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라이프
112. 검은 월요일 폭락
2024년 8월 2일 금요일 맑음
새벽 4시 무렵이었다.
컴퓨터를 켜고 주가를 확인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ETF는 명백한 하락장이었다. 3배 레버리지 SOXL 주가도 수익으로 시작해 상승하는 듯했으나, 결국에는 -22.96% 하락했다. 때문에, 20% 구간에 걸쳐 자동 예약 매수한 주문도 모두 체결되었다. 35.57달러 125주, 37.32달러 388주, 38.88달러 373주, 40.50달러 358주였다.
그리고 테슬라 2배 레버리지 TSLT 또한 13.88달러에 313주가 매수되었으나, 장중에 매수한 500주의 거래 가격이 15.43달러였으므로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즉, 장중 매수는 욕심에 눈이 어두워 잘못한 주문이라는 뜻이었다. 아울러, 코인베이스 2배 레버리지 CONL도 매수되었다. 37.18달러 117주, 38.73달러 112주, 40.35달러 108주, 43.78달러 99주였다.
그리하여, 계좌 결과는 -10.42%, -49,297,173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SOXL 주식은 -20.94%, -50,182,613원이나 되었다. 가장 많이 투자하고 가장 많이 하락한 탓이었는데, 흡사 3년 전 ‘주식값이 반값이 되었다고?’라며 즐거워하며 미국 증시에 뛰어들 때와 같았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할 일은 아무 짓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42달러에서 33달러가 되었다고 해도 12달러, 6달러까지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그러함에도 주식 수량은 4,052주로 늘어났으며, CONL 436주, TMF 538주, TSLT 8,869 확보되었다.
‘그래, 주가가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식 수량은 늘어났다고 즐거워하자! 어제까지 매수 못해서 안달하지 않았던가? 제기랄!!’
어쨌거나 총매입 472,786,801원, 총평가 425,929,809원이었다. 주식 거래 결과를 일기에 적은 후 밀걸레로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바닥에 미세한 가루가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오후 시간은, 가장 젊은 날의 하루를 영상으로 남기는 수고를 했다. 인생 후반전을 오래도록 함께 할 동업자 및 조력자와 소나무 그늘에서 치킨을 먹으며 맥주를 마시거나 바닷물에 수영하는 활동 영상을 세 개의 버전으로 편집했다. 완성본 영상을 시청하며 밥솥에 남은 밥을 역시 남은 김치찌개에 말아 먹었다.
저녁 시간은 미국 주식 폭락을 지켜보며 대응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었다. 반도체 3배 레버리지 SOXL -31.73%, -75,105,942원의 손실을 보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었다. 치맥 캠핑 후 냉장고에 넣어 둔 캔 맥주를 꺼내 마시며 ‘하락장이므로 매수하며 맞서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는데, 비트코인 호재인 코인베이스 2배 레버리지 CONL 또한 -9.64% 하락했고, 테슬라 2배 레버리지 TSLT 역시 -10.59% 하락해 -19,708,611원의 손실이었다.
그러니 TMF가 23.53% 상승하는 기염을 토해도 보유한 주식이 538주(매입금액 35,181,350원)에 불과하기에 손실을 방어하기에는 중과부적이었다. 그러므로 각 투자 종목당 투자금도 같아야 하며, 상승일 롱에 배팅하면서 하락인 숏 배팅해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알게 하는 시황이었다.
** 3억 원은 2번 계좌에 SOXL 수요일마다 6,000,000원씩 매수하기
그러므로 이번 폭락 장에서 얻은 교훈을 이렇게 적어야 할 것이었다.
돈을 잃지 않기 위한 투자를 하자’라는 초심을 잃고, 또다시 유튜버들의 썰을 주워들으며 낙관적인 전망으로 ‘돈을 더 벌려고 욕심을 내 현금 비중조절에 실패했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오직 자신의 ’감‘에만 의지하며 투자금을 배분, 계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하락장을 SOXL 10만 주 모으는 기회로 삼으면 되므로 기꺼이 기뻐하자!
2024년 8월 4일 일요일 맑음
길고 깊은 늦잠이었다.
11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듣던 중 “하락에 물타기는 해서는 안 된다”라는 내용이 흘러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3억 원을 물타기 하려는 계획이었기에 ‘그래, 첫 싸움은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싸움을 시작하자’라고 마음을 고쳐먹으며 거실로 나와 컴퓨터를 켰다.
2024년 8월 5일 월요일 맑음
미국 주식 시장이 폭락했다.
당연히 한국 주식 시장은 더 폭락했다. 언론사는 검은 월요일(영어: Black Monday)이라고 말하며, 1987년 10월 19일 월요일에 뉴욕 증권 시장에서 일어난 주가 대폭락 사건과 비교했다.
당시, 대규모 폭락 사태는 홍콩에서 시작하여 서쪽을 향해 유럽으로 퍼졌고, 다른 증권 시장이 폭락한 이후 미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다우 존스 산업평균지수는 508포인트(22.61%) 하락한 1,738.74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검은 월요일은 1929년 월스트리트 대폭락 사건 당시 일어난 10월 24일의 대폭락, 10월 28일~29일의 검은 목요일 사건 당시 폭락한 수치보다 더욱 큰 퍼센트로 폭락하였다. 1980년대 미국은 레이거노믹스 밑에서 호황을 누렸지만,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는 악화되었고, 금융시장은 과열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 검은 월요일이다.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매매가 주가 하락을 가속화 했다. 검은 월요일 직후 연방준비은행의 앨런 그린스펀이 금리를 낮추고 통화량을 증가시킴으로써 경제위기는 피할 수 있었다.
마이클의 계좌도 피바다였다. 5억2천만 원인 계좌의 손실은 무려 -1억5천만 원이었다. 단 하루에 일어난 일이었다. -35%, -40% 하락한 주가 차트를 보며 대응을 모색하는 하루를 보냈다.
점심시간을 넘겨 [보양탕] 식당으로 가서 탕과 소주를 주문했다. 저녁 식사는 당연히 광어회였다. [청춘수산]에서 회를 포장하고 역시, 1층 마트에서 소주와 캔 맥주, 들깻잎을 샀다. 황금 쟁반에 담아 컴퓨터 책상 위에 올려두고 미국 주식 HTS를 쳐다보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주가는 다행히 반등 중이었다. 물론, 드라마틱한 반등은 아니었다. 그러함에도 손실을 줄일 수 있었기에 주식 보유물량을 절반 덜어내기로 했다. 손실 -56,154,463원을 확정했는데, CONL 218주, TSLT 4,768주, SOXL 2,206주로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