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주식투자를 전쟁처럼

#서학개미 라이프

by 김경만

45. 주식투자를 전쟁처럼



2022년 11월 23일 수요일 맑음


주식을 시장가격에 매도하느라 새벽이 되어 오두막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목적했던 주식매도는 성공한 이후였다. 약간의 손실은 있었으나 하락장의 경험과 함께, 다시 시작해 볼 수 있는 원금을 지킨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샤워를 하던 중 “악!”하고 비명을 질렀다.


욕실 수납장 모서리에 머리가 찍힌 것이다. 극한 통증이었으나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드라이기로 머리카락을 말리던 중 흐르는 피를 보았다.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으로 머리카락이 듬성듬성한 정수리를 사진 찍었다. 두피가 찍힌 듯 벌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서 건강검진을 받았던 [디도스 병원]으로 향했다. 신호등도 무시하고 달렸는데, 신호위반 카메라에 적발된 것 같았다. 그러니 항변을 위해 진료기록은 보관해두어야 할 것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응급실에 도착했다. 몸이 좋은 남자 의사가 바느질하고 “여섯 곳 꽤맸구요, 안쪽은 녹는 실로 했습니다. 내일 오후에 소독하러 오세요.”라고 말했다. 진료비는 야간진료 수가 7만 원이 추가되어 111,610원이 나왔다. 어처구니없는 사고에 허망해하며 [월든 숲]으로 돌아오면서 ‘배가 침몰하려면 3백 가지 징후가 나온 후에 침몰한다는데 나도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자문했다.

저녁 시간이 되자 미국 주식을 확인했다. SOXL 주가는 13.3달러로 상승 중이었다. 손해를 보며 성급하게 12.4달러에 매도한 것에 대해 후회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함에도 늘 그렇듯이 잊고 새로 결정한 원칙을 고수하기로 하고 오두막으로 가 저녁 식사했다. 반찬은 계란 프라이와 구운 햄이 전부였다.


2022년 11월 24일 목요일 맑음


눈을 뜬 시각은 새벽 2시였다.

스마트폰을 켜 SOXL 주가를 확인했더니 13.3달러였다. 잠시 달릴 모양이었다. 그러던 중 아들 솔 군이 보낸 영상 링크를 클릭했다. 유튜버 [소수몽키] 채널의 영상으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폭락한 후 상승한다”라는 통계를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주식 전량을 매도한 후 10.6달러를 기준으로 15% 하락할 때마다 1억, 1억5천, 2억 하는 식으로 매수하면서, 동시에 반등하면 매도한다는 계획을 세웠기에 ‘제발’이라고 생각하다가, ‘그렇다면,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정말 기다리자. 기회가 없으면 호텔이나 짓는 거고.’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어두운 [월든 숲]을 가로질러 [킴스팩토리] 사무실로 향했다. “행운은 계속되지 않는다. 기계적인 패턴을 습득하자.”라고 적은 매도 계획표를 폐기했다. 매일 매일 그렇게 하고 있었고, 이번에도 “오늘날까지 원금을 보존한 행운에 감사하며, 계속되지 않을 것 또한 당연한바, 미 연준이 금리 인하 발표하여 주식이 –35% 폭락 한 날까지 모아가자!”라고 적었다.


그리고 매수 금액 및 수량 또한 획기적으로 줄였는데, 시작인 10.6달러에는 250주, 9.0달러에는 500주, 7.7달러에는 1,000주 하는 식으로 2배씩 늘려가는 계획으로, 2.9달러가 되면 총 127,750주를 모을 수 있고 사용되는 금액은 6억4천1백만 원에 불과했다.


그러니 계획대로 진행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계획대로 하면 호텔 건축은 저절로 될 것이나 그렇지 아니하면 당연히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다. 어차피, 무이자 임대 보증금이니 작은 이익에 집착하지 마라!”라고 적었다. 몇 푼의 이자나 투자 욕심에 현금을 움직이지 말자는 뜻이었다.


