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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100억을 투자한 사내의 최후

#서학개미 라이프

by 김경만

106. 100억을 미국 주식에 투자한 사내의 최후


2024년 6월 17일 월요일 맑음

1억 원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었다.

목표를 이루자 10억 원에 도전했고 다시, 30억 원에 도전했다. 당연히 이루었는데, [극한직업 건물주]에 밝힌 대로 보면 10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러니 꿈을 이루기까지의 기간은 10년 정도 걸린 셈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목표인 ‘현금 100억 원’은 얼마나 걸릴까? 아마도 3년 이내에 가능할 것이다. 왜냐하면, 가속도가 붙기 때문이다.

저녁 식사는 두부김치와 지평 막걸리였다. 금주하지 못하고 결국 그렇게 되었다. 도파민이 넘친 탓일지도 몰랐다. 프라이팬에 대패 삼겹살을 굽고 냄비에 두부를 끓여 황금 쟁반에 담았다. 그런 후 주식 차트를 바라보며 막걸리를 마셨고, 영상으로도 제작되어 [서학개미 Life] 채널에 공개했다. 매우 마음에 드는 영상이었다.

미국 주식 중 BITU와 CONL은 하락 중이었다. 특히 CONL은 52달러인 현재에서 조금만 더 하락하면 120일 이동평균선에 닿을 것이었다. 주가가 120일 이동평균선을 닿거나 뚫으면 상승했기에 그 가격대를 기다리기로 했다. 6달러에서 18달러로, 10달러에서 37달러로, 17달러에서 87달러로 상승했다. 이번 120일 이동평균선에 닿을 주가는 49달러였다.

앗! 일기를 쓰던 중에 이미 120일 이동평균선에 닿은 것을 발견했다. 5월 10일부터 16일 사이가 그랬다. 그러므로 어제 매수할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51달러까지 하락하던 주가는 55달러로 상승 마감했다.

그래도 위안이 될 소식은 있었다. 테슬라 1.5배 레버리지 TSLT를 10.18달러에 4,400주를 매수한 것이다. 프리마켓에서 61,881,529원을 태웠다. 근거는 ‘5일선 위에서 놀고 있다’라는 것뿐이었다. 다행히 테슬라(TSLA)가 120일 이동평균선을 뚫으려 하기에 TSLT 또한 12% 상승해 7,383,440원의 수익을 표시했다. 그러느라 남은 주식 예수금은 2천여만 원에 불과했다. 총매입(원) 244,187,406원, 총수익(원) 13,891,273원, 총수익률 5.77%였다.


2024년 6월 19일 수요일 맑음

“쏴아아-”


샤워 후 물기 머금은 몸으로 한전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카르타 [피렌체하우스] 공용 전기 요금을 납부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공공기관의 사이트는 사용자 편의는 개나 주는 방식이다. 전기 요금을 받으려면 친절해도 부족하거늘, 몇 번이나 튕기게 하니 말이다. 폭발하는 화를 참으며 카드 결제하고 포토샵으로 관리비 안내문도 만들었다.

다음 작업은 미국 주식 투자 방법이었다. 첫 매수 가격을 시작으로 3%씩 낮은 가격으로 5회에 걸쳐 예약매수를 진행하는 것과 가격이 하락하지 않으면 매주 금요일에 투자금의 1/4씩 종가 매수하는 방법을 병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비트코인] 2배 레버리지 BITU의 경우 15% 구간을 매집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가격이 하락하면 하락한 대로 기준 매수 가격을 설정하면 되므로 얼마든지 주가를 따라가며 매수할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오를 때는 기계적으로 월 매수 금액의 1/4씩 금요일마다 매수해 수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당장 미국 주식 액셀 표를 수정하고 농협 마이너스 통장에서 1억 원을 주식 계좌로 이체한 후 프리마켓이 시작되자 매수를 시작했다.

“.....!”


