豪雨注意報 1 - 슬픈 弔歌

명복을 빕니다

by 김운용


연 사흘째 비가 내렸다. 한반도를 오르내리며 장마비가 쏟아져내려 전국적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에선 삽시간에 내린 비로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이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고 길을 나서던 남매가 역류로 뚜껑이 열린 맨홀로 빨려들어가 실종이 됐다.


누군들 자신의 죽음을 예측할 수 있으랴만은 참으로 황망하다.


이사를 가려했지만 발달장애를 가진 언니를 돌봐줄 환경을 바꾸어야하는 어려움때문에 어쩔수 없이 눌러앉을 수 밖에 없어 사고를 당한 일가족의 사연이 너무도 애닯다.


어제 세사람의 장례식이 있었다. 발달장애인 언니와 열세살 짜리 딸과 함께 목숨을 잃은 여성노동자의 직장 동료들이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위로하고자 뜻을 모았다고 한다.


영정 속엔 토끼인형을 든 13살 소녀가 환하게 웃고 있었고 발달장애를 가진 소녀의 이모도 천진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밀려드는 물살을 막으려 사투를 벌인 소녀의 엄마 역시도 언니와 딸 사이에서 웃고 있었다.


폭우가 내리던 밤, 점점 차오르는 빗물을 벗어나기위해 현관문을 밀고 창살을 뜯어내려 무진 애를 써가며 애타게 구조를 요청했지만 결국 세사람은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웃사람들도 나서서 구조하려 했지만 이미

천장까지 물이 차올라 손쓸수가 없었다.


넉넉하지 않은 임금으로 장애를 가진 언니를 돌보고 어린 딸과 노모를 모시면서도 늘 웃으며 힘이 되어준 작은 딸의 죽음앞에 차마 서지 못하고 실신해버린 노모는 눈물만 하염없이 흘렸다.


평소에도 침수의 위험이 있었다는데 서울시나 해당 구청등 지자체가 장마철 홍수를 대비해 미리 방비를 했었더라면 이번과 같은 억울하고 불행한 죽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미 전날

비가 세시간동안 그치지 않고 60mm 이상

계속 내리는 호우주의보까지 예보된 바 있었다.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렸다지만 저지대나 경사가 심한 곳은 침수대비 방제 시스템을 가동하거나 상시 감시경보를 통해 사전에 미리 대피하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한 책임과 의무가 주어진 정치인들에게 두자매와 어린딸의 비극은 그저 타인들의 이야기였을 것이다.


세월호때도 그랬고, 지하철 선로위에서, 뜨거운 제철소 용광로에서, 수십미터 조선소 난간에서 수많은 선량한 죽음들을 앞에 두고 그들은 자신들의 권력만을 위해 생쑈만 연출했었으니까.


또 큰비가 온다는데.

더는 억울한 죽음은 없었으면 좋겠다.




이번 홍수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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