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미 지적했다시피
그런 더없는 환희와 희열은 낙원이 아니라 해왕성에 존재한다.
높은 곳에 오르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일이 없을 행성에 말이다.
<한 인간이 보내는 편지> 존 맨러브 에드워즈
트레킹 마지막 날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선글라스를 잃었고
찾기 위해 다시 혼자 산에 올랐다가 포기.
홍콩 여성 두 명이 나를 보고 놀랬다.
뛰어오르는 걸 보았는데 다시 내려오고 있었으니까.
"선글라스가 당신의 안전보다 중요하지 않아요.
해가 지고 있어요. 어서 내려가요."
깜깜해지는 히말라야를 뒤로하고 달렸다.
좀 울었다. 콧물이 더 많았지만.
선글라스와 물병이 꼭 내 인생의 조각 같아서
추억을 잃었다 생각하니 미련하게도 눈물이 났다.
어리석은 희망을 품고
잃어버린 물건에 시간을 허비하고 감정을 허비하고.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듯해서.
울며 달리며 10년은 늙었고 더 한심해졌다.
포카라 숙소로 돌아와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는 게 기적이었다.
왼쪽 다리가 몹시 아팠지만 내 안전에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