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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 말

길냥이 구하기

by 김운용


폭행을 당해 새끼를 잃은 길냥이를 두고 지난 가을부터 봄사이, 생명파냐 퇴출파냐 둘로 갈라져 아파트단지 주민들간에 작은 소동이 있었다.


수개월에 걸쳐 서로간에 치열한 대립도 있었고 몸싸움도 있었고 타협을 시도했고 협상도 있었다.


아파트 단지내 입주자대표, 부녀회라 불리는 작은 권력과 집값하락을 염려하는 다수 주민들의 여론에 밀려 생명파와 퇴출파간에 벌어진 작은 전쟁은 퇴출파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단지안에 놓아둔 길냥이들의 먹이통들은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의해 모조리 치워졌다.

먹이를 찾아 단지안을 찾아왔던 고양이들도 더이상 단지안에서 먹이를 구할수 없게되자 자연스레 떠나가버렸다.



길냥이들은 단지바깥으로 밀려났고 젊은 새댁과 푸들 미대생, 헤어숖 청년, 그리고 나 넷은 다가올 추위와 족제비와 같은 침입자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고양이집들을 단지 뒤산으로 들어가는 숲길목 주변에 만들어 주었다.


인적이 많은 단지 주변에 가까워야 천적 너구리가 침범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끝.




좀더 이어갈 사건이 몇가지 있지만 바쁘게 다니다보니 요즘 여유가 없어 자연스럽지않게 결론을 끝내버렸다.

길냥이구하기란 제목으로 15개의 글 목차를 정했었는데 절반만 잘라 썼는데 앞으로 시간이 되면 새로 쓸 생각이다.




길냥이 한마리가 아파트 단지를 자유로이 돌아다닌다는 어이없는 잘못을 저질러 단지 그 한가지 이유로 뱃속에선 살아있던 새끼고양이가 죽엄으로 태어났다.


아파트값을 하락하게 만들고 사람만 살아야 할 환경을 더럽히고 혐오감을 주기 때문에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고 죽임을 당했다.


사람들의 욕심이 끝도 없다. 작은 고양이들의 죽음이라 대수롭지않게 여기는 이기심이 혐오스럽다.


서울의 미쳐날뛰는 집값때문에 이시간에도 살아갈 의욕을 잃어버린 사람들, 결혼도 포기해야 하는 젊음들, 그들이 고양이와 무엇이 다를까?


투기를 노리고 전국의 모든 아파트단지를 돌며 수많은 보통사람들에게 욕심과 이기심을 주입하는 투기꾼들.


투기꾼들 조무라기 앞세워놓고 그 뒤에 멀찍이 서서 터지는 욕심의 배를 두들기며 흐믓하게 웃고있는 검은 돈주머니 찬

그들.


오늘 이시간에도 뉴스를 장식하고 있지만 양심도 없이 패싸움만 해대고 있을뿐

수많은 집없는 고양이같은 선량한 사람들이 죽어가도 그들 탐욕의 진짜 투기꾼들은 관심없다.


집값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욕심때문에

새끼 고양이의 죽음을 외면해버린 사람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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