그러나 주식은 주문되지 않았다. 휴장이었다. 하는 수 없이 예약매수만 입력해 둔 채 안방 침대로 향했다. 잠들기에는 매우 이른 시각이었다.


2024년 6월 27일 목요일 맑음


가끔 알 수 없는 기운을 느끼는 새벽이 있다.

누군가가 ‘깨어 일어나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하라’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 말이다. 물론, 10여 년 전 24억 원의 대출이자 걱정에 잠을 못 이루던 피라미 투자자 시절의 처연한 몸부림과는 전혀 다른, 잘 될 계획을 그리는 것이다.


그렇게 그린 그림은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한 것이었다. 컴퓨터를 켜고 주식 HTS에 접속한 후 비트코인 2배 레버리지 주식의 가격별 투자금액표를 만들게 되었다. 기존에 20% 구간에 5회 분할로 매수하는 기준 외에, 주가가 낮아진 만큼 투자금을 20% 더 늘리는 방법이었다.

예를 들어 26.21달러에 1천만 원, 276주를 매수하고 다시 5%가 하락한 24.90달러에는 1천2백만 원, 349주를 매수하고 또, 23.65달러로 떨어지면 1천4백4십만 원, 441주를 매수하는 것이다. 그렇게 매수하면 [비트코인]이 반토막인 50%까지 하락하면 BITU는 10.41달러가 되고 투자금은 266,233,333원, 18,531주를 매수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까지의 총투자금은 1,547,399,997원이고 매수한 주식 수량은 87,897주였다. 또한, 이때에는 남은 투자금 15억 중 7억 원을 9.89달러대에 더 투자해 48,726주를 확보할 것이었다. 그러면 총보유주식은 목표액인 10만 주를 넘긴 139,183주를 가지게 된다.

2년 후, 모두가 ‘[비트코인]은 2배 상승합니다’라는 그날이 오면 마이클은 계좌는 어떻게 되어있을까? [비트코인] 최고점 99,481,500원을 갱신하고 100% 상승하는 날이 오면 말이다. 2배 레버리지 BITU 또한 42.47달러에서 160달러가 될 것이다. 그러면 한화로 얼마일까? 139,183주 * 1,380원 * 160달러 = 30,731,606,400원이 된다. 여기서 투자 원금 및 양도소득세 22%를 제외해도 22,217,680,994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 수익률이 대단한가? 아니다. 마이클이 계획하는 30억 원의 3배가 넘는 100억 원으로 미국 주식에 투자한 사람이 있었다. 자신의 부동산을 담보로 [ㅇㅇ상호저축은행]서 100억 원을 대출받아 미국 주식에 투자한 그는 500억 원이 되었으나 “열 배를 먹겠다”라고 버티는 바람에 현재는 200억 원으로 쪼그라든 상태였다. 스스로 목표가격을 정한 게 화근이었다.

사연을 전해준 사람은 정 마담이었다. 이에 마이클이 “목표를 스스로 정하면 안 된 데. 욕심을 내다가 매도 타이밍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거야.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어. 나도 예전에 2억 원 수익 났을 때 ‘5억 원가자~’라고 외치다가 폭락 맞았어.”라고 말했다. 유튜버 [주식독설가]도 같은 주장을 했다.

“두 배 먹기 전에는 팔지 않겠다고, 비트코인이 2억 가기 전에는 안 판다고 했다가 1억9천 찍고 다시 5천만 원으로 떨어지면? 그러니 목표를 정하는 것도 욕심입니다. 그냥 상황에 따라 정리하면 됩니다.”

그러므로 ‘복리의 법칙’ 어쩌고 하는 주장에 현혹되지 말고 원금의 두 배가 되면 절반은 매도해 원금을 지키는 방법도 좋을 것이었다. 물론, 마이클은 2배 레버리지 주식이므로 4배가 아닌 3.5배의 수익만 내도 그렇게 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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