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문화 차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피디 Apr 09. 2021

외모에 대한 태도

영국, 옷가게에서 있었던 일

영국에서 봉사할 때였다. 봉사자들은 일주일을 일하면 1일 쉴 수 있었는데, 어느 날 휴가인 봉사자들끼리 시내로 쇼핑을 나갔다. 마침 청바지가 너덜너덜해져서 청바지를 입어봤다. 엄훠나! 마음에 쏙 드는 청바지가 편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딱 하나가 걸렸다. 몸의 볼륨을 사라지게 만드는 그 마법의 청바지가 엉덩이도 없애버렸다. 

“엉덩이가 없어졌어.” 라고 하자, 한 봉사자의 목소리가 가게 안에 쩌렁쩌렁 울렸다. 

“천만다행이지! 영국 여자애들처럼 엉덩이가 컸으면 좋겠어?” 


난, 정말 진심 영국 여자들이 엉덩이가 큰 줄도 몰랐고 안 예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그 후로 한동안 영국 여자들 엉덩이만 보이고 내가 얘기한 것처럼 괜히 미안했다. 생각해보면, 영국 사람들은 외모에 관해 참 솔직하게 말했다.   


어떤 센터에서는 나를 ‘쪼꼬만 아시아 여자애’로 부르기도 했고, 아무렇지 않게 ‘프랑스 남자들은 다 게이처럼 생겼다’고 말하거나, 누군가는 자신들을 햇빛을 못 봐서 창백하다고도 했고, 비틀즈에 대한 외모 비하도 서슴지 않았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 모든 말에 악의가 없었고 아무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옷가게에서 큰 소리로 말했던 영국 남자애에게 젓가락처럼 생겼다고 말해줬더니 그 애는 멀리서 나를 보면 젓가락처럼 뻣뻣하게 걸어왔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슷한 문화가 소통에 도움되는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