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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맛있는 초밥] 주인장

#서학개미 라이프

by 김경만

104. [맛있는 초밥] 주인장과 [비트코인]


2024년 5월 20일 월요일 맑음

조금 이른 시각의 기상이었다.

숙취가 느껴지지 않아 다행이었다. 느리게 일기를 쓰고 다시 금주의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 술병 등 쓰레기를 봉지에 담아 현관 계단에 놓아두었다. 미국 주식 BITU 이외에 BITX 등을 빠르게, 그것도 매도하지 말아야 하는 플러스인 상태에서 그렇게 한 행동이 음주의 영향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트코인] 투자 기간에는 극한의 맑은 정신과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기로 했다.

[비트코인]은 3% 상승했다. 그러니 2배 레버리지 BITU 상승은 당연했다.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날아가나?’라고 걱정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20% 하락하는 시점부터 3% 하락할 때마다 2,500만 원씩 매수되도록 예약매수를 걸어두었다.

그렇게 비트코인이 반토막 날 때까지 15억 원을 매수하게 된다. 물론, 하락하지 않고 날아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매수도 생각해두었다. 무조건 금요일 LOC 매수로 2,500만 원씩 매집하는 것이었다. 즉, 하락할 때마다 매수하거나 매주 금요일마다 매수하는 두 가지 전략으로 주식을 모아가는 개념이었다. 꽤 괜찮은 생각을 잊지 않도록 표로 만들어두고 샤워하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다. 잠을 자기에는 조금 이른 시각이었다.


2024년 5월 31일 금요일 맑음

미국 주식 개인 계좌는 문제없었다.

아르헨티나 [피렌체하우스] 전세금 1억5천만 원을 TMF 주식에 2년간 묻어 놓기로 한 계획을 다시 실행하기로 했다. 지난번 매도할 때 50달러 조금 넘은 가격이었으나 현재는 46달러 선이었기에 오히려 잘한 일이었다. 프리마켓에서 46달러 선에 5천만 원어치를 주문했으나 소폭 상승해 체결되지 않았다.

비트코인 2배 레버리지 BITU는 34.40달러까지 하락했고, 매매 체결되어 1,668주로 늘어났다. 이로써 5월 한 달간 주식 매집을 마쳤다. 사용된 투자금은 71,567,985원이었다. 그러는 과정에 매수계획도 변경했다.

매월 1억 원을, BITU가 10% 하락할 때마다 2천만 원부터 매수 금액을 10%씩 더 늘려가는 방식으로 주식 수를 늘려가는 것이다. 물론 주가가 하락할 때나 가능한 방법인데, 하락하지 않고 횡보할 때도 금요일에 LOC 매수법으로 직접 매수하는 방법을 병행하기로 했다. 부동산 경매 투자할 때 썩은 빌라를 모아갔듯이, 이번에는 비트코인을 월 1억 원씩 모아가기로 했다. 현재 자금으로도 12월까지 매수를 진행할 수 있다.

유튜브 [서학개미 Life] 채널에 업로드할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 그렇게 한 후, 캔 맥주를 하나 마시고 안방 침대로 향했다.


2024년 6월 1일 토요일 맑음

첫 상업영화 시나리오를 쓰느라 하루를 보냈다.

브런치는 어제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사 온 샐러드에 참치 캔과 두 계의 달걀 프라이를 얹은 식사였다. 그런 후 저수지 산책에 나섰다. 아들 솔 군과 통화할 때도 이때였다. 주식투자와 밝은 미래를 이야기했다.

저녁 식사는 나폴리 [맛있는 초밥] 식당의 초밥이었다. 검은 얼굴의 주인장이 “오늘은 혼자이시네요?”라고 말을 걸었는데, 당연히, 모르는 사이는 아니다. [케렌시아 빌라]를 점유한 임차인과 형제이며, 자신 또한 일정 기간 거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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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사? 아내와 놀러 가서, 특 초밥 하나 주세요?”

이윽고 주인장이 초밥을 얹은 도마를 가져와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런 후 “거기(케렌시아 빌라)는 어떻게 잘 되고 있습니까?”라고 물으며 의자 하나를 빼 앉았다. 마이클이 “잘 안되죠! 하! 하!”라고 유쾌하게 웃으며 젓가락으로 고추냉이를 조금 떼어 초밥에 얹었다. 이때였다. 주인장이 “유튜브에서 봤습니다. 유명하시던데요? 주식도 하시던데요?”라고 물었다. 마이클이 “으하하하~ 주식요? 하긴 하는데. 뭐, 배우는 중이죠. 왜요?”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주인장이 스마트폰을 꺼내 보이며 “제가 주식 좀 하잖아요? 7년 했어요. 비트코인이랑 그런 것도 공부도 하고요. 우리가 공부하는 단톡방이 있어요. 소개해드릴게요~”라고 말했다. 이에 마이클이 말했다.

