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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운용 Aug 18. 2023

폭 우

 비오는 날에 우산을 쓰지 않는다(연작 3)

               


                 3. 폭 우



홍천강 건너 멀리서 비먹은 구름이

산을 덮고 있다.

빗줄기가 굵어지는 꼴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유리창에 흐르는 빗물이 앞을 가려

쉴 새없이 움직이던 와이퍼

내리는 빗물을 밀어내려니 힘에 부치는가보다.


삐익삑 신음소리를 내며 떨고 있다.


육중한 몸매의 삼십톤 대형트럭이

편도 일차선 도로를 지나쳐가며

물탕을 튀기는 바람에

자칫 핸들을 놓칠 뻔 했다.


가파르게 산을 자른 절개면을 타고

도로 곳곳을 빗물이 가로질러

거침없이 흐른다.


산간내륙엔 지역에 따라

국지성 호우가 내린다던데

바쁠 일도 없잖아.


비 그친 뒤에 가


성화도 뿌리치고

나선 게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후회가 밀려온다.


지랄같이 비가 거세다.

내리다 말 비가 아닌듯

잠시 멈춰야 할까보다.


큰비가 내릴때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 계곡물이

집앞 작은 콘크리트다리위를

넘쳐 범람했던 적도 있었고


토사가 흘러들어 고랑을 메워

감자밭이 엉망이 됬다며


혼자사는 몸이 다 그렇지

미장원 갈 시간도 없어

파마도 못했다


등짝을 때리며

아쉬워하던 누나의 웃음 걸린다.


그래 폭우때문에 지하차도가 잠겨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었지.

돌아갈까


빗줄기가 아까보다 가늘어진 틈에

선명한 시야확보를 위해

와이퍼를 바꾸어끼고

다시 시동을 걸었다.


우산을 쓰지 않고 걷는 게

어쩐지 오늘은 내키지 않는다.





첫 새벽 닭 우는데 눈을 떠봐도

내 곁에는 아무도 와 있질 않네

고개너머 산길을 행여 오실까

작은 가슴 졸이며 기다려 보네


제목 아낙네 마음 - 가수 송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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