새로 세운 주식 매수계획표를 출력해 게시판에 붙여두었다. 그리고 앞으로 서학개미 콘텐츠는 구독자들과 함께 ‘미국 주식으로 인생 역전하는 날을 기록하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 이를테면 “미국 주식 SOXL 투자로 인생 역전하자”라는 식이었다. 당장 오늘부터 촬영하기로 했고 장소는 상처 부위를 소독하기 위해 방문한 [디도스 병원] 입구였다.



2022년 11월 25일 금요일 맑음


유튜브에 새로운 매매 원칙을 공개했다.

예상대로 반은 조롱, 반은 응원의 댓글이 달렸다. 기분이 좋을 리 없으나 어차피 미국 주식 투자의 ‘왕’이 되려고 시작한 일이기에, 왕관의 무게로 생각하고 견디어 내야 할 것이었다. 아니, 조롱을 발판 삼아 더욱 인내해 종국에는 성공을 이루어낼 걸 믿어 의심치 않았다.


주식 관련 책도 주문했다.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이라는 제목으로 1920년대와 1930년대 초반까지 추세 매매 주식투자자로 눈부신 활약을 보인 제시 리버모어의 일대기였다.


2022년 11월 26일 토요일 맑음


마이클은 문제에 부닥치면 해결할 때까지 오직 그것에만 집중했다.

미국 주식 3배 레버리지 ETF SOXL 투자 또한 같았다. 13억 원을 몰빵 매수했다가, 전량을 매도했다가, 다시 4만 주를 매수했다가, 또 매도했다가 하는 혼돈의 시간을 지났다. 긜고 ‘행운은 계속되지 않는다’라고 깨닫고 다시 전량 매도해 현재 보유 주식은 한주도 없다. 마치, 투우장의 소가 힘만 앞세우고 투우사와 거칠게 싸우다가 지쳐, 잠시 케렌시아에서 숨을 고르며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는 형국이었다.

‘자, 운 좋게 거의 원금을 회수했다. 12억! 마치, ‘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나이다’라고 장계를 올리고 전쟁에 나선 이순신 장군이 생각난다. 그래. 나에게는 아직 12억이 있지. 주식을 전쟁이라고 한다면 나에게는 군사가 12만6천 명이 있는 거라고. 그중에 나는 SOXL 주가가 10.6달러로 하락하면 250명씩 내 보내고 15% 하락한 9달러에 다시 500명을 보내고’라고 생각하다가 ‘그렇게 해도 6억4천만 원이 대기 중이므로, 대기 중인 현금을 15%씩 하락하는 구간마다 4천만 원, 8천만 원, 1억6천만 원, 3억2천만 원으로 투자하고 반등하면 10% 수익 낼 때마다 보유 주식을 10% 매도하다가 –9%로 하락하면 전량 매도하는 방법으로 투자하면 손실은 없겠다’라는 생각에 도달했다.


주가가 15%씩 4번이나 하락해도 투자금을 두 배로 물을 타기에 방어가 되며, 작은 반등에도 언제든 수익 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다른 투자자들은 왜 이렇게 하지 않을까? 그것은 투자금이 적어 나눌 수 없기 때문이었다.


12억6천만 원을 두 개의 계좌로 나누듯이 나누어 장기 보유용과 단기투자 용으로 나누어 운영하기로 했다. 12만6천 명의 병사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총사령관이 되었다. 장기보유 주식은 ‘정규군’으로 명명하고, 단타 투자용 주식은 ‘특공대’로 명명했다. 그리고 등고선을 이용한 전쟁지도를 완성하고 가운데에 ‘엘도라도’ 낙원을 위치하게 한 후 가장 외각의 등고선에 10.6달러를 표시했고 앞으로도 매수할 때마다 위치와 수량을 표시하기로 했다. 혼자만의 주식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브런치는 [숙아채]의 콩나물 해장국이었다. 상처 부위 소독을 위해 병원으로 가는 길에 식사했는데, 벤츠 SLK 로드스터 앞 유리창에 고프로 액션 캠을 부착하고 동영상도 촬영했다. 정오가 다 된 시각이었다. 다음 치료일은 월요일 오전 8시 30분으로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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