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는 법

네팔 ABC 트레킹

by 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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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 6일째.

시누와에서 점심을 먹고는 파란 물통을 놓고 왔다.

몹시 아쉬워 다시 돌아가 가져올까 고민했는데 포터가 말렸다.

겨우 300루피짜리 아니냐며.

적극적으로 나서 찾아주거나 노력하지 않은 모습이 순간 얄미웠다.

미련을 못 버려 포터를 한참이나 미워했다.

그러나 포터 말이 맞았다.

포터는 사근사근하지 않고 필요한 말만 했다.

겨우 500원 가지고 포터가 내 눈치를 보게 하는 건

산에 오르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지.


따듯한 물로 샤워를 했더니 기분이 제법 좋아졌다.

불과 4일 전에 묵었던 촘롱 숙소가 이렇게 아득할 수가.

고독과 공포. 방과 화장실과 샤워실의 허술함에 잠시 눈물을 흘렸던 곳이건만.

이제껏 내가 묵었던 롯지 중 이곳이 가장 좋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사람의 마음은 참 알 수 없다.

큰 거미와 꿈틀이가 살았던 그 방에 다시 돌아왔다.

거미는 사라졌다. 그날 거미줄도 치지 않더니 자리가 맘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은근 서운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거미를 찾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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