“아닙니다. 누구의 이야기를 듣거나 하면 내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내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러긴 한 데요. 여기는 리딩방 그런 게 아니고요.”

“비트코인은 2배 레버리지 BITU를 하고 있습니다.”

“그 BITU는 거래량이 적어서 사장님처럼 큰돈을 넣으면 팔기가 어려울 텐데요?”

“오호? 좀 아시네? 그래서 나도 고민입니다. 거래량이 너무 적어서요?”

“그렇다면 차라리 현물 비트코인을 사는 게 어떠세요?”

“그것도 생각해 봤는데요? 귀찮아서! 매월 1억씩 사 모아가는 전략을 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하락에서 물릴 텐데요? 여기 보세요? [비트코인]은 하락하고 두 번의 신호가 오면 그때 들어가야 하거든요?”

주인장이 [비트코인] 차트를 보여주었다. 깊게 하락했다가 두 번의 바닥을 다지며 상승한 차트였다. 마이클이 “그렇군요? 나는 차트고 뭐고 모르고, 그냥 모아가자는 생각입니다. 하락하면 하락하는 대로 모아가자는 생각입니다. 분할 매수로 시간의 위험을 분산하는 거지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주인장이 “언제 사장님과 술 한잔해야겠는데요? 여기서는 조용해서 이런 이야기를 할 사람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지금 하시죠? 정읍에서 식당 하는 내 친구와 똑같은 말을 하는군요? 생김새도 비슷한데. 청하 하나 주세요!”

그렇게 주인장과 대작하게 되었다. 주인장이 [케렌시아 빌라] 임대료에 대해서 말을 꺼낼 때도 이때였다. 이에 마이클은 “비싼지 나도 압니다. 그러나 비워두면 비워두지 싸게 임대할 생각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더 유명해지면 [케렌시아 빌라]도 유명해져서 전국에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몰려올 겁니다. 그때 임대 놓으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인장이 “사장님은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분이시네요?”라며 웃으며 “국내 주식도 좀 하시죠?”라고 권했다. 여기에 대한 대답은 “국내 주식은 5억만 들어가도 물릴 텐데요?”였다. 그러자 주인장이 “한 1천만 원 정도만 해서 5백만 원 정도 먹고 나오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에 마이클이 주인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사장님, 그렇게 해서 인생이 바뀝니까?”

“안 바뀌죠? 그래도 계속하면?”

“그러느니 미국 주식에 한 30억 박아서 100억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요?”

“에윽! 그렇게나 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저(케렌시아) 빚을 어떻게 갚습니까? 38억이나 있는데?”

“그렇게나 많아요?”

“그러니 미국 주식을 해야 하는 이유이지요? 그리고 미국 주식으로 100억 벌면 전국에서 배우겠다고 사람들이 올 것이고, 그러면 전세 임대 계약을 하는 거죠?”

“그러면 차라리 임대료를 조금 낮추면 되지 않을까요? 주위에서도 비싸다고 하는데요?”

“비싸죠! 압니다! 그런데요, 저는, 싸게 임대하느니 비워두겠습니다. 귀찮거든요. 그리고 말했잖아요? 내가 유명해지면 서울에서 은퇴한 58년 개띠들 오게 하면 됩니다. 그 사람들에게 임대 놓으면 됩니다.”

“아, 사장님은 스케일이 우리와 전혀 다르시네요?”

“그런가요? 하여간, 주식 이야기가 통하니 나폴리 트레이딩 센터를 만들든지 합시다?”

“거기까지는...”

그렇게, 한때는 안산에서 손님 대기가 3시간이나 되었다는, 자녀 때문에, 고향인 나폴리에 내려와 초밥 식당을 하는 사내와 청하 한 병을 나누어 마시고 홀로 저수지 테라스를 거닐었다.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이때였다. 돌아와 드럼 연습실로 들어갔다. 실리콘 및 접착제 냄새가 사라지지 않은 상태였다. ‘추풍령’ 등 두어 곡 부르다 그만두고 천정에서 떨어진 스펀지를 실리콘을 이용해 다시 붙이는 작업을 하다 그것도 그만두었다.

저녁 시간은 [맛있는 초밥] 식당 주인장과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비트코인] 2배 레버리지인 BITU의 주식 참여자가 적은 문제에 대해 고민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비트코인 ETF인 IBIT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CONL를 매집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전세금에 상당하는 1억5천만 원은 TMF에 투자해 2년간 묵혀 두기로 했다. 즉, [비트코인]은 현물 ETF로 모아가고 레버리지는 CONL을 매수하는 것을 잊지 않도록 엑셀 표로 만들어 출력해두었다. 그러는 사이 거실 창문이 밝아오고 있었다. 제기랄! 날 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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