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살 많이 빠졌다. 거울을 보니 초췌해 진 것도 같다. 저울에 달아보니 79kg이더라. 1월 1일 새해 계획표에 기록된 몸무게와 비교하면 약 7~8kg이나 빠진건데
특히 뱃살이 많이 들어간 점이 고무적이다.
뱃살이 나오면 아무리 멋을 내도 폼이 안난다. 아빤 한번도 비만이라거나 살이 쪘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살이 빠진 아빠의 모습에 직장동료들이 예사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걸 보니 전에는 살이 꽤 쪘었구나 지난 날을 돌아보게 되더라.
지금 말이다.
허리띠를 매지않고도 입었던 바지들이 흘러내려서 허리띠를 매지않고는 입을수 없을 정도다.
물론 아빠 노력많이 했다. 뼈깎을 정도는 아니지만 지난 해 가을부터 매주 토요일 귀찮고 힘들어도 무던히 참고 산에 올라갔지.
비가 오든 눈이오든 한시간 삼십분씩 걸어서 출퇴근을 했었잖냐.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 거지.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니 효과가 나타나고 의욕도 더 커진다. 아빠야 지금도 의욕과잉이다만.
뱃살이 빠지고 체중이 줄어드니 좋은 점이 또있다. 산엘 올라가도 힘도 덜들고 숨도 덜 헉헉대고 산을 내려올때도 무릎에 충격이 덜해지니까 발걸음이 한결 가볍더라.
안하던 일, 하기 싫은 일을 하려면 누구나 첨엔 힘들어 하는 법이지. 매주 한번씩 규칙적으로 등산하는 걸 나와 가족을 위한 의무라 생각하니 피곤해도 나가게 되더라.
혈액과 혈관이 건강해지려면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인 등산이나 걷기 조깅을 하는게 기본이거든. 아빠가 운동부족으로 살이쪄서 혈압이 높아져 뇌졸중이나 심혈관질환같은 병이 걸리게되면 가족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가잖냐.
부자도 아닌데 건강이라도 해야지. 안그래.아들아.
등산하면 근력도 생기고 폐활량도 좋아진다. 나이들면 그 두가지가 약해지거든.
요즘은 코로나때문에 젊은사람들도 많이들 등산하던데 산에 가보면 등산객 홍수다. 정말 많다. 전 세계 등산브랜드 전시장을 한국에 차렸는지 차림새도 각양각색 다양하다.
아빠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도 많고 여자들이라 체력적으로 약하다 생각했는데 남자들 못지않게 산을 잘 올라간다.
등산은 중력이 작용하는 운동이라 체중이 약간은 영향을 주긴하지만.
산을 가보면 깔딱고개라는 이름의 고비가 꼭 있다. 그 부근쯤 가면 진짜 숨이 깔딱거릴 정도로 힘들어서 몇번이고 돌아서 내려가고 싶은 맘이 드는 중대고비지역인데 대부분 정상의 칠팔부 능선쯤이라 거가서 보면 정상도 하늘도 잘 보인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가빠져오는 숨을 참아가며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오르다보면 마침내 정상이 나오지. 그때 희열, 안도의 웃음이 저절로 터져나온다.
너도 해보면 알게 된다.
여기까지 힘들게 올라왔는데 정상은 올라가 봐야지하는 오기가 생겨나지.
산을 오를때에도 몇가지 규칙이 있는데 참고해둬라. 등산기술이랄까 요령을 미리 알아두었다가 친구들이랑 산행할 경우 도움을 주면 좋아할거 아니겠냐.
등산법, 그것만 몸에 익히면 힘을 덜들이고 산을 오를수 있지. 물론 최고급 등산기술은 충분히 쉬는 거지 뭐 별거 있냐.
산꼭대기에 올라 산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가슴이 넓어지고 시야가 탁 트이지. 아빠는 다른 사람 얘기를 잘 인용하지 않는데 맹자란 앙반이 쓴 상편에 나오는 말인데 호연지기란 말 딱 그대로의 심정이 다.
다음에 또 와야겠다는 약속은 산을 오르고 난 후 산을 향해 남기는 감사의 표시이자 감상문이지.
아빠는 정상에서 휴식을 하는 동안 산을 오르며 떠오른 생각들을 스마트폰 메모장에 기록을 한다. 산행을 지루하지 않고 재미나게 하는 방법이더라.
너하고 설악산 정상을 꼭 한번 올라가 보고 싶다. 아빠의 고향가까이 있어 추억을 들려주고 싶기도 하고 같이 땀 흘리고 대화도 하면서 산을 올라가보는게 아들과의 최고의 기록이 될거 같아서 말야.
등산을 제대로 안해봐서 막연히 힘들다고 생각하니까 더 가기 싫어지는 건데 산에 갈때 재미를 만들어라.
아빠는 사진을 많이 찍거든. 꽃, 새, 나무, 바위, 하늘, 구름 등 풍경사진도 찍고 또 다른 사람들 사진도 자청해서 찍어도 주는 거야. 산에선 여유있고 너그럽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맘가짐이 있어야 한다.
휴식도 해가면서 그렇게 산은 천천히 오르는 거다. 산에 본격적으로 오르기전에 입구에서 십여분 정도 워밍업하며 몸의 열을 올려 근육도 부드럽게 풀어줘야 하고,
등산화도 발목이 돌아가지않게 꽉 조여매고 산길 안내도를 보며 코스에 대한 정보도 확실하게 알아두고 이동을 하는데
산길을 오를 때의 호흡법과 걷는 방법에 따라 천천히 걸어야 한다.
호흡을 요령있게 해야 숨이 덜 차다. 흙으로 된 경사진 길에선 들숨 날숨을 다 길게 하고 바위같은 데를 오를때는 짧게 자주 들고 내시면서 호흡을 조절해야하고 걸을때도 보폭을 짧게 해서 걸어야 한다.
그래야 다리근육이 덜 피곤해지게 된다.
산에선 앞사람과 적당히 간격을 유지해야 하고 산을 내려오는 사람에게 먼저 길을 양보하고 터주어야한다.
산에선 절대 서두르면 안되며 정해진 등산로로만 다녀야하고 최소한 일몰 한시간전에는 산을 내려와야한다. 산은 금방 어두워져 위험하다.
사진을 찍다보면 잠시나마 휴식도 되고 재미도 있어 지루하지 않아.
끝으로 땀을 많이 흘리기때문에 수시로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해주고 열량이 높은 식품으로 먹을 것 준비하는거 잊지말고.
참고로 아빤 생밤 오이 견과류 같은 걸 주로 가져간다.
등산장비도 미리 확인하고 점검하는게 필요하다. 산에선 부족한게 있으면 그만큼 힘들어진다.
산정상에서 일출을 보는 새벽산행도 너무 좋더라.
겨울오기전에 아빠와 산행 한번 가자.
하산하고 나서 시원한 맥주한잔 좋지.
2021년 10월 30일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