. 그런데 이제 그만하자는 게 맞을까. 호흡이 있는 그날까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며 나아가야 하는 게 인간이다. 젊을 때처럼 역동적으로 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현재의 여건에 맞는 도전을 계속할 수 있어야 한다. 기억하지 못하는 첫울음의 순간부터 명징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래왔듯. 


그렇다고 나이를 잊거나 뛰어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말이다. 나의 여건과 조화를 이루는 반경 안에서. 그것은 각자 다르리라.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다른 이의 생각을 폄훼하거나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다. 선동할 생각도 없다. 그런 사람은 그런대로, 이런 사람은 이런 대로 하면 되리라. 나는 인생을 살아갈 때 도전의 연속이라는 의식으로 살겠다는 것이다. 


도전하면 바뀐다. 삶이 바뀌고, 의식이 바뀌고, 계획이 바뀌고, 주변이 바뀐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도전해서 목표했던 바를 이루지 못해도 노력한 만큼은 바뀐다. 바뀌어서 안 되는 것을 지키려고 하는 것도 도전이다. 무조건 다 바뀌는 것이 옳은 게 아니다. 지킬 것은 지키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것, 그래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진정한 도전이 아닐까 싶다. 


생각해 보면, 나는 내 분수대로 도전적인 삶을 살아왔다. 때로는 허물이 있고 성과도 있었다. 발전적인 모습도, 그렇지 않은 모습도. 다 괜찮다. 그 모든 도전을 후회해도 만족해도 모두 내가 만들어낸 삶의 궤적들이니까. 앞으로도 나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대로 도전하며 살 테니까. 달라지는 게 있다면 앞만 보고 달리지 않고 이젠 뒤를 돌아다보고 옆도 보면서 도전한다는 거다. 나를 조금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각이 생겼으므로. 


이 나이에 뭘 하려고, 이 나이에 무슨, 이젠 쉬어야지 등등의 도전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내 사전에 아직은 없다. 영원히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수정될지도. 하지만 현재는 없다. 건강을 잘 관리하기에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에 도전하고, 행복해지기에 도전하고, 글 많이 쓰기에 도전하고, 내가 살고 싶은 삶에 도전하고, 이런저런 많은 것을 내 능력과 여건에 맞는 범위 안에서 도전하리라. 다가오는 새해에도 나의 도전은 계속되리라.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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