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섬으로 가자
달빛 커튼 아래
너와 내가 헤엄친다
네 발끝이 남긴 물결을 따라
저편으로
나는 너를 따라간다
그래
나는 너의 바늘귀에 꿰여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실일 뿐이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 올 한 올 쌓아 올린
우리의 모래성이
파도 같은 나의 마음으로
부서질까 두려워
너를 마음껏 껴안지 못하고
그저 멀찍이 일렁일 뿐이다
오래 봐야 이쁘다,
자세히 봐야 아름답다지만
너는 나를
잠시 동안만
아주 흐릿하게
스쳐봐주었으면 좋겠다
안개 낀 피안의 밤하늘은
오늘도 흐릿하게 춤추는
우리를 가려준다
우리는 마치
연인인 것만 같다