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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부동산종합소득세 15,532,480원

#서학개미 라이프

by 김경만

123. 부동산 종합소득세 15,532,480원


2024년 12월 10일 화요일 맑음

가슴을 울리는 기침에 눈을 떴다.

당연히 다시 잠을 청하려고 눈을 감았다. 그러나 곧 ‘이게 신의 계시인가?’라고 상상하며 거실로 나가 컴퓨터를 켜고 미국 주식 HTS에 접속했다. 6,643주, 311,177,575원어치를 매수한 SQQQ는 여전히 -8%였다. 그러니 1억 원이나 되는 돈을 겨우 -5%대에 물 탄 것을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만회할 목적으로 다른 주식을 몇 개 검색했다. 그러나 모두 상승 중이었기에, 상승으로 얻을 수 있는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없다’라는 생각에 그만두었다.

전쟁 영화 리뷰 화면을 클릭했다. 몇 편을 시청하다가 영화 ‘비열한 거리’를 페러디한 ‘비열한 삼거리’라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인천 주안, 부평동 뒷골목을 배경으로 기생해 살아가는 나름 조폭임을 주장하는 또래 집단의 숙소 생활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물론, 조직 간의 권력투쟁과 세력 확장도 다루고 있으나 큰 이권이 걸리거나 하는 정도의 사이즈는 못 그려낸다. 그래도 나름, 연기자의 연기도 되기에 제작자를 검색했더니 개그맨 김형인이었다.

개그맨 김형인의 유튜브 채널은 [내플렉스]다. 여기에 ‘비열한 삼거리’ 영상을 85회차까지 제작해 공개했다. 영상과 사운드도 안정적이었다. 이유로는, 캠코더로 촬영하고 배우에게 무선 마이크를 채웠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옷자락이 스치는 소음 등 잡음도 섞이기는 했으나 대사 전달에는 무리가 없었다. 물론, 대사라고야 해 봐야 죄다 욕설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아마, 대본이 없이 진행한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어느덧 창밖이 밝아왔다. 목요일 이후에는 씻지 않은 몸도 씻었다. 그런 후 침대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정오가 다 된 시각이었다. 아버지 계좌로 생활비를 송금한 후였는데, 식사한 때도 이때였다. 뭇국에 말아 먹었다. 새벽부터 먹기 시작한 치킨에 이은 식사였다.

저녁 식사는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사 온 회덮밥이었다. 그런 후 다시, ‘비열한 삼거리’를 시청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방송대] 재학시절 과제물을 작성하기 위해 드라마 한 편을 정주행 시청한 이후 처음의 일이었다. 밤이 늦도록 망부석처럼 영상을 시청하며 다시 한번 영화 제작에 대한 열정의 숯에 불을 붙였다.

물론, 마이클의 영화 제작 열정의 숯에 불을 붙이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은 또 있었다. 종합부동산세 납부 세액이었다. 4일 후까지 납부해야 할 부동산 종합소득세는 15,532,480원이나 되었다. 그러니 ‘국가가 최대의 약탈자’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하루였다.


2024년 12월 11일 수요일 맑음

이불의 바스락한 촉감을 느끼며 느릿하게 일어났다.

세수하고 내복으로 몸을 둘둘 감은 후 컴퓨터를 켜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곧 정오가 되었는데 다행히, 몸 상태도 점점 나아지고 있었다. 더욱 기운을 끌어 올리기 위해 대패 삼겹살을 구워 먹기로 했다.

인생 한 방을 꿈꾸는 미국 주식은 여전히 손실 중이었다. 2% 회복한 -7%였다. ‘물을 탈까?’라고 생각하다 그만두고 안방 침대로 향했다.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2024년 12월 12일 목요일 맑음


강남 사무실로의 출근은 하지 않았다.

그러니 느긋하게 늦잠도 자고, 묽게 탄 커피를 마시며 컴퓨터로 일기도 쓸 수 있었다. 아들 솔 군이 전화를 걸어와 “대통령 담화 보셨어요?”라고 물을 때도 이때였다. “아니, 담화 발표했어?”라고 되묻고 유튜브에 접속해 스트리밍 중인 영상을 시청했다.

계엄령 발동 및 취소로 탄핵 공격에 시달리고 있는 윤석렬 대통령은 검정 슈트에 검붉은 넥타이 차림으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비상계엄에 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과연 지금 대한민국에서 국정 마비와 국헌 문란을 벌이고 있는 세력이 누구입니까? 지난 2년 반 동안 거대 야당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끌어내리기 위해, 퇴진과 탄핵 선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대선 결과를 승복하지 않은 것입니다. 대선 이후부터 현재까지 무려 178회에 달하는 대통령 퇴진, 탄핵 집회가 임기 초부터 열렸습니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마비시키기 위해 우리 정부 출범 이후부터 지금까지 수십 명의 정부 공직자 탄핵을 추진했습니다.”라며 담화를 시작했다. 이하 전문은 일기 뒷장에 첨부한다.

스스로 계엄령의 당위성을 밝히며, 내란죄의 당사자는 오히려 거대 야당임을 밝히고,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워나가겠다’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역시, 검찰 총장 시절, 법무부 장관 추미애, 박범계 등의 방해에도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해 내며 대통령 후보까지 되었고, 결국에 대통령에 당선된 관록이 증명하는 뚝심 있는 대통령이었다.

그러므로 마이클도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기로 하고 유튜브 채널에 ‘회원 공개’로 전환한 ‘계엄령 지지 영상’을 전체 공개로 전환했다가 아예, 재편집해 새로 개설한 [위풍당당 Life] 채널의 첫 영상으로 게시했다. 그렇게 정치적인 행보와 아울러 자신의 꿈을 향한 행보도 이어갔다. 마콘도 근린 창고 배관 작업이 그것이었다.

오후 6시. 방어회를 먹을 생각으로 [수산시장]으로 향하다가 약국에서 치료용 밴드 하나만 구매하고 농협 [하나로 마트]로 향했다. 숭어, 광어, 연어를 섞은 모둠회와 막걸리 한 병을 샀다.

바람은 여전히 차가웠고 마음 또한 그랬다. 그러니 주식 영상이나 일상 영상 등 어느 것도 촬영하기 싫었다. 아들 솔 군이 캘리포니아 토지 우편함에 도착해 전화를 걸어 올 때도 이때였다. “아빠, 바닥 콘크리트 친 면적이 몇 평 이예요?”라고 물었다. “건축허가가 대지 면적의 40%이니 1,200평쯤 된다.”라고 대답했더니 “정말, 어마어마하게 크네요. 풋살장 해야겠는데요?”라고 말했다. “그러게, 빨리 보상되어야 뭔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할 텐데~”라고 푸념하자 “주식은 어때요?”라고 물었다.

미국 주식 SQQQ는 -10%였다. “마이너스 10%다! 그래서 영상을 촬영하기도 싫다!”라고 말했더니 “엔비디아 쑛에 40억 건 사람이 있어요.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영상을 촬영해야죠?”라고 기염을 토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기에 “슬기로운 숏충이 생활을 촬영해 볼까?”라고 동의하며 내일 하루를 기록해보기로 했다.

참, [남한 사회주의 노동자 동맹] 8명의 수장 중 1인이었던 조국은 대법원 선고심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되었다. 그러함에도 법정 구속까지는 하지 않고 3일간의 시간을 주었으나 입감 일을 지연 요청하는 허세를 부렸다. 두고 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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