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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ymilk Feb 20. 2016

우리시대 롤모델이 시급합니다

닮고 싶은 그 사람들, 지금은 어디에 있나요

무언가 거창한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흙수저, 헬조선, 노오력으로 묘사되는 이 시대 청년들의 울분에 대해 '그런 말들은 자기비하와 모욕이니 그만 하시고, 행동으로 불합리한 구조를 혁신하세요' 정도로 요약될 수 있는 모 일간지의 한 칼럼을 보고 묵상하다 떠오른 생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사회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참 말이 많고, 똑똑한 사람도 많습니다. 취업특강이니 뭐니 해서 유명 정재계 인사들의 성공전략, 투자전략, 시간관리비법, 청춘들에게 inspiration이 되는 많은 강의들과 책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연애에 대해서도, 취업에 대해서도 do's & don'ts, '나는 이렇게 했다'는 식의 본보기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어렸을 때 읽었던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라는 책이 떠오르네요. 신선하고 대담한 제목이라 집어들고 단번에 읽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앞서간 차별전략이었나 싶습니다. 물론 저자는 영어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본인이 주변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별 생각없이 썼는데 너무나 큰 센세이션이 되어 다소 당혹스럽다는 추가 출판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저희 동네 영어학원에서 전부 그 교재랑 테이프를 쓰더라고요. 어찌됐건 지금은 그런 '조언' 식의 훨씬 더 많은 정보들이 혼재합니다. 분명 참고만 해야하는데 정보의 과다는 혼란을 가져오고, 선택을 더욱 두렵고 어렵게 만들기도 하고요.


20년 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무엇이 많이 달라졌나, 우리 사회는 정말 절망중독인가 하고 생각해 보니 떠오른 한 가지는 존경할만한 위인의 부재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이 성숙하여 누군가로 하여금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경지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노력과 또 특출함이 필요할 것입니다. 정보를 토막처럼 잘라서 섭취하는 우리이기에, 누군가의 노래 한 곡, 책 한권에 감명받기 보다는 인물에 대한 존경을 갖는 것이 훨씬 더 드뭅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멋진 어른'들이 많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라든가 바람의 딸 한비야 같은 사람들이 제가 되고 싶은 어른의 모습이었습니다. 요즘 세대가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한 사람들은 누가 있나 생각해보니, 딱히 떠오르는 어른이 없다고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변화는 위에서 내려오지 않습니다. 앉아서 불평만 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나약함이고 무능함인 것도 압니다. 하지만 사회구조상에서 기성세대의 역할이 분명히 있습니다. 주어진 자리에서 본인이 할 일을 열심히 할 뿐 아니라 후배들을 양성하고 교육시키는 일입니다. '멋진 인생선배'가 되어주고, 미래가 기대되도록 희망을 심어주는 일입니다. 지금은 힘들어도 지나면 살만하구나, 하고 자연스레 느끼도록요. 그런 사람, 본지 꽤 됐다고 느낍니다.


어른들이 보기에 부모 탓, 기회 탓하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 청춘을 보면 그것 또한 안타깝고 실망스런 일일 겁니다. '열정' 운운하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요즘 애들은...쯧" 하기 전에 어떤 어른이었는지 생각해 주세요. 아이들은 어른들을 보고 배우면서 자랍니다. 자신 안의 소리보다 주변에서 하는 말들을 더 크게 들어야 하는 아이들입니다. 그 세대 나름대로 발버둥치고 노력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려 애쓰고 있습니다. 공감해 주세요. 그리고 닮고 싶은 멋진 어른이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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